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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렉처 ARTLECTURE May 29. 2019

소설로 만나는 피카소와 게르니카

<암막의 게르니카>(하라마 마하 저, 인디페이퍼, 2017)

<암막의 게르니카>(하라마 마하 저, 인디페이퍼, 2017)


"1937년 스페인 내전 당시 나치가 폭격한 소도시 게르니카의 비극을 그린 피카소의 그림 [게르니카]. 반전(反戰)의 심벌로 20세기를 대표하는 이 그림은 태피스트리로 만들어져 뉴욕의 UN본부 로비를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명화의 태피스트리가 2003년 어느 날 돌연 모습을 감추었다! 9.11테러 보복을 명목으로 UN안보리가 미국의 이라크 무력행사를 용인한 날이었다. 대체 누가 [게르니카]를 숨겼는가? 왜 [게르니카]를 숨겼는가?"

- 출처 : 예스24, '암악의 게르니카' 줄거리 中에서


일본인 소설가 하라마 마하의 암막의 게르니카'(Guernica Undercover)'. 표지만 보고 고른 책. 단 3일 만에 읽은 책. 제155회 나오키상 후보작이자 2017년 서점대상 후보작이기도 한 책. 폴 고갱에 대한 <천국은 다른 곳에>에 이은 두 번째로 읽은 화가를 한 아트 소설. 


하라마 마하는 20세기와 21세기를 오가며 픽션과 논픽션 사이에서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의 게르니카(Guernica, 1937)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파블로 피카소의 여러 연인 가운데 사진가였던 도라 마르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녀는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 작업 과정을 모두 사진으로 담아냈다. 소설에는 그 과정이 모두 담겨있다.


소설에는 피카소가 그린 비둘기 그림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피카소 이전에 비둘기는 성령을 상징했으나, 피카소가 비둘기를 자주 그리기 시작하면서, 비둘기는 평화의 이미지가 되었다. 그렇게 만든 것은 피카소였다. 작가도 그것을 알았는지, 피카소의 비둘기 그림은 중요한 소재로써 역할을 한다.


픽션이긴 하지만, 미국 현대미술관(MoMA)을 소유하고 있는 록펠러 가문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미국 현대미술관의 라이벌 격이라고 할 수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 이야기도 나오는데,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책의 뒷장에 나오는 참고 문헌을 보면, 작가는 30~40편이 넘는 게르니카 관련 서적들을 토대로 소설을 썼다. 미술사를 전공했고 미국 현대미술관에서 파견으로 일한 경험도 있었기에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책을 읽고 나서, 갑작스레 파블로 피카소에 빠져 들기도 했다. 그리고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레이나 소피아 국립 미술관에 가보고 싶어 진다. 


파블로 피카소 作, 게르니카(Guernica), 1937년


크기는 349 ×775cm이며, 스페인의 소피아왕비 미술센터에 소장되어 있다. 게르니카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작은 도시로, 1937년 스페인 내란 중 프랑코를 지원하는 독일의 무차별 폭격에 의하여 폐허가 되었다. 마침 그 해에 열리기로 예정된 파리 만국박람회의 에스파냐관(館) 벽화 제작을 의뢰받고 있던 피카소는 이 조국의 비보에 접하자, 한 달 반 만에 대벽화를 완성, ‘게르니카’라고 이름 붙였다.


이 작품은 파리 만국박람회를 비롯하여 구미 여러 나라에서 순회전을 가졌다. 그러나 스페인이 프랑코 체제가 되자, 공화파 지지자였던 피카소는 그림 반입을 거부하고, 1939년 스페인의 민주주의와 자유의 회복 후 반드시 프라도에 전시할 것 등의 조건으로 이 작품을 뉴욕 현대미술관에 무기한 대여 형식으로 빌려주었다. 프랑코의 독재가 계속되는 한 조국과 화해할 수 없다고 한 피카소의 신념으로 인해 1981년에야 스페인에 반환되어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소장되었다가, 일부 정치인과 예술가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보관상의 문제로 1992년 소피아 왕비 미술센터로 옮겼다.


비극성과 상징성에 찬 복잡한 구성 가운데 전쟁의 무서움, 민중의 분노와 슬픔을 격정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상처 입은 말, 버티고 선 소는 피카소가 즐겨 다루는 투우의 테마를 연상케 하며, 흰색·검은색·황토색으로 압축한 단색화에 가까운 배색이 처절한 비극성을 높이고 있다. 극적인 구도와 흑백의 교묘하고 치밀한 대비 효과에 의해 죽음의 테마를 응결시켜 20세기의 기념비적 회화로 평가된다. 


-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당시 게르니카는 7천 명이 살고 있었다. 프랑코 정권을 지원하는 나치의 무차별 폭격으로 인해 1천6백 명이 넘는 무고한 시민들이 학살되었다. "회화는 아파트를 장식하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적과 대항하는 공격적이고 방어적인 전쟁의 도구"라고 말했던 피카소가 그린 정치적인 작품은 단 두 점이다.


파블로 피카소 作, 한국에서의 대학살(Massacre In Korea), 1951년


스페인 내전을 다룬 '게르니카'와 한국 전쟁을 다룬 '한국에서의 대학살'(Massacre In Korea, 1951)이다. '한국에서의 대학살'은 현재 프랑스 파리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게르니카는 한눈에 딱 들어오지는 않는 반면, 한국에서의 대학살은 명확하게 눈에 들어온다. 이 작품은 피카소의 조국인 스페인 화가 고야의 '1808년 5월 3일의 학살'에서 영감을 얻었다. 


하라마 마하의 '암막의 게르니카'는 그저 단순한 소설이 아니었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게르니카와 파블로 피카소에 대해 찾아보게 만들었다. 사진을 시작한 이래, 사진 공부만 해왔다. 어쩌면 미술을 동안시 하면서까지 사진만 공부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진 공부보다는 미술 공부를 하려고 한다. 올해는 그 첫 시작이 파블로 피카소와 게르니카였다. 


파블로 피카소, 그가 원하는 물건이 있다면, 그리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명성과 부를 쌓았던 화가이다. 파블로 피카소의 아버지는 화가였다. 어린 피카소가 그린 그림을 보고 아버지는 붓을 놓고 자식의 교육에만 신경 썼다. 피카소는 타고난 재능을 물려받은 천재였다. "나는 11살 때 이미 르누아르처럼 그렸다."라고 말했다. 화가로서 정점에 올랐다. 피카소 이전으로도 이후로도 수많은 화가가 있지만, 화가 하면 생각하는 사람은 피카소이다.


새로운 걸 창조하는 예술성과 더불어 수많은 그림을 남겼던 성실함 등 파블로 피카소에게 배울 점이 많다. 무엇보다 파블로 피카소를 통해 개인적으로 배운 점이 하나 있지만, 이에 대해선 아직 밝히지 않겠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풀어내려고 한다.


파블로 피카소를 다룬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을유문화사에서 펴내고 있는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는 건축, 음악, 미술, 영화, 사진 등의 대가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미술계의 거장이라는 할 수 있는 파블로 피카소는 아직 다루지 않았다. 사진가로는 제4권 헬무트 뉴튼, 제9권 앙리 카르띠에 브레송 편이 있다.


'피카소는 이미 이제까지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청색 시대>에는 정감을 담아 인간의 삶을 둘러싼 비애를 그려냈으며, <장밋빛 시대>에는 따뜻한 색조에 싸인 행복한 인물상을 그렸다. 그리고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물의를 빚었던 세기의 문제작 <아비뇽의 처녀들>, 여기에서 이어지는 입체파의 탄생.


20세기가 시작된 후로 10년도 지나지 않은 사이에 파블로 피카소라는 괴물은 예술의 가치를 밑바닥부터 뒤집은 혁명을 일으켰다. '미(美)'에 새로운 정의를 부여하고, 예술이 가진 끝없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회화란 무엇인가. 단순하게 들리지만 사실은 지극히 복잡한 질문을, 그의 작품은 보는 이들에게 가차 없이 내던진다. 사람들은 그 질문으로부터 결코 벗어날 수 없다. 피카소 작품을 바라보는 사이에, '이것이야말로 아름다움이다', '이것이야말로 예술이다'라고 믿던 것들이 발밑에서 흔들림을 느끼고 만다. 기존의 가치관을 날려버리고, 그곳에 자신의 왕국을 만들어낸다.


파블로 피카소. 그가 바로 새로운 미의 창조주. 아니, 기성관념의 파괴자다.' 


- 하라마 마하의 '암막의 게르니카', 87~88P 中에서




글_아트렉처 에디터 & 사진작가_비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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