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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렉처 ARTLECTURE Mar 19. 2019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

영화_Sueno en otro idioma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

Sueno en otro idioma, I Dream in Another Language

 


영화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 는 33회 선댄스 영화제 월드시네마 극영화부문 관객 수상작으로, 앞서 24회 동 영화제에서 <블루 아일리즈>라는 다큐멘터리 부분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기도 했던 감독 콘트레라스(Ernesto Contreras)의 작품이다. 고대언어: 시클리어 그리고 고대부터 내려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역시 독특한 화법과 연출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영화의 주된 뿌리인 샤클리어와 설화는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 같지만, 사실 가상의 세계들이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오고 가는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이 영화는 한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고찰과 연출로 감독 특유의 특정 미학이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한가운데에는 멕시코 특유의 정서도 있지만, 무엇보다 에르네스토 콘트레라스만의 마법적이고 환타지한 연출 감각은 현실의 관객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 는 말 그대로 다른 생각과 문화적 배경.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의 세계관이 영화 중심에서 고스란히 발산되고 있다. 때로는 부조화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잇는 플래시백을 통해 밝혀지는 관계의 열쇠는 사랑 그리고 언어라는 고리와 뿌리로 그 성쇠를 함께 그려내고 있다. 줄거리를 잠시 소개하면 소멸위기에 처한 시클리어. 이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원어민을 찾아 헤매는 젊은 언어학자 마르틴은 이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단 두 사람, 이사우로와 에바리스토라는 원어민을 찾아낸다. 하지만 유일하게 남아있는 이들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언어의 비밀과 함께 감추어진 이들의 관계로부터 드러나는 언어의 신비가 운명적으로 밝혀지며 극적인 전개를 끌어내고 있다.




“태초에 인간을 사랑한 자는 새였어. 땅을 걷는 최초의 남자를 그 새는 사랑하게 됐지. 남자도 새를 사랑했어. 하지만 쓰는 언어가 다르다 보니 맺어지기가 어려웠지. 그래서 새는 남자에게 밀림 속 만물의 공용어인 우림의 시크릴어를 가르쳐 주기로 했어.” “둘의 결합으로 태어난 게 인간이야. 그때부터 세상에 번성한 인간과 동물은 모두 시크릴어를 쓰게 되었지!”


새의 소리처럼 발산되는 시크릴어와 몽환적인 숲은 언어와 함께 시적인 영상으로 함께 교차한다. 이사우로와 에바리스토라의 관계뿐 아니라 새와 인간의 언어가 대비되는 광경 속에서 느껴지는 언어의 모습 뒤에 숨겨진 존재의 본질 그리고 사랑, 이로 하여금 (이것은 어려운 존재지만) 이들이 서로 가까워지고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결합과 (소멸을 통해 얻은) 새로운 탄생-히스토리는 영화 내내 달콤하게 들려오고 때로 이것은 속절없이 다가올 것이다.





여기서 시클리어라는 언어와 함께 경이로운 문화와 역사적 삶이 깃든 신비의 숲과 동굴이 자주 등장하는데, (꼭 시클리어와 설화에 대한 세계관을 잘 몰라도) 이 언어와 삶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타인에게도 결코 배타적이지 않은 특징이 있다. 시클리어와 문화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이 공간에서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고 심지어 신비의 숲과 동굴이 시클리어 주민들의 (은밀할지 모르는) 사후세계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항상 열려 있다 (이곳에서는 동식물이 자유롭게 대화하는 모습까지도 들어볼 수가 있다!). 무엇보다 이는 사라져가는 토착언어와 문화 속에서 이어 내려온 삶을 살아온 이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관계와 갈등은 전체적인 시선에서 보았을 때는 다름을 인정하는 하나의 과정일 것이다. 영화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 는 신비롭고 때로는 몽환적인 느낌 속에서 펼쳐지는 영화 특유의 정서가 이질적으로 다가와도, 결국 공감으로 함께 다가서기에 아름답고 따뜻한 영화가 될 것이다. 


멕시코 , 네덜란드/101분/2019.03.07. 개봉

감독 에르네스토 콘트레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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