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쏭의 Art Road
몇 년 전 한복 열풍이 불면서 감각적인 디자인의 개량한복들이 많아져
명절이나 경복궁 산책할 때 많이 입고, 사진도 찍는데요.
곧 다가올 봄에는 한복 입은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많아질 풍경이 기대되네요.
저는 한복 입은 여성들을 보면 옛 그림의 미인도가 생각나더라고요.
미술작품에서도 한복 입은 아리따운 여성들이 많은데요.
현대적으로 해석한 미인도를 한번 살펴볼까요?
동심의 속 개미요정, 신선미
2005년부터 신선미 작가는 한복 그림을 그려 왔습니다.
신선미 ‘개미요정’ 시리즈는 한복을 입은 여인과 개미요정이라 불리는 작은 요정들을 그려 일상 속의 잔잔한 동화를 만들어 냅니다. 전통 채색 방식인 장지에 색을 얇게 여러 번 채색하는 전통 동양화 기법의 은은한 색감은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어릴 적 몸이 많이 허약했는데, 약을 먹고 몽롱히 누워있을 때 요정 같은 걸 보곤 했어요. 거기서 영감을 얻어 순수한 아이나 동물 눈에만 보이는 ‘개미 요정’ 캐릭터를 만들었어요.”_신선미
아이들과 동물의 눈에만 보이는 개미요정은 어른들의 증발된 순수성에 대한 동경의 매개체입니다. <행복한 방>의 장난감을 보며 방긋 웃는 갓난아기와 한복 입은 온화한 미소의 어머니의 모습에서는 포근하고 안락한 모성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신선미
울산대 동양화과, 홍익대 대학원 동양화과
2016, 아트파크갤러리
2016 , 세종문화회관미술관
2013, 갤러리선컨템포러리
2010, AHAF, 만다린호텔, 홍콩
2008,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그 외 개인전, 단체전 다수
아모레퍼시픽뮤지엄, 서울대학병원 외 다수 소장
발칙한 내숭 이야기, 김현정
김현정의 ‘내숭’ 시리즈 속 한복을 입은 여성은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물질에 대한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차(我差) : Oops>는 붉은색 저고리를 입은 여성의 라면을 먹다가 명품가방 속에서 흘러넘치려는 커피를 발견해 ‘아차!’하는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할부 인생>의 소녀는 미니마우스 머리띠를 끼고 풍선을 단 람보르기니 미니카를 타고 있습니다. 놀이공원에 놀러 간 듯한 소녀의 머리띠와 화려한 색의 풍선은 톡톡 튀는 시각적 재미를 줍니다. 속살이 보일 듯 한 시스루풍의 한복은 격식 있는 자리에서만 입는 복장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며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도발적인 느낌을 전달합니다.
‘한국화의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현정은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하고 해학적으로 표현해 작품을 출품할 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Forbes 30 under 30 in Asia·포브스)’에 선정되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화가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내숭 시리즈를 비롯해 저의 작품은 제 모습을 그린 것이거든요. (이를 통해) ‘나도 이런데, 혹시 너도 그러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나아가 ‘이런 모습을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그럴 수밖에 없는 존재잖아’라는 공감의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유쾌하게 사회를 풀고 싶었어요.”_김현정
김현정(1988)
서울대 동양화, 경영학과 학사, 동대학원 동양화 석사/박사과정
2016 메트로폴리탄, 뉴욕
2015 대한민국 국회
2015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중앙홀
2015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3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34회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주목할예술가상, 포브스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 제6회 대한민국브랜드대상 개인부문 수상, 선정
그 외 개인전, 단체전 다수
강렬한 21C 신 미인도, 이동연
이동연의 ‘신 미인도’는 한국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구현합니다. 작품 속 여인들의 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가상의 이미지는 더욱 부각됩니다.
<열정미인도>는 전 세계적인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여전사 ‘카타리나’를 묘사했습니다. 날카로운 눈매와 흩날리는 붉은 머리칼의 여인이 3단 겹침 치맛자락인 갈래치마를 입고 쌍검무를 추는 모습은 강인한 무협소설의 여주인공이 떠오릅니다.
<신 여협도>의 고글을 쓰고 검무를 추는 여인은 블리자드사 인기 게임인 오버워치의 한국인 캐릭터 디바(송하나)를 재해석했습니다. 한 올 한 올 섬세하게 흩날리는 머리카락과 물 흐르듯 쌍칼을 휘두르는 모습은 2D의 평면 작품이지만 3D 동영상을 보는 듯합니다.
옛 미인도에서 찾아보기 힘든 동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들의 모습에서는 현대 여성의 주체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게임 캐릭터인 듯, 고양이 여인인 듯, 이 시대의 좌충우돌, 우왕좌왕, 말괄량이 젊은 여성인 듯... 그렇게 대중문화의 캐릭터로 융복합된 돌연변이 미인도입니다."_이동연
이동연
홍익대 동양화 학사/석사 미술학 박사
2016 Gallery d’Arte, 뉴욕
2015 가나인사아트센터
2015 국회의원회관
2014 가나아트스페이스
2011 한벽원갤러리
2005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992 관훈미술관
MBC 미술대전 특선,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회화부문 수상
그 외 개인전, 단체전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