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시간에 따라 혹시나하는 걱정에 알람을 서너개씩 맞추지않는다. 이 일을 마치고나면 무얼해야지 '계획'하기보다는 다른 다양한 생각들을 한다. 밥을 먹으며 컴퓨터나 업무용 연락을 하지않고 식사 자체와 함께 밥먹는 이에게 집중할 수 있다. 이제 막 여행객이 된 내가 발견해낸 변화된 모습 중 하나이다.
이러한 여유를 과연 언제 느껴보았을까. 현재 대부분의 도시직장인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업무상의 특징 때문인지 나는 더욱 하루온종일 숨가쁘게 살아왔던 것 같다. 이른시각 매장오픈 시간을 혹여나 놓칠까봐 알람서너개는 기본이었고 최소한의 이동동선을 짜서 움직였다. 한정된 근로시간동안 넘치는 업무를 하기위해 식사 및 휴게시간에도 짬내서 업무를 하였다. 주어진 24시간을 최고효율로 끌어올려 쓰기위해 시간을 쪼개 계획하며 살아왔다.
이러던 나에게 24시간이 Full로 주어졌다. 4-5일, 2주일 등 여행할때는 그 기간에도 조급하게 분주하게 지냈던 적이 많다. 한정된 시간동안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고 싶다는 욕심때문일터. 하지만 지금은 그런 분주함이 있기보다는 '24시간의 여유'가 생긴것이다. 잠만 자도 되고 뒹굴거려도되고 먹고자고먹고자고의 반복도 가능하다.
하지만 숨가쁘게 살아왔던 내가 이런 여유를 마주하자 생각만큼 그 여유를 즐길 줄 모르겠더라. A와 B사이에 남는 시간이, 나와 너 사이에 쉼없이 떠드는 것보다는 잠시 이야기않는 조용한 텀이, 졸림을 참기보다는 잠시 잔디에 누워 눈을 붙이는 것 등이 생각보다는 어색했다. 바쁘게 살아갈때는 정말 그토록 원했던 것인데. 느림, 여유 역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기회로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사회에서 얼마나 여유없이 타이트하게 일과 취미생활을 하고 수많은 계획을 했었나 되돌아보게 되었다. 하루를 성실하게 사는 것과는 또 다른 맥락일 수 있다. 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는 일주일에 하루정도는 아무것도 계획도 하지않고 이런 여유를 즐기는 노력을 하며 '나의 시간을 오롯이 즐기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기때문에 이내 또 적응을 하고있다. 이런 느림과 여유가 내 삶에 줄 영향들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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