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 2019년 여행 중 두 번째 여행지
쿠바공항에 도착해 환전소를 찾기도 전에 택시 호객을 하는 사람이 다가왔다. 그에게 약간의 흥정을 한 후 환전을 했는데 쿠바의 환전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환전을 한다. 어쨌든 한층 올라가서 택시 안내를 받았다.
쿠바는 아직도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이 기사님도 그랬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택시 차종이 혼다와 소나타라고 한다. ㅎㅎ 아마도 일본인과 한국인을 구별 못하는데 대화의 연결점을 찾으려는 것 같았다. 혼다는 일본이고 소나타는 한국이라고 말했더니 소나타는 강하고 좋단다. ㅎㅎ
내가 쿠바에 와서 처음 탄 택시는 현대 소타나였다. 난 쿠바에서 한국의 옛날 택시 같은 소나타를 타고 아바나 까사로 향했다.
숙소를 말레꼰과 가까운 곳으로 잡았기에 첫 날은 말레꼰 비치에 나가 보았다. 말레꼰으로 가려면 왕복 6차선 도로를 건너야하는데 차량도 많은 도로에 신호등이 없어 무단횡단이 난무한다. ㅎ
몇 걸음 걷지 않아 말래꼰에 앉아 낚시를 하는 쿠반들을 볼 수 있었다.
모로성과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더 가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고 버스킹 공연도 하는 곳이었는데 낚시를 하는 사람과 공연하는 사람이 섞여있는 풍경이 생소했다. 공연할 사람은 공연하고 낚시할 사람은 낚시하고 일몰을 볼 사람은 일몰을 보고 연애할 사람은 연애하고 공원의 시설물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또 그렇게... 각자의 모습으로 있었다. 나도 잠시 말래꼰에 앉아 내려가는 해를 잠시 보았다.
나는 처음 쿠바에 어떤 기대를 갖고 발을 디뎠는가. 나는 그랬던 것 같다. 꽉 참, 사람에 대한 싫증, 지긋지긋함, 많은 책임감, 희미해진 것들, 놓고 싶음, 이 모든 것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곳으로 가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통신, 인터넷이 안 된다는 곳, 개발이 막혔다고 하는 곳, 올드하다고 하는 쿠바로 갔던 것 같다. 올드하다는 것이 나에게는 순수함에 대한 동경, 갈망으로 정의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순수성을 온몸으로 살고 싶어 나를 그런 곳으로 데려가고 싶었나 보다.
쿠바 아바나에서의 나의 첫인상은, 매연, 호객꾼, 냄새, 개똥, 오물, 음식 쓰레기, 말레꼰 일몰이었다. 거리를 돌아다니며 하, 내가 이러려고 이곳에 왔나. 굳이 돈 들여 뭐한 거지.라는 생각이었다. 이틀이 돼서는 조금 다니기 편해졌고 3일, 4일이 지나면서 왠지 모르게 쿠바가 좋았다. 3일이 지나면서 그렇게 호객하던 사람들도 말을 걸지 않았다.
매일 말레꼰에 나가보고, 거리를 걸어보고, 거리의 예술가들의 작품도 보고, 그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춤추는 젊은이들, 노래하는 쿠반들을 즐기고, 유명하다는 곳도 가보았다. 2시간만 걸어도 머리가 아프던 개똥, 오물, 쓰레기 냄새, 매연은 어느덧 익숙해져 개들이 귀여워 보이고 냄새도 이들의 삶에서 나온 것이겠거니 받아들여졌다.
나는 쿠바에 와서도 처음 며칠은 습관처럼 시간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뭔가를 하려고 했다.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어서 와놓고 내 정신은 습관처럼 분주하라고.
쿠바 아바나의 냄새에 익숙해지며 사회주의에서 느낀 자본주의 미소를 맛보며 그렇게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