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회사원, 밤엔 전공자, 새벽엔 좀비?!

: cw 인천 캠퍼스, 새벽이슬의 사계

by 뽀송드림 김은비

7화 한월이의 시선, 그리고 변화의 시작


“하, 진짜 짜증 나….”


한월이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엄마가 늦게 들어오든 말든,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도 관심조차 없었다. 새벽이슬의 삶이 학업으로 인해 분주해질수록, 한월이의 시선은 이전보다 더 자주 엄마에게 머물렀다. 그러나 그 시선은 애정과 걱정보다는 불만과 짜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엄마가 하고 싶다니 뭐, 내가 알 바야?”


한월이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새벽이슬이 밤늦도록 책상에 앉아 있거나, 버스나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졸면서도 책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엄마가 하고 싶다니 뭐' 하는 덤덤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점점 무관심은 불만으로 변해갔다. 예전 같으면 당연히 자신에게 쏟아졌을 엄마의 관심과 사랑이 책으로 향하고 있다는 생각에 심통이 났다.


어느 날 저녁 식사 자리. 한월이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엄마, 시험 잘 봤어?” 그 말에는 축하의 의미보다는 ‘그래서 뭐가 달라졌는데?’ 하는 비아냥거림이 숨어 있었다. 새벽이슬은 그 속마음을 모르는 듯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응, 생각보다 잘 본 것 같아! 너 덕분이야, 엄마 혼자 공부할 때 조용히 있어주고 도와줘서 고마워.” 한월이는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밥그릇만 긁적였지만, 그의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걸렸다.


새벽이슬의 변화는 단순히 학업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가족상담 및 치료를 통해 배운 내용을 일상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한월이와 대화할 때는 그의 말에 더 귀 기울였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서툴렀던 아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경청하려 노력했다.


"한월아, 요즘 학교생활 어때? 혹시 어려운 거 없어?"


예전 같으면 "몰라요, 됐어요" 하고 짧게 대답했을 한월이가 어느 날은 제법 긴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친구와의 사소한 다툼, 수행평가에 대한 부담감 같은 것들이었다. 새벽이슬은 잔소리 대신 "그랬구나. 네 마음이 그랬겠네." 하고 공감해주었다. 그런 엄마의 모습에 한월이는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한월이의 마음을 흔든 한마디

한번은 한월이가 학교에서 열린 진로 탐색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했다. “엄마, 친구들은 다 과학자, 의사 이런 거 하고 싶다고 하는데… 나는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 새벽이슬은 급하게 조언하려 들지 않았다. 평생교육방법론에서 배운 '자기 주도 학습'의 중요성을 떠올렸다.


“괜찮아, 지금 당장 뭘 해야 할지 꼭 알 필요는 없어. 엄마도 이제야 하고 싶은 걸 찾았잖아. 네가 관심 있는 게 뭔지, 뭘 할 때 가장 즐거운지, 앞으로 천천히 알아 가면 돼. 엄마가 옆에서 같이 찾아줄게.”


한월이는 엄마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의 조바심 없는 지지에 한월이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새벽이슬의 새로운 도전은 한월이 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엄마가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월이도 스스로의 미래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날 밤, 새벽이슬이 책상에 앉아 과제를 하고 있을 때, 한월이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엄마, 엄마가 학교 가서 진짜 멋있어 보여.” 그 말에 새벽이슬은 깜짝 놀라 아들을 돌아보았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한월이는 쑥스러운 듯 침대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지만, 새벽이슬의 가슴은 벅차올랐다. 아들의 한마디는 그 어떤 칭찬보다 값진 것이었다. 새벽이슬의 새로운 시작은 이제 그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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