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트렉처 ARTLECTURE Mar 26. 2019

데이비드 호크니 展

~ 08.04

데이비드 호크니展

2019. 3. 22 ~ 2019. 8. 4 서울시립미술관


(내부 사진 촬영 불가 및 저작권 문제로 사진은 없습니다)


올해는 어떤 전시들이 열릴지 예정 전시들을 둘러보다 가장 눈에 가는 전시가 있었다. 바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데이비드 호크니전이다. 특히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더 큰 첨벙’을 기대하고 미술관으로 향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1937년 영국에서 출생했다. 그는 팝 아트 화가인데, 팝 아트란 Popular Art(대중예술)를 줄인 말로, 사회 비판적 경향을 띄기도 하며 순수 예술과 대중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려 사회를 예술로 끌어 온 장르이다. 그는 지난 60여 간의 긴 작업 생활 동안 작품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왔다고 한다. 게다가 그는 전 세계게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 초에서 2017년까지의 회화, 판화, 드로잉 130여 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7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의 인기에 못지않게 관람 인원이 굉장히 많았으므로, 7개의 섹션을 모두 꼼꼼히 볼 수는 없었다. 때문에 마음에 들었던 작품 중 몇 점을 선정하여 그 감상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내가 기대하였던 ‘더 큰 첨벙’은 두 번째 섹션 <로스앤젤레스>에 있었다. 호크니는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도 작품 활동을 했다. 캘리포니아에는 그 기후 덕에 누구나 집에 수영장이 있다는 사실에 영감을 얻어 수많은 수영장 그림을 남겼다. ‘더 큰 첨벙’은 그중 하나로, 그림이 대단히 평면적이다. 입체감이 거의 표현되어 있지 않지만 푸른 색감이 아름다워 맑고 청량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제목 ‘더 큰 첨벙’에 집중해 보면 수영장 안에는 방금 누가 입수한 것처럼 첨벙거림이 표현되어 있다. 그림은 대단히 평면적이지만 첨벙거린 순간의 물의 튀어 오름, 퍼져나가는 모습만은 입체적으로 보인다.



Portrait of an artist-Pool with two fingers, 1971, Collection David Geffen


‘Lithographic  Water  Made of  Lines, Crayon  and Two Blue Washes Without Green Wash’라는 작품도 마음에 들었는데, 푸른색의 물을 표현해 놓은 듯하다. 크래용 같은 재료로 선을 그어 놓은 것 같았다. 이 작품 역시 푸른색의 청량한 느낌 때문에 마음에 들었는데, 푸른색을 사용한 느낌이어서인지 한국에서 가장 비싼 작가 ‘김환기’가 떠올리게 했다.


세 번째 섹션에는 인물이 등장하는 그림이 많았다. ‘클라크 부부와 퍼시’라는 그림은 좌측에 여자가 손에 허리를 얹고 서 있으며 우측에 남자가 고양이를 무릎에 올린 채 앉아있다. 햇빛이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따스한 햇살이 두 남녀를 비추는 것만 같다. 빨강, 주황, 노랑과 같은 따뜻한 계열의 색은 하나도 쓰지 않고도 온화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마지막 섹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2017년 신작 ‘2017년 12월, 스튜디오에서’이다. 2017년이면 그가 70세 즈음되었을 때 만든 작품일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하고 아름다웠다. 원색과 약간의 형광색이 주로 쓰인 이 장대한 작품은 사진 드로잉이라고 한다. 3천여 장의 사진을 디지털 기술로 이어 붙인 작품인 것이다. 사실 장대한 것으로만 치면 같은 섹션에 있는 그랜드 캐니언이 한 수 위였지만, 이 작품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장대함 속에서도 디테일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작업실 바닥에 놓인 캔버스 위에 그려진 그림, 그림 속 그림까지 묘사한 섬세함에 감탄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전시를 보여 아쉬웠던 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관람객이 너무 많아 꼼꼼히 볼 수 없었고, 입장 대기시간도 엄청 길었다. 미술관 측이 입장 제한과 번호표 시스템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관람 인원을 통제했으면 더 쾌적한 관람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티켓을 갖고 있기만 한다면 재관람도 가능하다고 한다. 다음에 방문할 때에는 ‘호크니가 수많은 매체를 통해 보는 방식과 재현의 문제에 관해 어떻게 의문을 제기해왔는지, 총 일곱 개로 구성된 섹션을 통해 그 놀라운 행보를 추적해간다.’ 고 하는 서울시립미술관의 기획의도를 생각하며 전시를 감상하고 싶다. 둘째로 아쉬운 점은 호크니의 포토 콜라주 작품이 없었다는 것이다. 




글_아트렉처 에디터_정시은


Artlecture.com

Create Art Project/Study & Discover New!

https://artlecture.com


매거진의 이전글 각성의 목소리가 형상화된 <우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