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연
전철에서 들리는 방송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소리를 위해 귓가에 이어폰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도착지 알림을 보여주는 기계는 고장나 있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역을 챙겨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전철의 소소한 이동 안내는 가끔 무서울 때가 있다.
수민은 마계인들이 있는 1호선을 타고 출근을 했다. 1호선을 타고 출근길을 하다보면 스마트폰의 작은 세상에 눈을 놓고 다니는 경우가 있지만 가끔 달리고 있는 이 전철이 어디쯤 왔는지 확인해야 할 때 안내판을 보면 제대로 보이지 않거나 화면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오늘도 수민은 그런 날의 하루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양쪽으로 다 보여야 하는 화면 중 하나는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수민은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눈을 비비면서 다시 확인했다.
1호선 출근길을 달리고 있는 이 전철에 나오는 안내문의 글자가 연천행이 아닌 연옥행이라고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글자의 옥자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부분이기는 했지만 연옥행으로 보이는 이 전철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비실비실 흘러나왔다.
1호선의 파란만장함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종점행을 타고 출근을 한 수민은 퇴근 후 약속을 고민했다. 연옥행을 본 날인데 집으로 가야하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하다가 너무 오랜만에 잡힌 약속이라 약속 장소를 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냥 집으로 가야했다고 수민은 전철 안내 방송을 들으며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 내리실 역은 방화 강화 당사 그리고 빈파 반파역 입니다. 헤....헤.... "
국회의사당역에서 한 정거장 가는 당산역을 넘어가는 동안 들리는 도착지 안내 방송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들은 지금 9호선 지옥철에 낑겨가는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는 듯하다. 수민에게 들리는 이 안내 방송은 누군가가 홀려서 말을 하는 것처럼 부정확하게 들렸다.
길게 느껴지는 한 정거장을 사람들에게 휩쓸려 내린 수민은 숨을 골랐다. 2호선으로 넘어가야 하지만 들렸던 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9호선에서 2호선을 갈아타러 가는 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수민은 보고 말았다.
당산역 근처에서 수상한 무리들이 떼지어 이동하는 것을 이게 진짜 사람인지 떼지어 다니는 어떤 것인지 수민이는 뭐라 말할 수 없었다. 약속 시간에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아 더 지켜보지 못하고 지나갔다.
그렇게 수민은 잊었다. 시간은 많이 흘렀다. 그리고 우연히 본 한 줄 기사에서 수민은 다시 눈을 비벼야했다.
[당산역 출구 인근 파출소 공사 현장에서 포탄이 발견되어 경찰과 군 폭발물처리반이 출동해 안전하게 처리했다.] 는 지난 기사가 한 줄로 남겨져 있었다.
수민은 떼지어 다니는 그들과 방송에서 즐거운 듯 웃고 있던 그 목소리가 갑자기 들리는 것 같아 몸을 떨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