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역할, 워킹맘의 고단함과 열정으로 채운 하루

2025.10.30. 목

by 뽀송드림 김은비

오전 6시 30분. 잠에서 깨어나 씻고 정신을 차렸다. 책가방에 오늘 강의 들을 교재 두 권이랑 다이어리를 챙겨 넣고 바로 출근. 지독하다 싶다가도 이게 내 일상이니까.


출근길, 뜻밖의 따뜻한 위로가 도착했다. 함께 수업 듣는 현이 언니가 보내준 기프티콘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와 빵 세트. "오늘도 잘 살아내기를 바라면서." 언니의 따뜻한 응원은 팍팍한 하루를 버틸 든든한 에너지였다.


왕갈비, 스티커, 그리고 노동자로서의 땀방울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식품공장 현장으로 들어섰다. 오늘의 주된 업무는 신상 제품 출하 준비. 뜨거운 물에 삶아진 왕갈비를 능숙하게 손질하고, 깨끗하게 설거지했다. 위생을 철저히 지키며 뜨거운 물에 헹군 식품 보관 대차에 갈비를 차곡차곡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는 작업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점심 식사 후, 휴식 시간에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휴게실에서 제품에 부착할 스티커를 부착하는 작업을 했고, 이어서 설거지와 빨래까지 처리했다. 오후 6시 정각, 드디어 퇴근!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곧 시작될 또 다른 역할들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허벅지를 때려가며: 놓칠 수 없는 학생의 역할

퇴근 후에는 지친 몸을 이끌고 곧장 강의실로 향했다. 1교시 수업에 몰두한 뒤 맞이한 쉬는 시간, 언니들이 챙겨준 간식과 커피를 마시며 잠시 행복을 충전했다. 함께 배움을 나누는 언니들의 따뜻한 마음에 진심으로 고마웠다.


하지만 2교시 수업은 피로와의 전쟁이었다. 눈꺼풀은 자꾸만 감겨왔고, 잠이 온몸을 지배하려 했다.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허벅지를 꼬집고 때려가며 잠을 이겨냈다. 이 고통이 잠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기에, 이를 악물고 수업을 들었다. 이 야간 대학 수업은 나에게 단순한 배움 이상의, 나 자신을 향한 도전이자 성장의 증표였다.


밤의 작업: 엄마와 작가로서의 마무리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니 늦은 밤이다. 아들은 아직 책상에 앉아 열심히 시험공부 중이었다. 지친 몸이지만, 아들을 위해 따뜻한 밥을 차려주었다. 그리고 나도 출출함을 달래려 돼지껍데기 볶음에 밥을 비벼 먹었다. 이 소박한 식사가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주는 위안이었다.


밥을 먹고, 깨끗하게 씻고 나오니 이제 진정한 나만의 시간이 시작된다. 바로 글 작업 시간이다. 고단한 일과, 치열한 배움, 그리고 엄마의 역할을 마친 후, 조용히 앉아 하루를 정리하는 글을 쓴다.


낮에는 노동자로, 밤에는 학생으로, 그리고 아들에게는 엄마로, 마지막으로 나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로. 이렇게 네 가지 역할을 온전히 해내고서야 비로소 하루를 마무리한다.


몸은 고되지만, 오늘 하루도 나는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 '잘 살아냈다'. 이 고단함 속에서 피어나는 나의 열정과 성장이, 내일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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