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일기장 프롤로그
언젠가 엄마는 이메일 아이디를 하나 만들었다. 관심 있는 카페에 가입해 활동을 하거나 해외에 있는 딸에게 안부를 묻는 용도 정도로 사용했다. 그런데 얼마 전 엄마가 메일함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동안 쓸 일이 없었을 거라 생각했던 메일함에 어떤 글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찬찬히 읽어보니 엄마의 인생이 담긴 스토리가 아닌가. 순간 낡고 허름한 시골 동네의 창고에서 보물지도를 찾는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묘~한 기분이 느껴졌다.
내용은 이렇다. 엄마는 자기주장이 뚜렷한 21세기 신여성으로 서울에서 귀금속 매장과 대신화물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평범한(?) 어부의 아내로 살고 있다. 나의 부모님은 7년 전 서울에서 전북 부안으로 '귀어'를 하셨다. 엄마의 일기장에는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과 느낀 점 들을 정리한 글이 들어있었다.
마침 내가 브런치에 취미로 글을 쓰고 있으며, 이 글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어주는 이벤트에 응모할 수도 있다고 자랑을 했더니 엄마도 책을 내고 싶다며 이참에 한번 올려보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나는 공식적으로 엄마의 일기장을 훔쳐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