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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SYKOO Mar 21. 2022

왜 두려운 것인가

두려워하는 나를 진정 시키키 위해, 흘러가듯 끄적여 본 글





#두려움


[나는 왜 두려운 것인가?]

내가 두려운 것은 내 속에 결코 잃고 싶지 않은 간절한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인가가 간절해진 것은 그것이 유일무이하다고, 대체 불가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없으면 내 삶은 우울하고 비탄에 빠질 것이며 그것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곪아 터진 자아 속에 갇혀버릴 것이라는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그것을 행여 놓치게 될까 조마조마하면서 가장 피해야 할 ‘조급함’에 잠식되어

세상을 외눈박이로 보며 자신을,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긍정이든 부정이든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과연 그것은 유일무이할까? 그래서 그렇게나 간절할까? 그것을 잃게 되면 나는 파멸하게 되는 걸까?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통해 볼 때 파멸했다고 생각했을 때, 그런 순간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듯 나는 그곳에서 사라지지 않았고,

멈춰있다고 생각할 때가, 정체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가 분명 있었지만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그곳으로부터 아주 멀리까지 와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행복한 순간이라고 믿었던 그때가 지나고 나서 불행의 시작이었던 적도 있고,


불행의 시작이라고 믿었던 그때가 새로운 시작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던 적도 있다.



지나고 나면 나는 어느 지점까지 또 멀리 가 있을 것이고, 멈춰있다고 생각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아주 미미하게나마 어디론가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움직이고 움직이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이고,

그 사람과 어느 지점까지, 움직이는 방향이 같을 때까지 함께 일 것이다.


설령 잠시 만났던 누군가와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다고 한다한들

나와 그의 움직임은, 그 달라진 방향은 우리 스스로 어찌 방향을 틀어버릴 그 어떤 방법도 없다.



움켜쥐면 쥐려 할수록 손바닥 안에 있는 것들은 스르르 흘러내릴 것이고


그래. 운명아 네가 가자는 데로 어디 한번 가보려무나. 하는 마음으로 손바닥을 활짝 펼쳤을 때

대기의 고요함이 유지가 될지, 아니면 거센 바람이 불어 난데없이 불어와 잃고 싶지 않았던 것을 허망하게 놓쳐버릴 수도 있지만

적어도 움츠린 손 안에서 아등바등하며 마음의 응어리를 어찌하지 못하는 것 보 단야

덜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다.


나는 왜 태어나서 지금까지 무얼 위해 살고 있는가 라는 막연하고도 답도 없을 질문을 떠올려본다.


나는 아무튼 태어났고, 아무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내가 불행하고 조마조마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삶의 이유가 무엇인지, 그 질문에 대한 정답은 모르지만

내가 불행하고 고달픈 쪽은 아닌 것은 정확히 알고 있다.




내가 내 삶에서 원하는 것은 마음의 여유와 따뜻한 마음씨, 소소한 것에 깔깔거리면서 웃을 수 있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이뤄내기 위해서 여기저기 발로 뛰어다니며 보고 듣고 생각하고 깨닫는  것. 그리하여 더 깊은 사람이 되는 것.



그런 것 들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나와 어울리는 자신으로 살자.

우울하고 찌질하고 남과 비교하고

조급해하고 스트레스받아하는 나는



내가 아는

전혀 나와 어울리지 않아.





지난 연말부터 지금까지, 이전과는 다른 방식, 다른 측면에서의 한계를 경험했고, 노력으로도 바위처럼 꿈쩍도 대지 않는 사람, 상황 속에서 많이도 울고 힘 빠지고 공황에 빠졌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지점에서 떠나가기 위해, 벗어나기 위해  


나는 내 선택 하에 아래로 굴러 떨어져 버리거나 뛰어내리거나 위로 올라가려 벽을 맨손으로 꼭꼭 눌러 쥐거나 그냥 쉽게 옆으로 걸어갈 수도 있다.



아래로 떨어진다고 해서 망가지는 것도 아닌,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간다고 발전하는 것도 아닌

멈춰있음을 피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가고 있다.



내가 아무리 이곳에 더 머무르고 싶다며 떼를 써봐도

결국 어디론가 움직이게 되어 있다.







이 어둠에서 부디 안전하게 빠져나가자.



멈춰버린 듯 한 지금인듯 보이지만,

어디론가 또 은근히 이동하고 있다.




숨을 참았다고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이 아니듯


태양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빛은 늘 거기에 있다.


빛이 보이지 않는 다고 해서 멀리서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섬광이 사라져 버린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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