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기다림, 마중
밤이 깊었다. 차가운 공기가 창틈으로 스며들었다. 나는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멸치 육수 베이스의 된장국을 끓였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뚝배기 안에는 부드러운 두부와 쫄깃한 버섯, 그리고 알록달록한 호박이 가득했다. 구수한 냄새가 온 집안에 퍼지자, 아들이 곧 돌아올 것만 같아 괜히 마음이 설렜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을까. 아들이 친구들과 놀다 늦는다는 문자를 보낸 후, 나는 조용히 식탁에 앉아 기다림을 시작했다. 초조함이나 걱정 대신, 그저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밖은 이미 깜깜했지만, 나는 창문 너머로 아들의 발소리를 기다렸다.
드디어 저 멀리 익숙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재빨리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따뜻한 마중을 위해. 어둠 속에서 아들의 얼굴을 보니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춥지는 않았는지, 배고프지는 않았는지 물으며 아들의 손을 잡았다. 아들은 내 손을 따뜻하게 잡고 집으로 들어섰고, 밥 냄새가 우리를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