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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 테이블이란 무엇인가

탁자라는 메타포를 들여다보며, 삶으로 재해석한 코칭 테이블

by 김예린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바람이 있다. 자신만의 영역을 가지고 싶고, 비밀을 간직하고 싶고, 타인과 다르고 싶고, 나를 드러내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고 싶고, 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다. 그곳에 놓인 탁자는 나의 바람대로 사물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을 찾아주었고, 서로의 비밀을 지켜주었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어 아름다움을 음미할 수도 없이, 어떤 준엄한 힘에 이끌려 하염없이 걸어야만 하는 나그네의 숙명도 잠시 잊게 해주었다.
- 진심의 공간

'코칭 테이블'이란 개념이 있다. 코치가 고객을 온전한 코칭 대화로 안내하는 것을 말한다. 탁자에는 서로의 대화를 담고 공간과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 주는 속성이 있기에, ‘테이블’이란 단어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 싶다.


탁자가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처럼, 코칭 테이블은 대화와 사유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 때로는 쉼의 공간이 되고, 때로는 삶의 이야기들이 비밀스럽게 펼쳐지며 일기를 쓰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때론 우연이 알아차림을 돕기도 하며, 때론 고요한 침묵이 여정 설계의 단서를 줄 수도 있다.


결국, 코칭 테이블은 삶의 조각들이 서로 맞물려 의미를 만들어 가는 장(場)으로서 기능한다. 스스로의 바람과 솔직하게 마주할 용기를 얻고, 어지러워보였던 조각의 위치를 차근히 맞추어 나간다. 열정을 따라 만들어 온 조각들은 결코 무의미한 것들이 아니다. 지금은 흩어져 보일지라도, 결국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완성될테니 말이다. 코칭 테이블은 그 그림의 전체를 발견하고, 각 조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공간이다.



우리가 평생 만나는 탁자는 몇 개 안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머물렀던 공간도, 만났던 사람도 몇 명 되지 않는다. 탁자의 재료나 개수, 장소의 크기와 만남의 빈도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를 만나고자 하는 생각이 일어나기까지의 그리움, 현재의 달력에 미래의 약속을 기록하는 설렘, 직접 얼굴을 마주하기까지 내가 걸어온 길 위의 상념들, 비어 있는 탁자가 나를 끌어당기는 자력을 느끼는 놀라운 경험, 두 시간의 대화를 통해 이제 나는 너를 조금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진중함, 우리의 기억에 겹쳐진 공간과 분위기를 기록하며 풍부해진 현재, 오래 앉아서 자신의 일을 붙드는 일만큼 나를 성숙시키는 일상의 각성, 정신의 보석과도 같은 대화와 산책과 고독이 지켜주는 공간과 함께 사는 일만이, 진심으로 살아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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