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의 수영장, 그리고 '업스케일 캘리포니안 스플래쉬'
영국남자 호크니, '써니 캘리포니아'로 떠나다
동일한 수영장 주제로 제작된 3개의 대형 시리즈 작품 중 마지막 작품으로 호크니가 수영장에 관한 책에서 찾은 이미지에 기초하여 그려졌다.
호크니는 심혈을 기울여서 작품 이미지의 배경 부분을 추상에 가까울 정도로 최대한 납작하게 채색했다.
호크니는 블루 계열 중에서도 명도가 높아 밝고 청명한 이미지를 주는 아주리 스카이 Azurite Sky의 아크릴 물감을 롤러를 사용하여 채색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물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실감 나는 묘사는 작은 붓을 사용하여 꼼꼼하고 세심하게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호크니는 이 부분 채색에만 2주를 소요할 정도로 열과 성을 다해서 묘사했다.
호크니의 <A Bigger Splash(1967)>는 현실적인 이미지를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할리우드 식의 환상에 가까운 출세지향적인 느낌의 호화스러운 캘리포니아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상징적인 묘사를 반영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내용 출처 -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데이비드 호크니 회고전 전시 해설)
2018년 2월의 어느 주말.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내가 향한 곳은 뉴욕 맨해튼의 *뮤지엄 마일(Museum Mile)이었다. 서울을 떠날 때부터, 아니 데이비드 호크니의 수영장 이미지를 본 그날부터 기대해왔던 호크니의 대형 회고전을 보기 위해, 나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을 향했다.
*뮤지엄 마일 Museum Mile - 구겐하임, 메트로폴리탄, 뉴욕시티 뮤지엄, 뉴뮤지엄, 등 주요 뮤지엄들이 센트럴 파크 동쪽, 5번가 5th Avenue를 따라서 줄지어서 있어서 뉴요커들은 종종 이 길을 뮤지엄 마일이라고 부른다.
1964년, 이집트, 유럽 여행을 마친 23살의 데이비드 호크니는 영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의 LA로 이주한다. LA에 머물기 시작하면서 호크니의 마음을 사로잡은 주제는 바로 '수영장'이었다.
호크니는 20대 중반부터 수십 년에 걸쳐 “수영장 Swimming pool” 이미지를 회화, 사진 작품으로 만들면서 수영장 이미지에 대한 묘사를 다각적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 시리즈를 제작했다.
영국 런던 출신의 데이비드 호크니는 영국 왕립 예술 학교(Royal College of Art, London, UK)를 1962년에 최우수 학생으로 졸업(gold medal winner)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 LA로 했다고 한다.
그의 나이 겨우 23살.
20대 초반의 호크니가 삶의 대부분을 보냈던 영국의 우중충한 날씨, 그리고 그런 날씨에 덩달아 우울해지는 마음까지 더해져 마치 물에 젖은 솜과 같이 축 처진 기분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23살의 호크니가 LA에서 경험한 것은 영국과는 완전히 다른 ‘미국’ 그 자체였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수영장, 그리고 '업스케일 캘리포니안 스플래쉬'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란 하늘, 뜨거운 태양
화려한 할리우드의 라이프스타일의 자기 멋에 사는 사람들
캘리포니아의 더운 날씨에 빠질 수 없는 야외 수영장,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파티와 여유와 휴식, 사색들..
미국으로 이주한 뒤,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새로운 아티스틱 아이덴티티 Artistic Identity를 형성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호크니의 '수영장 Swimming pool'라는 문화와 이미지, 그리고 상징 등은 그의 예술 세계 형성에 있어 중요한 파운데이션으로써 자리 잡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나르시스가 그러했던 것처럼, 호크니도 물에 비친 자신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가 바라보는 자신은 그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수영을 하고 있다.
그렇게 호크니는 물속에서 젊음과 자유로움 그리고 모험을 만끽하며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행복한 캘리포니안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또 다른 호크니를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따뜻한 Sunny California의 하늘 아래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