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대학교 강의실의 불빛은 밤이 깊을수록 더욱 선명해진다. 퇴근 직후의 피로를 캔커피 하나로 달래며 앉아 있는 동기들 사이에서, 내 나이 마흔은 누군가에겐 부러운 청춘이고 누군가에겐 늦깎이의 도전이다. "젊어서 좋겠다"는 선배님들의 농담 섞인 격려를 뒤로하고 강의실 문을 나서면, 차가운 밤공기와 함께 현실이라는 벽이 나를 마주한다. 대형 복지관의 높은 문턱과 '신입'에게 요구되는 젊음의 기준 앞에서 내 나이는 때로 선택의 폭을 좁히는 굴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 좁아진 길 위에서 오히려 내가 가야 할 방향을 더욱 또렷하게 발견한다. 무엇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는 막연한 위로보다, "내 나이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현실적인 확신이 나를 움직인다. 복지관의 화려한 타이틀이 아니더라도, 어르신들의 삶이 가장 치열하게 머무는 요양센터와 주간보호센터는 나에게 허락된 가장 뜨거운 현장이다. 아이를 키우며 배운 인내와 직장에서 다져진 노련함은 그곳에서 단순한 기술이 아닌 '숙련된 다정함'으로 피어날 것이다. 어르신의 주름진 손을 잡고 그분들의 남은 생을 온기로 채우는 일, 그것이 현장가로서 내가 증명해야 할 첫 번째 사명이다.
나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나는 현장에서 길어 올린 생생한 질문들을 품고 석사와 박사 과정이라는 더 깊은 학문의 바다로 나아갈 것이다. 낮 동안 현장에서 목격한 돌봄의 사각지대와 제도적 허점들을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휘발시키지 않고, 학문적 언어로 번역하여 정책과 이론으로 승화시키는 '실천적 연구자'를 꿈꾼다. '현장을 아는 박사'가 되어 더 나은 복지 환경을 설계하는 일은, 마흔에 공부를 시작한 내가 세상에 돌려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열매가 될 것이다.
이 모든 고군분투의 과정은 매일 밤 책상 앞에서 문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 치열한 일상이 단순한 노동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그리고 나와 같은 길을 걷게 될 후배 사회복지사들에게 "나도 그 길을 통과했노라"라고 말해주는 이정표가 되기 위해서다. 삶의 무게를 견디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응원가이자, 나 자신의 성장을 증명하는 기록가로서의 삶 또한 포기할 수 없는 나의 이름이다.
이제 나는 세 가지 이름을 가슴에 새긴다. 어르신들의 삶을 보듬는 현장가, 현장의 목소리를 이론으로 정립하는 연구자, 그리고 이 모든 여정을 나누는 작가. 이 이름들이 하나로 모이는 지점에서 나의 '인생 3부'는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학교를 향하는 밤길, 노을은 지고 어둠이 깔렸지만 내 앞을 비추는 가로등 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밝다. 내 나이는 더 이상 걸림돌이 아니라, 가장 깊고 단단한 뿌리다.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현장의 땀방울을 학문의 언어로 기록하며, 늦게 시작한 이 도전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증거가 되는 삶을 완성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