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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렉처 ARTLECTURE Mar 06. 2019

신세계로 갈,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사라진 데크와 변화의 흔적을 찾다

신세계로 갈,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사라진 데크와 변화의 흔적을 찾다 



# 버스터미널과의 인연

나는 유독 버스터미널과의 연이 깊다. 내 인생의 3/1을 차지할 정도로 꽤 자주 방문했던 장소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직행 노선이 없어 환승을 해야 했고, 운행 횟수나 시간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들을 놓고 보니 기차 보다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편했다.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도 덜 소모적이었다. 그 이후로 연애를 넘어서 여행을 가거나 할 때 기차보다는 버스를 더 많이 애용했고, 덕분에 각 지역 마다 존재하는 버스터미널을 다양하게 경험 할 수 있었다.



부분적으로는 공통점도 있긴 했지만 이용하는 승객 수에 따라 터미널 규모가 다르고, 탑승 목적, 승객들의 이용 패턴, 행태에 따라 구성되는 상가의 성격, 개수, 운영시간이 달라지는 등 사정이 이렇다 보니 터미널 마다 분위기가 다른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들이 서울이라고 해서 다를까 싶었지만 별반 차이가 없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기본적으로 외부에서 유입된 인구가 많으니 그만큼 유동인구도 많을 테고, 그에 상응하는 버스터미널의 규모나 시설, 환경들이 어느 곳에서나 대규모로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이동 할 때 한 가지 수단만 고집하지 않았다.


그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이동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버스터미널 간에 격차는 더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현재 서울에 있는 버스터미널은 출발지(강남/동서울)경부선/호남선고속/시외버스 여부에 따라 서울 남부터미널, 동서울 터미널, 서울고속터미널(경부선), 센트럴시티(호남선)로 나뉘어 있다. 



<지하철노선도에 나오는 고속터미널, 남부터미널, 동서울터미널(강변)>



'버스터미널'이라는 용도와 목적은 같지만, 관리, 경영하는 회사에 따라 터미널 내부 시설과 환경이 달라졌다. 그 회사의 경영 철학과 정체성이 고스란히 '터미널'이라는 공간에 녹아드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써 현재의 센트럴 시티(호남선)를 들 수 있다. 처음 서울에 상경했을 때만 해도 지금의 센트럴시티는 없었다. 물론 이전에도 시설, 서비스, 청결 상태, 내부 식당과 가게, 매표소, 대기 장소, 좌석, 승, 하차 장소 등등 기본적인 것들이 잘 갖춰져 있는 편이긴 했다. 터미널과 연결된 지하공간에 가게가 있는 것도 마찬가지. 과거와 현재의 차이라고 할 것 같으면, 뚜렷한 콘셉트와 트렌드를 반영한 복합 문화공간의 탄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전국의 맛집을 모아둔 파미에 스테이션, 스트리트 브랜드 편집샵을 모은 파미에 스트리트. 여기서 파미에는 프랑스어로 가족을 의미하는데, '가족처럼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영화관, 서점, 쇼핑몰이 함께 모여 있어 한 장소에서 모든 것이 해결이 가능하고, 그 연장선상에 버스터미널이 있으니 별개의 공간이 아니라 연결된 하나의 공간으로 느껴진다. 


그에 반해 서울고속터미널(경부선)은 변화의 속도가 비교적 느린 편이었다. 주로 경부선을 이용하는 나로서는 왜 그런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궁금증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사람들의 시선은 화려하고, 핫한, 모든 것이 잘 갖춰진 센트럴시티로 향했지만, 그럴수록 내 시선은 서울고속터미널로 향했다. 







선풍기 하나 제대로 안 갖춰진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 앉을자리를 찾지 못한 승객들이 푹푹 찌는 대합실에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냉방시설 허술 음식값 바가지 식수대는 고장
서비스 영점 수라장 고속터미널
안내양 달려 갈팡질팡
하루 10만 여객에 의자도 모자라

하루 1천2백80여 대가 운행되어 승객 10여만 명이 드나드는 서울 강남 종합버스터미널은 문을 연지 1년이나 돼가지만 아직도 서비스 시설은 영점 지대,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즈음엔 냉방시설마저 허술해 이곳을 찾는 승객과 출영객들은 괴롭기만 하다. 대합실에 냉방시설로 에어컨과 선풍기가 설치되어 있기는 하나 에어컨은 작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선풍기 몇 대로 열기를 식히기에는 어림없다. 후미진 한옆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마련된 식수대는 대부분 고장이 나버려 승객들은 매점에서 비싼 청량음료를 사 마시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화장실 시설도 많은 변기가 고장 난 채 방치되어 있었고 악취마저 풍겨 승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땀을 흘리며 버스를 기다리던 한 승객은 "규모는 동양 최대 일지 몰라도 서비스 시설은 동양 최약일 것"이라고 짜증 어린 표정으로 꼬집기도 했다. 휴일 인일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은 글자 그대로 수라장이었다.   <1978. 5.29일 자, 경향신문>




# 허허벌판, 강남엔 무슨 일이 있었나? 

강남에 서울고속터미널이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고속/시외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강북 도심에 위치한 각기 다른 장소로 찾아가야 했다. 총 11개의 버스회사들이 8군데 지점에서 버스를 운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 종로구 공평동: 동양고속 
2. 종로 2가: 삼화고속
3. 서울역전: 한진고속, 풍전 고속
4. 중구 저동: 유신 고속
5. 용산구 후암동 입구: 그레이 하운드
6. 중구 양동: 광주고속 
7. 을지로 3가: 속리산 관광
8. 을지로 6가: 한일, 천일, 한남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 당시만 해도 아무것도 없던 허허벌판 강남에 '동양 최대 규모의 종합터미널'이라는 명목으로 서울고속터미널이 생겨 났다. 1981년 10월 20일에 준공된 서울고속터미널은 승, 하차를 이원 분리하여 B1층 - 지상 10층인 본관과 하 차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속터미널이 생기기 시작할 때 쯔음 강남, 사진출처:서울시 정보광장>



1980년 7월 28일 공사 중인 고속터미널 건물, <출처: http://m.blog.daum.net/ho2994>



준공 직후 1982년 10월 촬영 사진,  <출처: http://m.blog.daum.net/ho2994>


1981년 9월 28일 자 경향신문 터미널 단면도 , <출처: http://m.blog.daum.net/ho2994>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3층과 5층에도 매표소와 대합실이 있어서 승하차가 가능했다. 음식점, 은행, 다방, 제과점, 커피숍, 목욕탕, 약국 등 없는 것이 없었고, 6/7/8층에는 의류 도매 상가, 9층에는 고속버스 사무실, 10층에는 승용차 20여 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었다. 보행자를 위한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26개, 23대나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로썬 감히 상상도 안될 정도로 최첨단 시설 같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3,5층으로 연결되어 있던 데크는 그 당시 설계와 시공 문제로 버스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는 위험성이 있어 폐쇄가 되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개인적으로 고속터미널을 자주 이용하다 보니 이러한 부분들에 시선이 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버스 출발 전 시간이 많이 남으면 고속터미널 여기저기를 살피곤 했는데 주로 1층 주변부였다. 밖에서 건물 전체를 관찰하거나 아니면 1층 상가 주변을 돌아 다니면서 구경하거나. 그러다가도 버스 출발 시간이 가까워지면 바로 돌아서 차에 올랐다. 그럴 때 마다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코를 풀다가 만 것 같은 느낌이었고, 더 이상 그러지 말자며 날을 잡고 다녀왔다. 그 동안 건물 외관을 살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과거에 3,5층과 연결되어 있던 데크의 흔적이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2층으로 올라간 뒤 외부 데크로 나오거나 건물 앞쪽으로 가서 데크와 연결된 길로 직행하는 방법이 있다. 먼저, 건물 내부로 들어 가는 것을 시도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정기휴무일이라 문이 닫혀 있었다. 안되겠다 싶어 다시 밖으로 나와서 데크로 올라가려 했더니 터미널로 들어오고 나가는 버스의 동선과 겹쳐서 접근하는 것 조차 힘들었다. 자칫 잘못하면 사고날 위험성도 있어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인근에 위치한 주차장과 고속버스 운영 사무실이 있는 신관 건물 주변을 맴돌았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본관 건물 3층과 데크와 연결되어 있던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곧고 길게 뻗은 데크가 아니라 철제로 된 계단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아마도 기존에 이 부분이 철거 되었다가 신관 건물을 지으면서 본관과 다시 연결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 계단이 있는 곳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 하는 문제다. 앞서 시도한 두 가지 방법 모두 실패했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계단이 신관 건물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신관을 통해서도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순간 신관 측면에 작은 문이 하나 보였다. 버스회사 사무실이 있다 보니 주로 관계자들이 드나드는 문이었다. 괜히 들어갈려고 시도했다가 혼날까 싶어 망설였다. 한참을 문 앞에 서서 고민하다가 그냥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모른 척 들어와 버렸다. 아무도 나를 막지 않았고, 뭐라 하는 이도 없었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괜한 걱정을 했던 거다. 신관은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계단이 많았다. 계단을 다 오르고 나면 아까 봤던 철제 계단과 건물이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 보이길 바라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었고 마침내 찾았다.  신관 옥상 주차장은 2층 데크 주차장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2층 데크 주차장으로 이동해서 정면을 바라보니 본관 건물이 보인다. 외관상으로는 39년이나 지난 지금도 꽤나 잘 지은 건축물이라 생각하는데 내부적으로는 자세히 보질 않아서 판단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새벽에 열리는 꽃 도매 상가를 가보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건물의 구조와 장, 단점을 단시간 내에 파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외관 디자인이나 내부 구조의 설계적인 측면을 넘어서 공간을 이용하는 주체인 소비자의 입장에서 혹은공간에 머무르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공간과 서비스의 적합성, 기능, 장소성을 따져 보는 것도 필요하다. 이 또한 시간을 두고 경험해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뿐만 아니라  '고속버스터미널'이라는 장소가 오래 머물기보다는 잠깐 스쳐 가는 특수성을 가진 공간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그에 부합하는 평가는 또 다른 관점으로 바라 봐야 하지 않을까? 





주차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지만, 차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3층 꽃상가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보니 아무래도 관련된 화물차나 트럭, 혹은 방문자의 차량이 대부분 일테다. 2,4층 혼수, 커튼, 홈패션이라고 되어 있는데, 5층에 있던 예식장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 예식장은 정확하게 언제부터 운영이 된 건지는 알 수 없으나 2017년 5월에 영업을 종료했고, 현재는 신세계백화점 본사 사무실로 이용되고 있다. 때문에 예식장 하객으로 방문하는 이는 더 이상 없다. 6,7,8층에 위치한 상가는 소수 점포들만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가 층수가 다르니 굳이 이 주차장을 이용하지 않을 것 같은데, 개인적인 추측은 여기까지 하고 반대 방향으로 가봤다. 







이어진 주차장 위를 계속 걷다가 끝 지점에서 잘린 형태의 데크를 발견했다. 앞에서 봐도, 옆에서 봐도 온전한 모양은 아니지만 몽땅 다 철거하지 않은 게 어디냐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사진출처: 서울 조각모음 유튜브, http://bitly.kr/qZHEU>



바로 이 사진에서 우측 노란색 동그라미 부분이고, 3층에서 버스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잘린 부분의 앞쪽으로는 앞서 보았던 본관과 신관의 연결부분과 마찬가지로 철제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콘크리트 데크를 대신한 철제 계단과 엘리베이터. 결과적으로 3층과 5층의 연결 부분은 소재와 형태의 차이만 있을 뿐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이는 연결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래도 주차장으로 사용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만약 본관과 2층 데크가 연결된 길이 없었다면 앞쪽에서 들어올 수 있는 입구는 하나 뿐인데, 앞서 말한 것처럼 터미널로 진입하거나 나가는 버스의 동선과 겹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상당히 높으므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뿐만 아니라 주차장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더라면 또 이야기는 달라지겠지. 가장 궁금했던 그 부분에 대해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나서는 한껏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러고 나선 외관을 좀 더 면밀히 살펴봤다.













# 신세계가 만든 新세계 

터미널 부지를 선택하고 건물을 세우고 운영하는데까지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는 외.내부 환경을 조성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운영 노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도심에 흩어져 있던 고속버스 / 시외버스 정류장을 한 곳(경부선/호남선/영동선/ 시외 등 노선 또한 한곳으로)으로  모은 이유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현재는 분리되어 있다. 시외버스터미널은 남부터미널로, 경부/영동선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현재는 구마선까지 포함), 호남선은 센트럴시티에서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의 고속터미널 건물은 1978년 착공, 1981년에 개장한 것이고, 그 이전인 1976년에는 가건물을 지어 서울종합터미널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했다. 그러다보니 한 데 모은 고속버스를 다 수용할 수 없었고, 원래 시외버스터미널로 사용될 예정이었던 현) 센트럴시티 자리에서 호남선 및 영동선 노선을 운영하게 된다. 그러다가 2000년 하반기에 영동선 노선이 이전되어 서울고속터미널 쪽에서 경부선과 함께 운영되고 있다. 






그에 비해 호남선을 운영하고 있던 센트럴시티 같은 경우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는 달리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인한 자금문제와 운영그룹 율산그룹의 회장이 구속되면서 부도가 났고, 22년 간 가건물 상태로 있다가 2000년 9월 1일에서야 현재의 센트럴시티 건물이 완공되었다. 즉 센트럴시티는 채 20년이 안된 건물이라는 의미고, 12년 뒤 신세계그룹이 최대 주주가 되면서 현재의 모습에 이른 것이다. 버스 노선은 주로 충청권역 일부, 호남선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노선의 범위가 경부선에 비하면 적은 편이고 신세계그룹이 운영하게 되면서 부터 버스터미널로서의 단독적인 역할보다는 복합생활문화공간(음식, 쇼핑, 영화 및 서점, 숙박)들과 공존하며 기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센트럴6시네마->씨너스 센트럴 -> 메가박스 센트럴'을 과정을 거치면서도 영업을 이어 가고 있는 영화관과 반디앤루이스 서점과 더불어 "Famiille (프랑스어로 가족이라는 뜻), 파미에"라는 컨셉을 가지고,센트럴파크 지하공간에 전국의 맛집을 모아둔 파미에스테이션과 스트리트 브랜드를 모아둔 파미에스트리트를 조성했다. 









조성된 공간의 내부를 잘 살펴 보면 '신세계'라는 세 글자를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다. 파미에 스트리트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센트럴 시티 터미널로 가려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바로 왼편으로는 신세계백화점 명품 코너가 입점해 있고, 뒤로는 신세계백화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있다. 센트럴시티 터미널 내부에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입점했고, 출입문 왼쪽으로 신세계백화점으로 들어 가는 문이 있다. 매표소가 위치한 중앙광장 쪽에도 마찬가지로 신세계백화점과 연결된 에스컬레이터와 연결되는 통로가 있다. 어디서든 신세계백화점과 통할 수 있고 가까이에서 '신세계'가 있음을 끊임 없이 말하고 있었다. 어쩌면 센트럴시티를 운영하고 경영하는 주체가 신세계그룹이니 당연한거고, 말할 필요도 없는 상황인 것일지도. 그래서 마치 신세계왕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도 불러 일으킨다. 잠실 롯데월드가 지하와 연결되어 실내에서 실외까지 범위가 확장된 것처럼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지하공간을 선호하지 않은 편이라 이런 구조의 복합문화공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걸 보면 무슨 이유에서인지 궁금해진다. 여기서 '그 이유'라는 것은 '신세계백화점이 있다'는 것을 제외한 전제하에서 성립되는 이유이다. 





# 센트럴시티 너머의 세상, 향후 그들이 만들 세계는 어떤 곳일까?

2016년, 신세계그룹이 서울고속터미널의 최대 주주로 자리 잡으면서 이곳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 오기 시작했다. 그 변화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은 신세계그룹 본사 사무실이 위치한 지점이다.   





또, 지하철을 타고 온 사람들이 경부선 서울고속터미널을 이용할 때 탑승하는 메인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주변부, 내부 안내 간판, 화장실 내부가 전반적으로 바뀌었다. 




바뀐 모습을 찬찬히 잘 살펴보면 저절로 신세계그룹의 손길이 닿았음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들만의 분위기가 묻어 난다. 메인 컬러가 마치 신세계그룹에서 운영하는 *마트를 연상하게끔 만든다. (실제로 내부에 *마트가 생겼다.) 하지만 아직은 여기까지다. 센트럴시티에서 서울고속터미널로 넘어 오는 연결 통로에 위치한 지하상가도 예전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싹 바뀌었다만, 변화의 시동을 걸다가 만듯한 엘리베이터를 보면 이건 또 어떤 의미인가 싶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입힌 변화를 여기서 멈출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파미에 OOO'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아예 대비 되는 색다른 컨셉을 잡아 또 다른 세상을 만들 예정인가? 향후 계획이 매우 궁금해진다.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독특한 외관 만큼이나 내부 또한 본래의 구조와 기능을 많이 변질 시키지 않고 살릴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변화가 이루어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남개발의 시작점이자, 누군가에게는 잠시 스쳐 가는 공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바쳐 삶을 가꾼 공간일 수도 있는 복잡하고도 미묘한 건축물이자 공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다. 

늘 우리와 함께 하는 이곳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글_아트렉처 에디터_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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