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름

파락호의 자서

by 슈리엘 아샬라크


나는 바람이요

세상의 틈에 자유로 비행하는

유랑의 혼이오


누구의 품에도 머물지 못하고

그리움의 껍질만 벗겨 낸 채

다시 흩날리는 자이오


오래된 이야기를 불어내면

돌멩이도 굴러가니

흔들지 못할 마음은 없다오


연약한 것과 아픈 것들은

손끝의 온기에 위로를 얻고

모든 걸 잊은 듯 품에 안기오


꽃도, 수풀도, 나무도

내게서 흔들리는 일을

멈출 수 없소


모두 다 내게 휘말리고

고인 물도 파문을 일으키지


나는 멈춘 적이 없소

흐르는 모든 것들의

숨결을 흩뜨리며 살았소


그렇소, 바람—

내 다른 이름은

파락호이외다


세상의 법도와 사랑의 질서를

모두 탕진하고서야

비로소 자유라 부르는 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