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함께 말하는 디자인
어릴 때부터 우리는 장래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우리 OO은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전 비행기 조종사가 될 거예요!", "전 과학자가 될 거예요!"
이 질문의 전제에는 "하나의 길을 정해서 끝까지 가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리고 우리는 "전문가가 되려면 한 분야에서 깊이 있는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은연중에 학습된다.
하지만 정말 그게 다일까?
나는 디자인을 하면서 처음엔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브랜딩이든, UI/UX든, 편집디자인이든, 하나를 제대로 파고들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서도, 결국 한 가지를 정하고 깊게 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 할수록, 각각의 분야가 가진 매력이 너무나 달랐고
나는 결국 무언가에 홀린 듯 이 분야 저 분야를 들쑤시고 다니기 바빴다.
그렇게 나는 잡종 디자이너가 되어버렸다.
연차가 쌓이고, 이제는 디자인 외의 다른 분야까지 경험하기 시작했다.
마케팅 회사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무역회사에서 무역 시스템을,
스타트업에서 회계와 경리를, 설비회사에서 측량을, 전시업체에서 영업을,
쇼핑몰에서 CS와 인사까지...
그리고 프리랜서 및 외주 디자인을 하면서 다시 디자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무언가 크게 변했다는 걸 알았다.
디자인이 이전에 비해 더 단단해졌다.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디자인 퀄리티는 연차에 따라 비슷했지만,
내 디자인은 이전보다 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다.
디자인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구나.
왜냐하면, 결국 디자인은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마케팅과 연결되지 않은 디자인이 있을까?
사용자의 행동을 고려하지 않은 UI가 제대로 작동할까?
기획과 비즈니스를 이해하지 못하는 디자이너가 성장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깊이 있는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이 맞지만,
결국 시야를 넓혀야 하는 순간이 온다.
"스페셜리스트와 제네럴리스트에 대해 알려줘"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와 **제네럴리스트(Generalist)**는
전문가의 성장 방식과 역할을 구분하는 대표적인 개념이다.
이 둘을 단순히 **"깊이 있는 전문가 vs 넓은 시야를 가진 전문가"**라고 정의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합적인 의미를 가진다.
1️⃣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 한 우물을 깊이 파는 전문가
스페셜리스트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극도로 깊게 파고드는 전문가를 의미한다.
이들은 하나의 영역에서 남들보다 뛰어난 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로 성장한다.
� 스페셜리스트의 특징
✔ 한 가지 분야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숙련된 기술을 보유
✔ 특정 문제 해결에 강점이 있으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
✔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업종(의료, 법률, 연구, 엔지니어링 등)에서 중요
� 스페셜리스트의 장점
✅ 전문성을 인정받고,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음
✅ 특정 업계에서 수요가 높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
✅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음
� 스페셜리스트의 단점
❌ 특정 기술이나 지식이 시대에 뒤처지면, 빠르게 도태될 위험이 있음
❌ 새로운 분야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음
❌ 한 가지 일만 하다 보면, 전체적인 비즈니스나 시장 흐름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음
� 스페셜리스트 예시
외과 의사 → 특정 수술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 특정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전문가
브랜딩 디자이너 →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에 특화된 전문가
3D 캐릭터 아티스트 → 특정 스타일의 캐릭터 모델링에 특화된 아티스트
➡ 스페셜리스트는 한 분야에서 깊이 있는 전문성을 쌓으며, 해당 업계에서 강한 경쟁력을 가진다.
하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빠르게 도태될 위험이 있다.
2️⃣ 제네럴리스트(Generalist) – 넓은 시야를 가진 전문가
제네럴리스트는 여러 분야의 지식을 가지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를 의미한다.
이들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여러 요소를 조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유한다.
특히 리더십, 기획, 경영, 전략 등의 역할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 제네럴리스트의 특징
✔ 여러 분야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
✔ 다양한 관점을 융합하여 창의적인 접근이 가능
✔ 협업이 중요한 직무(프로젝트 매니저, 경영진, 스타트업 대표 등)에서 강점
� 제네럴리스트의 장점
✅ 여러 분야를 연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
✅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음
✅ 조직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음
� 제네럴리스트의 단점
❌ 특정 기술이나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어 차별화가 어려움
❌ 깊이 있는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낮을 수 있음
❌ 특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가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음
� 제네럴리스트 예시
프로젝트 매니저 → 디자인, 개발,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를 조율
스타트업 CEO → 기획, 마케팅, 운영, 투자 등 전반적인 비즈니스 운영을 담당
UX/UI 디자이너 →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과 개발까지 고려해야 하는 역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브랜딩, 마케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총괄
➡ 제네럴리스트는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능력을 가지며, 변화에 강한 전문가이다.
하지만, 특정 분야에서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스페셜리스트의 길 - 깊이를 쌓는 과정
처음에는 당연히 "깊이감"이 중요하다.
하나를 제대로 파지 못한 채 이것저것 건드리는 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만든다.
(나는 그저 운이 좋았던 것일 수 있다.)
그래서 초반에는 자신이 선택한 한 가지 분야에서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개발자는 개발을,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마케터는 마케팅을,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우선 순위라고 생각한다.
이때는 단순히 "잘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차별화되는 강점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뒤 "내가 이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위치에 왔구나"라는 감각이 생기기 시작한다.
즉, 자신의 역량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는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춘다면,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한다.
제네럴리스트가 되는 과정 - 넓이를 확장하는 이유
어느 순간부터 "이것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네?"라던가,
"이건 저 분야에서 이렇던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UI를 디자인하는데, UX를 몰라서 기획자와 대화가 안 된다.
브랜딩을 하려고 하는데, 마케팅이 뭔지 몰라서 방향을 못 잡는다.
제품 디자인을 하는데, 생산 프로세스를 몰라서 현실적인 한계를 고려하지 못한다.
이때부터는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분야와의 연결고리를 이해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여기서 중요한 건, "얕고 넓게" 아는 게 아니라, 제대로 연결할 줄 아는 능력이다.
단순히 "이것도 알고 저것도 아는" 수준이 아니라,
"이 요소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는 것.
이때부터, 디자이너는 단순히 그래픽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사용자의 행동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기획자는 단순히 문서를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디자인과 개발을 고려하며 전체적인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는 스페셜리스트인가? 제네럴리스트인가?"라는 고민이 생긴다.
결국 우리는 T자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
이런 개념을 흔히 "T자형 인재(T-Shaped Person)"라고 부른다.
T의 세로축 → 자신이 깊이 파고든 전문성
T의 가로축 → 다른 분야와의 연결을 이해하는 넓은 시야
처음에는 깊이 있는 스페셜리스트로 시작하지만, 결국 넓이를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나는 스페셜리스트야" 또는 "나는 제네럴리스트야"라고 단순하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어느 타이밍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깊이도 중요하지만, 결국 넓이까지 가져가야 한다
"나는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어."
"나는 제네럴리스트가 될 거야."
이렇게 단순히 나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스페셜리스트로서 깊이를 쌓고, 필요한 시점에 넓이를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반에는 하나의 분야를 깊이 있게 익히고,
경력이 쌓이면서 점점 다른 분야와 연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개발, 마케팅, 기획, 심지어 사업가까지.
결국 전문가의 길은 하나가 아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 나는 어떤 단계에 있는가?"
그리고, "이제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난 나중에 뭐가 되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