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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예술

사람다워야 한다

by 자명

사람들은 AI와 인간의 능력을 '기술'에만 집중해서 평가하여 AI가 인간의 예술을 뛰어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이 예술에서 감명받는 것은 '잘한다'는 기술이 아니라 다른 요소이다. 열정적인 작업과정에서 감탄하고 화가의 생애를 듣고 감정을 느끼며 작품을 눈앞에서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설명할 수 없는 전율의 파동을 느끼며 빠져든다.


AI는 입력된 데이터의 집합체이다. 그러나 인간은 경험의 존재다. 인간의 예술은 인간의 삶 그 자체를 담는다. 그래서 예술작품에선 그 화가의 삶이 보인다. 고통을 예술로 승화한 프리다칼로,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던 뭉크 등 화가는 자신의 삶을 그림에 담아낸다. 인간이 예술을 느끼고 감명받는 것은 기술의 퀄리티만이 아니라 그걸 그려낸 그 인간의 삶에 공감하거나, 동경하거나, 연민을 느끼거나 그러한 감정으로 화가와 관객이 서로 교감하며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인간의 예술은 죽지 않는다. 인간은 인간다움을 원하기 때문에.


예술은 관객과 소통하며 성장하고 발전하며, 사람의 마음을 치유한다.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라서 인간을 놓지 못한다. 애초에 인간은 미워하는 사람에게조차도 그 속에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숨어있는 존재다. 사람이라서 가능한 '사람다운 마음'을 사랑한다. '사람답다'라고 할 수 있는 행동들을 좋아한다. 그렇지 못할 때 짐승만도 못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인간은 인간을 사랑한다. 그게 인간의 예술이 계속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인간이라서 가능한 '인간다운 예술'을 하는 사람은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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