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설문으로 내게 맞는 콘텐츠 찾기
PM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자 귀신같이
패스트캠퍼스의 PM부트캠프 광고가 나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평소 광고는 눈뜨고 넘겨버리던 나였지만
무언가에 홀리듯이 신청을 누르고 있었고 그렇게 PM부트캠프 과정에 합류하게 되었다.
(새삼 깨닫는 타깃광고의 중요성..)
PM부트캠프에서 제일 먼저 진행하게 된 것은
조원들과 함께 진행하는 케이스스터디였다.
본래 케이스 스터디는 특정 산업의 시장 추이변화를 확인하고
해당 산업에서 여러 가지 기업들의 히스토리, 비전, 비즈니스 모델 등을
파악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단순히 사례들을 찾아보는 분석에서 끝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문제점을 찾고 이에 대한 개선사항을 제시할 수도 있다.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하기에 앞서서 관심 있는 도메인을 정하기로 했다.
혼자만의 케이스 스터디가 아니었기 때문에 조원들과의 합의가 필요했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관심사를 좁혀간 끝에
'지식 콘텐츠 분야'라는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여담이지만 4명으로 시작했던 조원이 각자 사정으로 인해 최종 2명이서 진행하게 되었다..)
조원들이 모두 롱블랙, 퍼블리 등 콘텐츠를 발행하는 서비스에 관심이 많았기에
재밌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였다.
처음은 각자 관심 있는 서비스들을 분석해 오고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누는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렇게 약 2주 정도는 관심 있는 서비스의 특징을 조사하고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고객은 누구인지를 공유하는 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했다.
하지만 무언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단순 조사와 공유는 혼자서도 진행할 수 있는 내용이었고
단순 사례분석을 떠나서 해당 도메인에서 뭔가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는 기획을 진행해보고 싶어졌다.
작은 성과를 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기에
이름은 케이스 스터디였지만 내용은 아닌 작은 기획을 진행해 보기로 했다.
우리가 주목한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 다양한 읽을거리(지식콘텐츠)가 있고, 생겨나고 있지만
나에게 맞는 콘텐츠를 알기 어려워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 내가 겪고 있는 문제였기에 한 번 해결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우리가 주목한 문제는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다양한 읽을거리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나에게 맞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꽤나 잘 나가고 있는 서비스만 추려봐도 20개가 넘었고
규모가 작은 콘텐츠들까지 합하면 40개는 족히 족히 넘었다.
문제는 단순히 '너무 사이트나 서비스가 많다'가 아니라
이 사이트나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이 없고 큐레이션 해주는 누군가가 없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광고나 우연한 기회로 서비스를 접하고 특정 콘텐츠가 마음에 들어서 유저로 전환된 케이스였다.
위에서 정의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니
인사이트, 지식콘텐츠에 관심 있는 고객들과
콘텐츠 기업들 사이에 미싱링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기업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색을 가지고 있었지만 너무 많은 경쟁사 때문에
정확하게 고객에게 닿지 못하고 있었고
고객들은 여러 선택지에서 어떤 기업의 콘텐츠가 자신에게 적합한지 한눈에 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는 간단한 설문을 통해 성향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콘텐츠를 제안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나름의 분류 기준을 세우기 시작했다.
우선 뉴스레터는 너무 많았기에 제외했고,
어느 정도 이용자를 모아서 꾸준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을 찾기 시작했다.
분야는 인문학부터 시사, 경제까지 다양한 분야를 가져왔다.
그렇게 고르고 골라 총 20개의 서비스를 분석해 보기 시작했다.
이제 정보는 모였고 추천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다.
개발을 직접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은 없었기에 노코드 툴인 '도다'를 활용하기로 했고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 그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왜인지 지금은 스모어로 이름을 바꾼 듯하다)
설문이나 성향 테스트에 관한 템플릿을 제공해 줘서 만들기도 편하고
커스텀이 자유로워서 설문을 하기에 꽤나 괜찮은 툴이다.
질문은 총 8개로 구성했으며 각 질문마다 해당되는 결괏값에 배점을 배당해서
가장 많이 중복되는 결과가 노출되는 형태이다.
완벽하게 한 개의 콘텐츠를 추천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서
결과로 나오는 한 개의 콘텐츠마다 연관되는 콘텐츠를 2~3개씩 묶어서 결과를 보여주었다.
우선 속해있는 다양한 커뮤니티에 해당 테스트를 뿌리고 결과를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자기 계발 커뮤니티와 취업 커뮤니티 등에 링크를 공유하고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해당 주제에 관심 있고
또 어떤 분야의 콘텐츠에 관심 있는지를 체크해 볼 수 있었다.
약 2주 정도 경과를 지켜본 결과 500명 정도가 테스트에 참여했고
대부분 배포했던 링크로 유입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캐릿, 사이다 경제가 최종 결과로 나온 것으로 보아 주로 마케팅, 부업 등 돈 버는 방법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령대의 경우 2~30대가 주로 차지했고 이는 배포했던 커뮤니티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 됐다.
다시 한번 주목했던 문제와 해결책에 대해서 분석을 해보자
배경: 다양한 분야의 유료 지식 콘텐츠가 많이 생기고 있음
문제: 나에게 맞는 콘텐츠를 찾고 싶지만 이를 정리해 둔 곳이 없고, 하나씩 찾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림.
페르소나(인구통계+행동학적): 2~30대의 직장인이면서 자기 계발과 지식을 쌓는 것에 관심이 많고 출퇴근 시간 등 핸드폰을 통해 읽을거리를 찾는 사람들.
HMW: 어떻게 하면 나의 취향과 맞는,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지식 콘텐츠들을 사람들이 찾을 수 있을까?
설루션: 다양한 유료 지식콘텐츠의 특성과 가격을 정리하고, 간단한 설문조사를 통해 본인과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자
Keep (좋았던 점): 어떻게 설문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추천 시스템을 만들어 보고 다양한 콘텐츠를 정리하고 인사이트를 얻었던 점에서는 재밌었던 프로젝트였다
Problem (아쉬운 점): 짧은 기간 진행하다 보니 콘텐츠의 양이 조금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 20개 정도면 카드뉴스나 블로그 글로 콘텐츠를 전부 설명하고 나에게 맞는 콘텐츠를 직접 찾아가는 방식이 더 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피드백도 있었다. 추천이 도입되려면 조금 더 많은 콘텐츠가 있는 시장에서 도입되어야 할 듯하다.
Try (앞으로의 시도): 추천시스템을 처음 만들다 보니까 가중치배분을 잘못 두어서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서 다른 추천 시스템을 나중에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단순 설문이나 취향 찾기가 아니라 실제 기업에서 도입하는 추천시스템의 원리를 좀 찾아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