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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렉처 ARTLECTURE Feb 25. 2019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빛이 남긴 감정 에이피 사진전

빛이 남긴 감정 에이피 사진전,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THE ASSOCIATED PRESS PHOTO EXHIBITION 2018



2018.12.29 ~ 2019.03.03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https://artlecture.com/project/2118





AP통신은 세계 최대의 통신사로서 1848년 뉴욕에서 출발하였다. 매일 2000여 개, 연간 100만 개의 사진이 세계의 뉴스에 올라온 AP통신은 그야말로 세계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진전은 그 많은 사진 중 200점을 엄선하여 6개읱 테마로 나누어 전시했다. 이 중 세 개, <너의 하루로 흘러가>, <내게 남긴 온도>, <네가 들려준 소리들>은 카메라의 시선에서 대상을 바라본다. 카메라가 마주한 순간의 감정, 온도, 소리는 어떻게 사진이라는 한 장의 기록으로 남게 되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에서 찍은 것만 같은 이 사진은 예상과는 다르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파란 하늘과 아버지, 아들. 차가운 배경에 단순한 구도와 대상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우리에게 너무도 따스한 마음을 갖게 한다.





생선가게의 젊은 상인을 표현한 이 사진을 보면 금방이라도 비린내가 날 것만 같다. 생선가게라 하니 소란스러울 것 같고, 생선 눈으로 자신의 눈을 가린 채 웃음을 짓고 있는 이 상인을 보면 덩달아 웃음이 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생선 뒤에 가려진 상인의 눈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기도 하며, 눈 또한 입처럼 밝은 미소를 띠고 있을 것만 같다.





시위하는 남자를 표현한 이 사진 속에서는 긴박함이 보인다. 시위를 하는 순간의 열정과, 답답함, 간절함이 묻어 난다. 몇 년 전 촛불을 들었던 나의 모습이 투영되어 보이기도 한다. 온통 붉은색으로 가득 찬 이 사진은 따스한 느낌보다는 활활 타오르는 사람들의 감정과 열성이 느껴진다.


이처럼 사진은 과거 한 순간의 팩트만을 기록하지는 않는다. 그 상황 속의 감정, 온도, 느낌, 소리 이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카메라는 과거 한 순간과 사진을 보는 미래의 관찰자를 연결시켜주는 통로와도 같은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AP사진전은 보도사진이 가지는 '사실 전달용 사진'이라는 선입견을 깨버리고 있다.





사진은 우리가 다시 볼 수 없는 순간을 기록하기도 한다. 브로드웨이, 라이브에이드, 프레디머큐리, 비틀즈 등 감히 레전드라고 할 수 있는,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순간들을 담는다. 그러한 사진을 통해 우리는 그 기억을 회상하기도 하고,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예측하기도 한다.





특별전 북한전,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에서는 접하기 힘든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깃들어 있다. 우리처럼 인형 뽑기도 하고 수영을 하는 모습들을 보며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그러나 아직 북한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곳이 아닐까 싶다, 이 특별전의 이름처럼 우리가 다시 만나 어울리는 모습이 사진 속에 담기길 염원해본다.






글_아트렉처 에디터_정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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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rtlec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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