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4. 금
금요일 아침, 몸이 천근만근이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켜지는 눈. 오늘이 이 지겨운 일주일의 마지막 고비, 금요일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안다. 출근 준비는 빠르게,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진행한다. 어차피 공장에 들어가면 똑같은 작업복과 똑같은 냄새에 섞여버릴 테니.
식품 공장 안, 차갑고 일정한 온도 속에서 하루가 시작된다. 오전에 그럭저럭 버텼다면, 오후는 고문이다. 특히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그 10분 휴식 이후의 3시간은 시간이 멈춘 것 같다. 컨베이어 벨트는 쉴 새 없이 돌아가고, 내 손도 기계처럼 움직인다. '6시 언제 와', '아, 허리', '오늘은 또 뭘 해줘야 하나' 머릿속은 수백 가지 잡념으로 채워지지만, 몸은 그저 시키는 대로 반복할 뿐이다. 10분 휴식 때 마신 믹스 커피의 단맛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지겨움과의 사투 끝에, 드디어 6시 퇴근 종소리! 해방이다. 서둘러 땀과 공장 냄새를 씻어내고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퇴근은 곧 2라운드의 시작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주방으로 간다. 오늘은 아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준비해야 한다. 지친 몸을 이끌고도 주방에 서는 순간, 나는 다시 엄마가 된다. 냉장고에서 해동해 둔 소고기를 꺼내 팬에 올린다.
치이익! 소고기가 달궈진 팬 위에서 익어가는 소리, 그리고 고소한 연기가 피어오른다. 공장의 기름 냄새와는 완전히 다른, 따뜻하고 살아있는 냄새다. 겉은 바삭하게, 속은 육즙이 돌게 구워 접시에 담아 아들에게 내준다. 나는 따로 밥을 차릴 기운도 없어 곁에 있는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후루룩 삼킨다. 아들이 맛있게 고기를 먹는 모습을 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3시간의 지겨움이 조금은 보상받는 기분이다.
식사 후, 아들의 운동 가방을 챙겨주고 학원에 데려다주는 일까지 끝마치면, 비로소 고요한 나만의 밤이 시작된다.
책상 앞에 앉아 전공 서적과 과제 더미를 펼친다. 몸은 당장이라도 침대에 쓰러지고 싶다고 비명을 지르지만, 꾹 참는다. 나는 공장의 노동자이면서, 누군가의 엄마이면서, 동시에 미래를 위해 공부하는 학생이니까. 늦은 밤, 창밖의 세상이 잠잠해지고, 방 안에는 오직 키보드 소리와 종이를 넘기는 소리만 남는다. 지친 하루를 고기 굽는 연기와 콩나물국으로 마무리하고, 내일 토요일 종일 붙들고 있을 이 과제들을 향해 오늘 밤 남은 힘을 쏟아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