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UNT Nov 29. 2018

놀이로 가득한 세상. 두 번째

놀이(Play)란 무엇일까?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는 인간을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Homo Ludens)로 정의했습니다. 어릴 적에는 놀이터 흙바닥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고 학령기엔 공부하기보다 노는 것을 더욱 선호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이성과 교제를 하거나 여행, 취미를 하며 놀이로 하여금 생활에 환기를 불러일으킵니다. '놀이'가 삶에 있어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 하위징아가 역설한 '놀이하는 인간'은 적합한 걸로 보입니다. 놀이가 인간을 구성하는 부분으로서 큰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인간이 사는 과정에서 놀이는 원초적 단계입니다. 유아·아동기에서의 놀이는 교육적으로 매우 뛰어나죠. 그래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에서는 놀이 이론을 강조해 놀이를 교육으로 적용하려는 모습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번에 살펴봤듯이 놀이는 다른 것들에 우선순위가 밀립니다. 학령기 이전에는 부모님의 말씀을 따랐다가 학령기에는 공부가 먼저이며, 어른에는 일이 우선이죠. 이유는 역시 사회적인 지식, 크게 보았을 때 경제구조와 경제관계에서 볼 수 있죠. 경제는 인간을 '도구를 만드는 인간(Homo Faber)'으로 규정합니다. 단어적으로 보면 도구를 사용해 생산에 기여하는 사람이 존중의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놀이는 그저 더욱 많은 노동을 위한 휴식의 도구로 간주됩니다. 놀이가 주는 '자기 목적적' 가치와 경험 및 외적 목표의 성취는 등한시되고 맙니다. 

  

  놀이가 교육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놀이의 지위가 많이 향상되었지만 아직 불충분합니다. 어떤 면으로 교육적 효과를 불러오는지 알 수 없습니다. 놀이는 마음을 새롭게 하고 지적 역량을 회복시켜 줍니다. 더불어 창조성과 개방성을 제공합니다. 놀이를 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며 문제 해결을 할 기회를 얻습니다. 계속해서 지적 호기심과 맞닥뜨리고 갈등 속에서 실험과 탐구가 이루어집니다. 그 속에는 나름의 규칙을 따릅니다. 규칙은 모든 사회적 관계 속에서 도덕성의 기초를 마련하죠. 놀이를 하는 동안에는 규칙을 따르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놀이를 통해 경험한 규칙들은 성인이 되어서 가져야 할 도덕적 가치의 바탕이 됩니다. 사회적 존재가 될 수 있는 결과로 이끕니다. 

  

  즐거움과 재미는 놀이가 주는 가장 핵심적인 특징입니다. 아이들이나 우리가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는 활동을 한다면 그것은 놀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순수하게 놀이를 하는 것에 만족 이외에 다른 명백한 이유 없이 놀이가 이루어집니다. 즉 놀이 자체가 목적이고 이는 자기 목적적입니다. 어떤 놀이든 즐거움과 재미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이런 놀이는 자유에 기초해 있습니다. 외부 세계로부터 받는 갈등에서 자유롭게 만듭니다. 놀이는 일상생활 밖에서 이루어지며 어떤 물질적인 이해관계도 없이 모든 사람들을 몰입시킵니다. 놀이가 외부로부터 강제로 정해지는 순간 '일'이 되어버립니다. 즉, 놀이하는 사람의 자유로운 선택에 이루어질 때 비로소 놀이입니다.

  

  자유로운 선택은 곧 긴장감과 갇혀있는 감정을 완화시킵니다. 프로이트(Freud)는 놀이가 자아와 초자아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자아의 발견을 격려하고 놀이를 하며 문제 해결 과정을 배워가며 보다 더 성공적인 방법을 터득하게 하는 장치입니다. 이로부터 성취감을 느끼게 되죠. 놀이의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더욱 경쟁적이면 긴장감이 고조되고 성취감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일상의 작은 놀이부터 어려운 놀이까지의 과정을 겪으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성취하는 방법을 깨우칩니다.

  

  그동안 '단순히 유희만을 위한 시간 보내는 것'으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단편적인 겉모습만 보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사회인이 되려고 했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회의 한 부분이 되기 위해 '공부'라는 것에 매달렸고 우리 아이에게도 적용하려 했습니다. 놀이에는 지적 가치와 도덕적·자유·즐거움·휴식·성취감·정서적 치료의 가치를 가집니다. 놀이가 교육에 도움을 준다는 얕은 지식이 아니라 놀이가 무엇인지 알고 다가가면 우리 아이에게 진정으로 이롭지 않을까요?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도 같은 선상의 놀이하는 사람입니다. 놀이가 우리에게 주는 효과를 생각한다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질 듯합니다.




참고 문헌
·서현숙 - <놀이 개념의 분석과 교육적 가치>박사학위논문 (2008)(계명대학교대학원)

·이숙재 - <유아를 위한 놀이의 이론과 실제> (2004)(서울: 창지사)

·지성애 - <유아놀이지도> (2002)(서울: 정민사)


사진 출처

·shutterstock.com

매거진의 이전글 놀이로 가득한 세상. 첫 번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