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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bubam Aug 12. 2024

휴직일기 009

자녀를 둔 부모님들 존경합니다.

오늘은 출산을 앞둔 케빈, 서영님 부부광근 님 가족, 아내랑 나 이렇게 광근 님 집에서 모였다.


이 모임은 '곰치스' 모임인데, 원래 플_리토라는 스타트업 초기 멤버로 다들 비슷한 시기에 조인해서, 3년이 넘는 기간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랑 만든 모임이다.


시작은, 맨날 퇴근 안 하고 회사에 남아서, '어떻게 하면 우리 서비스를 더 알릴 수 있을까?' 'DAU를 더 높일 수 있을까?' '재미있는 이벤트를 기획해서 진행해 보자!' 이런 작당모의를 하는 멤버들끼리 '마루 5' 란 이름으로 방과 후? 모임을 만들었었고...


이 멤버들이 회사에서는 시키지도 않은 다양한 이벤트를 실제로 기획하고, 실행했다.

 

예를 들면, 서비스를 주제로 한 실사 웹툰을 기획해서 올린다거나, 5글자로 서비스를 표현하는 유저 이벤트를 진행해서 당시 구하기 어려웠던 '허니버터칩'을 자비로 공수해서 선물로 보내준다거나, 한글날에 서비스 로고를 한글로 바꾸고 캡션을 달아 한글날을 알리는 이벤트라든가... 다양한 일들을 매일 작당모의하고 실천했다.


이후에는 확장되어서, 회사일뿐만이 아니라 자기 계발을 위해 각자가 미래의 본인을 위해 실천하는 현실적인 목표를 정하고 구글 sheet에 업로드, 2개월에 한 번씩 잘 수행하고 있는지 체크해서 1등에게 선물을 준다던가 하는 활동도 했고...


이 모임 멤버들이 광근 님이 좋아하는 강릉을 찾아, 1박 2일 여행 떠나면서 광근 님 추천 강릉요리 '곰치국'을 먹게 되면서 '곰치스'라는 이름으로 변경됐다.


곰치스와의 추억들을 찾아봄.

즉흥적으로 떠났던 첫 강릉 모임. 다들 어리다.
좋은 사람들이랑 있을 때 나는 이런 표정을 짓는구나! 하고 알게 된 사진.



팀 막내로 스타트업 모든 일을 다 해내고, 개발자 한다더니 정말 병특까지 한 석유.
그리고, 같은 날 피곤한 아저씨 셋.


곰치스 5인 전원!!!
2018년 12월. 엔젤해커톤, 곰치스 다섯 명 같이 참여하면서... AI를 이용해서, 탈모를 예측하는 앱을 완성했다.



아무튼 나에게는 몇 안 되는, 꾸준히 만나는 친구들로 남게 됐는데,

입사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도 자주 안부도 묻고, 가~아끔 오프에서도 만나서 수다도 떨고...

축하할 이벤트가 있으면 강릉 여행도 가고 케빈, 서영님은 동료에서 연인으로, 또 부부로 발전해서

광근 님이랑 내가 결혼식 축사를 하기도 했다.


아, 광근 님 결혼 기념사진도, 멤버들이 같이 기획하고, 강릉 안목해변 가서 내가 촬영하고 했다. 흐흐.

멤버에 석유님도 있는데, 요즘 아주 바쁜지 통 연락이 안 되네... 석유, 잘 지내니? 연락 좀 하고 살자.


지나고 보니, 개발자로 일해오면서 나의 전성기는 플_리토에서 이들과 함께 했을 때라고 생각하고,

왜 그런지는 그 당시 동료들이 써줬던 추천사로 만든 내 이력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github.com/asbubam/resume


곰치스 멤버들이 써줬던 추천사를 보면, (부끄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좋았던 시절이었고, 정말 다들 반짝반짝 빛났던 시기라고 생각한다.

돈, 직장 이런 것 보다,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에 집중하고, '서비스를 만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하고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어리고 경험이 없었던 만큼, 당시를 떠올려보면 아쉬웠던 점도 많지만 열정을 불태웠던 시기였던 만큼 당시에 함께 했던 추억과 경험이 이후에 살아가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인생에 더는 없을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해 준 것에 너무너무 감사하다.



여기까지 쓰다 보니 자랑하고 싶은 것이 하나 생각났는데, "돈 많이 벌면 뭐 하고 싶어요?" 란 질문에,

"저는 조던 6가 갖고 싶어요. 인프라레드로..."라고 대답했던 걸 기억하고,


내가 퇴사하고 시간이 좀 지난 어느 날, 곰치스 멤버들이 돈 모아서 '조던 6 인프라레드'를 구해서 깜짝 선물로 줬다. 너무 아끼느라, 중요한 날 (ex 인터뷰) 등에만 신고 있다. (완전 합격 100% 행운의 신발)


아까워서 택도 못 땠던 시절
감동, 감동쓰.


조던이 너무 좋기도 했지만,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뭉클해서 슬쩍 눈이 벌게졌던 기억이 난다.



휴직 009일째 날은, 이 친구들이랑 광근 님 집에서 모여서 광근 님 아내랑, 내 아내랑 광근 님 아들 꼬맹이 두 명이랑 떡볶이도 먹고, 찹쌀떡도 먹고, 베라도 시켜 먹고 광대가 당길 때까지 웃고 왔다.

광근님은 아들이 둘인데, 하루를 함께 했을 뿐인데도, 세상 모든 부모님들이 다시 한번 대단해보였다.

광근님 부부도 역시 대단해보였다.


너무 신나서 사진 찍을 생각도 못했는데, 다음에 강릉 가서 가족사진들 내가 찍어주기로 했다.

다들 초상권이 있으니까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광근 님 결혼 기념사진 찍었던 날


출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케빈, 서영님 아가 순산을 기원하고!!!

건강한 아가랑 곰치스 다 같이 강릉 가서 단체사진 찍을 날을 위해서 열심히 사진 공부 해둬야겠다.



아, 그리고 또 하나의 이벤트!
드디어(?) 우리 동네에 지하철 역이 생겼다.

실제로 서울이랑 아주 먼 거리는 아닌데, 서울 가는 길이 항상 막히고, 비 올 때는 더 막히고, 이유 없이 막히고, 맨날 막히고, 아무튼 막히고 막혀서...


서울에 약속 있는 날은 항상 여유 있게 가느라 긴장하고, 여유 있게 출발해도 왠지 더 막혀서 지각하고 하는 경기도민의 고통이 있어왔는데,


생긴다! 생긴다! 몇 년 동안 말만 많았던 그 지하철에 드디어 개통했다.

집에 오는 길에 지하철 역 내려가서, 인증샷만 찍고 나왔다.


 살이 쪄서 그런가 뭔가 든든하게 나옴 -_-.

주변에 보니, 다들 반가운 지 인증샷 찍는 동네 주민들이 많더라.

아직 실제로 타보지는 않았는데, 동네 분들이 버스에 비하면 '지하철이 혁신이다!', '저, 어른인데 울어도 되나요?' 라며 지하철 탑승후기가 카페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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