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돈.미_주송현의 알면 돈되는 미술이야기
“자, 여러분! 18억부터 시작합니다. 18억입니다. 예, 18억 5천만 원 나왔습니다. 19억. 19억 5천만 원. 20억. 20억 5천만 원 ··· 그럼 호가를 1억 단위로 가겠습니다 ··· 45억. 46억. 47억! 없으십니까, 여러분? 47억. 47억. 네! 47억, 47억, 47억에 이중섭 「소」 낙찰되었습니다!
쾅! 쾅! 쾅!”
지난해 3월 한 미술경매회사에서 열린 경매 당시의 상황이었다. 이날의 관심사는 단연 이중섭의 「소」였다. 이미 수년 전부터 이중섭의 작품들이 국내 미술품 가격 최고가군에 위치해 있었기에 이번에도 자체 신기록 경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경매시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소」 작품을 보기 위한 미술 마니아와 컬렉터들, 그들의 대리인들이 경매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산만했던 분위기는 그치지 않는 응찰 경쟁에 압도되면서 이내 고요해졌다. 1억 단위로 오르는 작품의 가격은 단숨에 40억 원을 훌쩍 넘겼다. 전화 응찰자가 고민하는 짧은 순간에도 현장의 모든 시선은 흔들림 없이 대리 응찰자의 전화기에 사로잡혀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이내 정적을 깨고 경매사가 박진감 넘치는 목소리로 47억을 호가하는 순간 이어진 3초간의 정적. 그것으로 이중섭의 「소」는 47억에 낙찰되었고, 청중들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당시 미술시장을 뜨겁게 달군 이중섭의 작품 「소」의 도상이 머릿속에서 채 가시지도 않았을 즈음 연이어 6월에 열린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의 빨간색 점화 ‘3-II-72 #220’가 85억 3000만 원에 낙찰되며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놀랍게도 김환기 작품의 가격은 국내에서는 사상 최고가이지만, 그와 견줄 만한 해외 작가의 작품에 비하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필자는 운 좋게 두 경매에 모두 참여했으며, 당시의 고조된 현장 분위기와 낙찰되는 순간의 짜릿한 전율은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히 떠오른다.
그렇다면 아파트 한 채 값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컬렉터들이 미술품 수집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미술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공통된 항목을 인용하면, 미술품에 대한 소유 욕구, 투자 수익에 대한 기대 그리고 사회적 지위 상승에 기인한다.
미술품에 대한 애정과 소유욕이 비례하는 이유는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때 여윳돈만 있다면 그 작품을 오롯이 내 것으로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의 다양한 장르 가운데 온전히 내 것으로 독점소유가 가능한 예술이 미술이기에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강화될 수 있다.
다음으로 투자 가치이다. 수천만 원, 수천억 원에 달하는 미술품을 구매하는 사람의 경우 투자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외려 이상한 일이다. 미술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나라들을 중심으로 작가와 작품에 내재된 예술적, 경제적 가치를 수치화한 자료가 수시로 공개되고, 미술품 가격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정보 사이트들이 구축되어있는 이유는 투자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가의 미술품을 구매할 경우 해당 작품의 소장과 매매 이력, 작품의 상태 등을 살펴본 후 수익성을 고려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미술품은 부동산, 주식과는 다르다. 사회, 문화 등의 외부 영향을 받긴 하지만 위기가 기회가 되는 경우도 빈번하기에 예측이 쉽지 않다. 또한 주식처럼 매일 시세를 살펴볼 필요가 없다. 변동성이 심하지만 기본적으로 작품을 구매한 후 최소 3년에서 5년 정도는 되팔지 않는 것이 향후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에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해당 시점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작품을 매각하는 방법을 권장한다.
매각 시점이 너무 길게 느껴지는가?
미술품을 사랑하는 투자가들에게는 당장 눈앞에 나만을 위한 멋진 그림이 함께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작품에 담긴 예술적 가치와 투자 수익이 상승하는 점이 가장 큰 즐거움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술품을 수집하면 사회적 지위가 상승할 수 있다. 이는 한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에 후원하는 기업,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해당한다. 가령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주 수입원’이자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이다. 만약 이 작품에 가격을 매기면 약 2조 5153억 원가량 될 것으로 추측한다. 이는 프랑스 국채의 약 1%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하니 작품 하나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실로 막대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또 다른 작품인 <Salvator Mundi(구세주)>는 2017년 11월 크리스티 뉴욕 Post-War Contemporary Art 이브닝 세일에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4억 5000만 달러(약 4900억 원)에 낙찰되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이 그림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첫 해외 분관인 ‘아부다비의 루브르박물관’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문화관광부는 <살바토르 문디>를 아부다비 루브르박물관에 전시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오일머니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중동 산유국들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세계적인 박물관, 미술관을 유치하고 문화부국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관광자원으로 삼으려고 한다. 앞으로 유수의 예술작품을 보려면 파리, 뉴욕뿐만 아니라 중동도 투어 리스트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나'도 미술품 수집가가 될 수 있다.
아트프라이스(artprice)에서 제작한 2018년 미술시장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수년간 미술 작품의 매력적인 수익률은 다른 수많은 투자상품보다 높았으며, 미술시장은 모든 대륙에서 독자적이고 유동적이며 효율적인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전한다.
수십만 원, 수백만 원대의 미술품은 미술에 대한 애정이 깊다면 개인이 스스로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 수익을 고려한다면 만족할 만큼의 수익을 내기에는 어려운 구간이다. 앞서 살펴본 억 소리 나는 작품처럼 안정적으로 가격이 형성된 블루칩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편이 향유의 기쁨과 투자 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이 모든 게 먼 나라 이웃나라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나 자신이 고상하고 품위 있는 미술품 수집가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미술시장이 열렸기에 가능하다.
'피카소를 만 원에 사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아트투게더의 플랫폼에서는 적은 금액으로 고가의 미술품을 소유할 수 있다. 미술품을 소유 및 전시하는 기간 동안은 다양한 리워드 행사에 참여해 미적 감성을 충족할 수 있고, 작품 매각 시 발생하는 수익을 고스란히 지갑에 넣을 수 있기에 기분 좋은 구매를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미술품 수집가가 된다는 것이 귀족사회로의 진입을 뜻한다고 한다. 이는 미국 사회가 바라보는 미술품 수집가에 대한 시선과 문화적 영향력을 보여준다. 피카소라는 거장의 작품 일부분이라도 내 것이 될 수 있다면 기분이 어떠할까? 일정 금액을 분산 투자하여 유수의 작가들 작품을 소유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이제 투자 수익과 미적 충족감을 위해 아트투게더에서 갖고 싶은 미술품들을 찾아볼 차례이다.
저자_아트디렉터 주송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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