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삶

흐름 속에서 필요한 일을 해내면 된다

by 김예린


필라테스에서는 코어의 적은 힘으로도 많은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우리 몸이 자연의 섭리를 따라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삶 역시 그러하다. 적은 힘으로 많은 움직임을 만드는 삶,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 것이다. 그 답은 어디에 있을까?


답은 계획하지 않았던 상황에 있을 수 있다. 히브리어로 리즈롬은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는 뜻을 가진다. 삶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계획에 없던 일에도 여유를 마련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자연이 우리를 그 흐름으로 이끈 것일지도 모른다. 이럴 때는 저항하기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망할 필요가 있다.


적은 힘으로 많은 움직임을 만드는 길은 바로 그 흐름 속에 있을 것이다. 자연은 언제나 답을 알고 있다. 우리의 계절을 감지하고, 흐름 속에서 필요한 일을 해내면 된다.



‘철이 든다’는 표현은 사실 농부의 말이었다. 어김없이 그 시기마다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고 그때를 놓치면 한 해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다. 철이 든다는 것은 무엇을 해야 하는 시간인지 잘 알고 준비하여 적절한 일을 한다는 뜻이었다. 사람으로 치면 이 시간의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노력하는 것이다. 홀로 공부해야 할 때, 사회 속으로 나아가야 할 때, 맹렬히 싸워야 할 때, 물러나야 할 때, 기다려야 할 때, 침묵해야 할 때를 아는 것이 자연스러운 삶이다. 좋은 집과 터는 이처럼 자연의 섭리를 알고 그 안에 사는 사람을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
- 진심의 공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