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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Nov 17. 2021

2012~2019년의 제프 베조스 주주서한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에서 뽑은 183개의 핵심 파트 (3)

2012~2019년의 주주서한에서도 여전히 베조스는 고객 집착, 고객 중심을 외친다. 그리고 고객에 집착하고, 실제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아마존의 경영 방식을 더 디테일하게 말한다.


발명, 실험과 실패, 큰 성공, 기업 문화, 의사결정, 높은 기준에 이르기까지, 아마존의 다양한 문화와 경영 방식을 말한다. 고객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모든 사람들은 핵심 내용도 좋지만, 꼭 주주서한 전문을 다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주주서한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건, 의사결정, 높은 기준 등의 어려운 개념들을 쉽게 설명하는 베조스의 능력이다. 어렵고 모호한, 그리고 추상적인 개념을 눈앞에 잡힐 듯 구체적으로, 쉽게 설명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치열한 생각을 했을지 감도 안 잡힌다. 또한 평소에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길래 이런 생각들을 할 수 있었는가도.


탁월한 성취를 이뤄도 절대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명하고 방황하는 모습, 그리고 장기적 관점으로 현실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 베조스는 정말 이 시대의 탁월하고 유능한 선구자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 직접 구매해서 읽고 쓰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




내부로부터의 주도 (2012)


1. 아마존의 에너지는 경쟁자들에 대한 집착보다는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됩니다.


2. 고객중심주의의 장점 중 (조금은 미묘할 수도 있는) 하나는 그것이 특정 유형의 진취성을 조장한다는 점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을 때의 우리는 외부 압력이 있기 전에 움직입니다. 의무가 되기 전에 이미 내부의 주도에 따라 혜택과 기능을 추가해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죠.


3. 우리는 의무가 되기 전에 발명을 합니다. 이런 투자는 경쟁자에 대한 반응으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중심주의가 그 동인이니까요. 우리는 이런 접근법이 고객들로부터 더 많은 고객 신뢰를 얻게 하고, 우리가 이미 선두에 있는 분야에서조차도 고객 경험의 급속한 발전을 추진한다고 생각합니다.


4. 사실 우리 입장에서 보자면 선제적 서비스에는 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이 서비스로 우리는 고객에게 기분 좋은 놀라움과 기쁨을 드리고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5. 거의 본전에 가까운 가격에 고급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것이 아마존의 비즈니스 접근법입니다. 우리가 돈을 벌고 싶은 때는 사람들이 장치를 구입할 때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할 때이고, 우리는 이런 접근법을 통해 우리가 바라보는 방향과 고객이 바라보는 방향이 보다 일치된다고 생각합니다.


6. 내적 동기, 고객들이 “세상에!”하며 감탄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는 우리의 욕구는 혁신의 속도를 빠르게 유지시킵니다.


7. 제가 보기에 저스트 인 타임 방식(just in time, 모든 낭비 요인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생산 방식)으로 개선을 분석하려는 것은 지나치게 약삭빠른 짓입니다. 지금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그런 방식이 상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8. 보다 근본적으로, 저는 장기적 사고란 곧 불가능한 일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제적 조치로 고객들을 기쁘게 만들면 신뢰를 얻고, 그 고객들을 통해 더 많은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라 해도 말이죠. 장기적 시각에서 보면 고객의 이해관계와 주주의 이해관계는 일치합니다.


9. 우리는 고객경험의 개선은 축하하지만 주가의 10% 상승은 축하하지 않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났다 해서 우리가 10% 더 현명해지는 것도, 반대로 주가가 10% 하락했다 해서 우리가 10% 더 어리석어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10. 저는 우리의 진전과 발명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는 만큼이나 그 과정에서 우리가 실수를 저지를 것이란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초하는 실수도 있을 테고, 열심히 일하는 똑똑한 경쟁자들 때문에 생기는 실수도 있겠죠. 개척에 대한 열정은 우리로 하여금 좁은 길을 탐험하게 할 테고, 불가피하게 그중 대다수는 막다른 골목으로 판명될 겁니다. 하지만 약간의 행운 덕에 큰길로 통하는 몇몇 길도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 (2013)


11. 전 세계 아마존 직원들은 장기적 시각을 기반으로 삼고, 기대 혹은 요구되는 정도 이상으로 상품과 서비스 수준을 개선하고, 표준을 재설정하고, 고객들의 입에서 “세상에"라는 말이 나오도록 합니다.


12. 이렇게 다양한 계획들이 가능한 것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재능 있는 인재들로 구성된 대규모 팀이 매일 뛰어난 판단력을 발휘하고, 또 언제나 ‘이걸 더 나은 것으로 만들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을 하기 때문입니다.


13. 우리는 반복을 통해 끊임없이 실험하고, 기능이나 개선이 준비되면 바로 밀어붙여 모든 사람이 즉시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런 접근법은 빠르고, 고객중심적이며, 효율적입니다. 이 접근법 덕에 우리는 지난 8년 동안 가격을 40배 이상 낮출 수 있었고, 앞으로도 속도를 늦출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14. 우리는 외부로 드러나는 기능의 발명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일을 더 잘하는 방법도 찾기 위해 스스로에게 도전합니다.


15. 페이 투 큇(Pay to Quit)의 목표는 직원들에게 시간을 내서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것입니다. 원치 않는 곳에 머무는 것은 장기적으로 그 직원이나 회사 모두에게 있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니까요.


16. 우리가 찾는 리더는 발명을 하고, 크게 생각하며, 불확실성 앞에서 신속히 결정 및 행동을 하고, 고객을 대신해 결과를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17. ‘표준을 재설정'하는 것, 즉 고객들이 사랑하는 것들을 만들어내고 ‘표준'에 대한 그들의 기준을 재설정하는 것보다 우리에게 더 큰 기쁨은 없습니다.


18. 발명이라는 일을 회사의 고위 임원의 업무로 제한하지 않고 회사 전체에 분권적으로 배분하는 것은 고속의 대량 혁신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19.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어렵지만 재미있고,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 이렇게 일할 것입니다. 실패는 발명의 본질이지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제대로 일을 해낼 때까지 빨리, 또 계속 실패를 반복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절차가 효과적이라는 건 우리가 하는 실패의 규모가 비교적 작다(대부분의 실험은 작은 규모로 시작되니까요)는 뜻이자, 정말로 고객에게 효과가 있는 무언가를 발견할 경우 우리는 그것을 보다 큰 성공으로 전환시키겠다는 희망으로 한층 더 완강히 밀어붙인다는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항상 그렇게 명확한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죠. 발명은 혼란스럽고 복잡한 일입니다. 큰돈을 투자한 발명에서 실패하는 경우도 앞으로 분명 생길 테고요



세 가지 중요한 아이디어 (2014)


20. 환상적인 사업계획이라 하는 것들엔 최소한 네 가지 특징이 있어야 합니다. 고객이 그것을 좋아해야 하고, 매우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하며, 자본이익률이 높아야 하고, 수십 년 지속될 수 있을 정도로 오래가는 것이어야 한다는 게 그것이죠. 이런 특징들을 발견하면 이것저것 재지 말고 그것과 결혼해야 합니다.


21. 우리는 일상적인 도구들을 가지고 그 일에 접근합니다. 경쟁자가 아닌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사고, 발명에 대한 진지한 열정, 운영 탁월성을 위한 헌신,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말입니다.


22. 당연한 것을 확실하게 파악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유용한 일이죠.


23. 20년 전 약속드렸듯 우리는 계속해서 대담한 베팅을 할 것입니다. 발명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들은 눈앞에 펼쳐져 있고, 우리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큰 성공은 실패한 수많은 실험을 만회합니다 (2015)


24. 좋든 나쁘든 기업 문화는 지속적이며 안정적이라서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문화는 강점의 근원이 될 수도, 약점의 근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기업 문화란 이러이러한 것'이라고 종이에 적어두는 일은 쉽습니다. 하지만 이는 기업 문화를 발견하고 드러내는 것이지 문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닙니다.


25. 문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과 사건, 그리고 회사 전통의 일부가 되는 과거의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에 의해 점진적으로 만들어집니다.


26. 문화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그토록 안정적인 이유는 사람들의 자기 선택(self-select) 때문입니다.


27. 우리가 유난히 두드러지는 영역이 있다면 그것은 ‘실패'입니다. 저는 우리 아마존이 실패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며(우리는 마음껏 실패합니다!), 실패와 발명은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라고 생각합니다. 발명을 하려면 실험이 있어야 합니다. 효과가 있을 것을 미리 알고 있다면 실험이 아니죠. 대부분의 큰 조직은 발명이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면서도 그에 이르는 데 필요한 일련의 실패하는 실험까지 기꺼이 감수하진 못합니다.


28. 일반적 통념에 거스르는 베팅이 큰 이익으로 돌아올 때도 더러 있지만 대개의 경우엔 통념이 옳죠. 100번 시도해서 열 번 성공하는 확률이라면 매번 베팅을 해야 옳습니다. 그럼에도 아홉 번은 여전히 지고 말죠.


29. 누구나 알고 있듯, 담장을 넘기길 바라며 스윙을 하면 삼진 아웃을 많이 당하지만 홈런도 몇 번 칠 수 있습니다. 야구가 사업과 다른 점은 결과가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제 아무리 좋은 스윙으로 공을 쳐도 4점 이상은 뽑을 수 없죠. 하지만 사업의 경우엔 당신이 친 홈런으로 1000점이든 10000점이든 올릴 수 있습니다. 이렇듯 수익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과감함이 중요한 것입니다. 큰 성공은 실패한 수많은 실험을 만회합니다.


30.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은 고객에 집중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는 기업은 많지 않죠. 대부분의 대형 기술 기업들은 경쟁자에게 집중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살핀 후 그들을 빨리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거죠.


31. 대기업들이 흔히 빠지는, 속도와 독창성을 해치는 이 함정은 바로 ‘일률적인' 의사결정입니다. 결과적이고 (거의) 되돌릴 수 없는 일방향 문화 같은 결정들이 있습니다. 이런 결정들은 숙고와 협의를 거치며 꼼꼼하게, 천천히, 신중히 내려야 하죠. 이 문을 일단 거쳐 반대편으로 가고 나면 설사 그곳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이전의 자리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이것을 제1유형 결정이라 부르겠습니다.


32. 하지만 대부분의 결정은 이런 식의 것이 아닌 제2유형, 즉 이후에 바꿀 수도 있고 되돌릴 수도 있는 양방향 문과 같습니다. 때문에 적절치 못한 제2유형 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를 오랫동안 감수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을 열고 되돌아오면 되니까요. 제2유형 결정은 고위 결정권자나 소규모 그룹이 빠르게 내릴 수 있으며 또 그래야 합니다.


33. 그런데 조직이 커지면 제2유형 결정을 비롯한 대부분의 결정에 헤비급의 제1유형 의사결정의 과정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느린 소도, 경솔한 위험 회피, 실험의 부족, 발명의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지죠. 우리는 그런 경향과 싸우는 방법을 알아내야 합니다. 이런 일률적 사고방식은 많은 함정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 함정은 물론 알아낼 수 있는 대규모 조직의 다른 병폐들도 피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둘째 날 (2016)


34. “둘째 날은 정체입니다. 무관심이 그 뒤를 따르고, 그다음으론 극심하고 고통스러운 쇠퇴가 이어지죠. 그 뒤를 따르는 것은 죽음입니다. 이것이 항상 첫날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35. 제 관심은 “둘째 날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어떤 기법과 전략이 필요할까요? 어떻게 하면 크게 성장한 조직 내에서도 첫날의 활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36. 그런 질문의 답이 간단할 리 없습니다. 많은 요소, 다양한 경로, 많은 함정이 있을 테니까요. 저는 그 모든 답을 알 순 없지만 일부만큼은 알고 있습니다. 첫날을 지키기 위한 필수 패키지에는 고객에 대한 집착, 프록시(‘진짜를 대신하는 가짜', ‘핑계' 등의 의미)에 대한 회의적 시각, 외부 트렌드의 적극적 수용, 빠른 의사결정이라는 요소가 담겨 있습니다.


고객에 대한 진정한 집착

37. 고객중심적 접근법에는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고객들은 결코 만족으로 모릅니다. 만족했다고, 훌륭한 거래였다고 말할 때조차 불만을 갖고 있죠. 스스로 인식하진 못하고 있으나 고객들은 더 나은 것을 원합니다. 그런 고객을 기쁘게 하겠다는 우리의 열망은 우리로 하여금 그들 대신 발명을 하게 만듭니다.


프록시에 대한 저항

38.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면 프록시가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프록시는 형태와 크기가 다양하며, 또한 은밀하고 위험합니다. 프록시가 생기기 시작하는 순간, 그때가 바로 둘째 날입니다.


39. 그와 관련하여 흔히 들 수 있는 예가 절차입니다. 적절한 절차는 유용하고 고객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 절차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죠. 절차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절차의 주인인가, 아니면 절차가 우리의 주인인가?’라는 질문을 항상 던져봐야 합니다. 둘째 날을 맞은 회사라면 후자의 경우에 해당할 테고요.


40. 또 다른 예로는 시장조사와 고객설문조사가 고객을 대신하는 프록시가 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좋은 발명가와 설계자는 고객을 깊이 이해합니다. 그들은 그런 직관을 계발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설문조사의 평균을 보는 대신 여러 일화들을 연구하고 이해합니다. 그들은 그 설계에 진심을 다합니다.


41. 베타 테스트나 설문조사에 반대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지만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고객을 이해하고, 비전을 품고, 자신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애정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후에야 베타 테스트나 리서치가 그전에 미처 보지 못한 사각지대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뛰어난 고객경험은 마음, 직관, 호기심, 재미, 감, 기호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설문조사에서는 이 중 어떤 것도 찾을 수 없죠.


외부 트렌드의 수용

42. 강력한 추세를 재빨리 수용하지 않거나 수용할 수 없다면 외부 세계가 당신을 둘째 날로 밀어 넣을 수 있습니다. 외부의 추세와 맞서는 것은 곧 미래와 맞서는 일입니다. 반대로 그것을 받아들이면 당신은 순풍을 탈 수 있습니다.


빠른 의사결정

43. 둘째 날에 이른 기업들은 질이 높은 의사결정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결정을 느리게 내리죠. 첫날의 에너지와 역동성을 유지하려면 결정의 질과 속도 모두를 어떻게든 높게 유지해야 합니다.


44.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에겐 다음과 같은 몇몇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첫째, 절대 일률적인 절차를 밟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되돌릴 수 있는 양방향 문들이고, 그런 결정들에는 가벼운 절차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45. 둘째,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당신이 가졌으면 하는 정보가 약 70% 확보된 선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90%에 이를 때까지 기다리면 대부분의 경우 뒤늦은 결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느 쪽이든 나쁜 결정을 빠르게 인식하고 고치는 데 능해야 합니다. 경로 수정에 능하다면 시행착오 비용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지만, 느린 수정에는 반드시 값비싼 대가가 따릅니다.


46. 셋째, “의견은 다르지만 해보자"라는 말을 사용하십시오. 이 말로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대와 의견일치가 이뤄지지 않지만 특정 방향에 대한 확신이 드는 상황이라면 “우리의 의견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나와 도박을 한번 해보지 않겠습니까?”라는 말이 도움이 되곤 합니다. 이런 상황에선 확실한 답을 아는 이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긍정의 답을 빠르게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47. 넷째, 심각한 의견 불일치 상황이 발생하면 빨리 인지하고 해당 사안에 대한 결정을 즉각 상부에 맡기십시오. 여러 팀이 각기 다른 목표, 근본적으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상황은 종종 벌어집니다. 합이 맞지 않는 것이죠. 그로써 발생하는 의견 불일치 현상은 아무리 많은 논의와 회의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상부에 결정을 맡기지 않은 채 기본적인 분쟁 해결 방법에만 매달리면 서로 진만 빠질 뿐이고, 결국은 어느 쪽이든 체력이 더 강한 사람이 결정을 내리는 상황에 이르고 맙니다.


48.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말 진을 빼시는군요"라는 말이 나와서는 안됩니다. 이런 결정 과정은 진행도 느리고 사람들의 활력도 빼앗죠. 그러니 그런 문제는 빨리 상부로 올려 보내십시오. 그 편이 훨씬 좋습니다.


49. 여러분은 오직 좋은 질의 의사결정만을 위해 결정을 내리십니까, 아니면 의사결정의 속도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까? 세상의 트렌드는 여러분에게 순풍이 되어주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프록시의 포로가 되어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프록시를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까?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고객에게 기쁨을 주고 있습니까?



기준이 높은 문화의 구축 (2017)


50. 고객들의 특성 중 제가 사랑해마지 않는 하나가 있습니다.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것이죠. 고객의 기대는 멈춰 있지 않고 계속 높아집니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고요. 만족하는 본성이었다면 우린 수렵, 채집 시대에서 더 발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인간에겐 보다 좋은 방법을 열렬히 찾으려는 욕구가 있기에, 어제 감탄을 자아냈던 것이라도 오늘은 그저 평범한 것이 되어버립니다.


선천적인 것인가, 아니면 후천적인 것인가?

51. 높은 기준이라는 건 타고나는 것일까요, 아니면 후천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일까요? 만약 높은 기준이 선천적으로 갖는 고유한 것이라면 우리는 애초부터 ‘높은 기준'을 가진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주주서한은 주로 고용 관행에 대해 다루어야 할 테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높은 기준이란 가르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52. 사실 사람들은 그저 높은 기준이 적용되는 환경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그것을 아주 쉽게 습득합니다. 높은 기준이란 것엔 전염성이 있습니다. 기준이 높은 팀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면 그 사람은 높은 기준을 빨리 배우죠. 반대도 마찬가지라서, 낮은 기준이 지배적인 환경이라면 그것 역시 빠르게 확산됩니다.


53. 이러한 노출이 높은 기준을 가르치는 데 효과적이긴 하지만 그런 기준과 관련된 몇 가지 핵심 원칙을 분명히 알면 학습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가, 분야별로 달리 적용되는가?

54. 높은 기준은 보편적인 것일까요, 아니면 분야별로 다른 것일까요? 달리 표현해보겠습니다. 어떤 한 분야에서 높은 기준을 가진 사람은 자동적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높은 기준을 갖게 될까요? 저는 높은 기준이란 것이 각 분야에 따라 서로 다르고, 따라서 사람은 모든 관심 분야에서 제각기 다른 높은 기준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5. 이 점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그래야만 겸손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일반적으로 높은 기준을 가진 사람이라 여길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여전히 사각지대는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의 기준이 낮거나 아예 없는 분야, 분명히 세계적 수준의 기준과는 거리가 먼데 여러분 자신은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수많은 분야들이 있을 수 있죠. 그 가능성에 대해 마음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식과 범위

56. 특정 분야에서 높은 기준을 달성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첫째, 그 분야에서 좋아 보이는 건 어떤 것들인지 인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그런 결과를 달성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지, 즉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드는 일인지 그 범위를 현실적으로 예측해야 합니다.


완벽한 물구나무서기

57. 노력의 범위는 대개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별도로 논의되지도 않습니다. 그 범위에 대한 예상이 비현실적이면 높은 기준에 이르지 못하게 되는 이유가 이것이죠. 그렇기에 당신 혹은 당신의 팀이 높은 기준을 갖고자 한다면, 그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만큼의 어려움이 있을지에 대해 사전에 현실적으로 인지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합니다.


여섯 페이지짜리 글

58. 높은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때로 대단히 간단한 일입니다. 당신의 성공 여부는 당신이 그 요건들을 연습하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죠.


59. 좋은 글과 평범한 글의 차이는 매우 모호합니다. 좋은 글의 세부 요건들을 제시하기란 극히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좋은 글을 읽은 이들의 대부분은 매우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읽으면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쉽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실제적인 기준이 분명 존재하는 것입니다.


60. 누군가가 그리 좋지 않은 글을 작성했다면 그건 글쓴이가 무능해서 높은 기준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자신이 기울여야 하는 노력의 범위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는 여섯 페이지짜리 글을 쓰려면 실제로는 1주일 이상이 필요함에도 사람들은 하루 이틀, 심지어는 몇 시간 만에 쓸 수 있다고 오해하고 있습니다!


61. 이는 우리가 제대로 코칭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좋은 글은 수없이 퇴고를 반복하고, 동료들에게 공유하며 더 낫게 만들 방안이 없는지 묻고, 며칠간 그냥 두었다가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금 편집하는 과정을 거쳐 탄생합니다. 하루 이틀 만에 간단히 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란 뜻입니다.


62. 이 이야기의 요점은 노력의 범위를 제대로 인식시키는 행동, 즉 좋은 글을 쓰는 데는 1주일 혹은 그 이상이 걸린다고 가르치는 단순한 행동을 통해 결과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술

63. 기준을 인식하고 노력의 범위를 현실적으로 예상하는 것과 더불어 기술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세계적인 수준의 글을 쓰려면 아주 노련한 작가 수준의 글솜씨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또 하나의 요건으로 삼아야 하는 걸까요? 아닐 겁니다. 적어도 팀을 이뤄 일하는 개인이라면 말이죠. 축구 코치는 공을 찰 필요가 없고, 영화감독은 연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자기 분야에서의 높은 기준이 무엇인지 인식하는 것, 그리고 노력의 범위를 현실적으로 예측하는 법을 다른 이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높은 기준에서 얻는 이점

64. 높은 기준의 문화를 구축하는 것은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며 거기엔 많은 이점이 따릅니다. 당연한 그리고 가장 명백한 이점은 고객을 위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나요?


65. 그보다 조금 덜 명백한 이점도 있습니다. 회사의 인력 채용 및 고용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사람들은 높은 기준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좀 더 미묘한 이점이라면, 기준이 높은 문화에서는 회사에서 일어나는 ‘보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모든 일의 보호막이 된다는 점입니다. 누구 하나 보는 이가 없을 때에도 이루어지는 종류의 일들 말이죠. 높은 기준의 문화에서는 그런 일을 잘하는 것 자체가 곧 보상이 됩니다.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진정한 프로가 되어갈 수 있으니까요.


66. 마지막으로, 높은 기준은 일하는 것을 재미있게 만들어줍니다! 한번 높은 기준을 맛보면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죠.


67. 정리하자면 높은 기준의 네 가지 요소는 이렇습니다. 가르칠 수 있는 것이고, 분야별로 서로 달리 적용되는 것이며,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 그리고 그를 위해 기울여야 하는 노력의 현실적 범위가 명확히 학습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고 기준의 고수

68. 리더는 많은 사람들이 기준이 터무니없이 높다고 생각할 정도로 높은 기준을 끈질기게 고수해야 합니다. - 아마존 리더십 원칙 중에서


앞으로의 길

69. 올해는 첫 주주서한을 띄운 지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앞으로도 아마존은 지구 상에서 가장 고객중심적인 회사가 되겠다는 염원을 계속 간직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이 작거나 쉬운 과제가 아님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으며, 더 잘할 수 있다는 일이 많다는 것도 압니다.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많은 도전과 기회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얻습니다.



직관, 호기심, 그리고 방황의 힘 (2018)


직관, 호기심, 방황의 힘

70. 아마존의 설립 초기부터 우리에겐 빌더, 즉 호기심 많은 탐험가들의 문화를 만들겠다는 확실한 비전이 있었습니다. 빌더는 발명을 좋아하고, 전문가가 되어도 처음 시작하는 때의 ‘초심'을 잃지 않습니다.


71. 현재 아마존이 일하는 방식이 바로 빌더의 방식과 같습니다. 해결하기 어려운 큰 문제에 대해 우리는 빌더의 사고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발명해서 출시하고, 다시 발명해서 재출시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다듬고, 되풀이하고 또 되풀이하는 반복의 과정에서 비로소 성공이 온다는 겸손한 마음가짐 말입니다. 빌더는 성공으로 가는 길이 쭉 뻗은 고속도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72. 사업에서는 언제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것이 효율적인지 확연히 드러나는 때가 간혹 있고(실은 꽤 있죠), 그럴 땐 그에 맞춰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업에서의 방황은 효율과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이때의 방황은 그저 닥치는 대로 아무것이나 하는 방황이 아닌, 분명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방황입니다. 예감, 직감, 직관, 호기심, 그리고 길을 찾기 위해 조금 혼란을 겪고 돌아서 간다 해도 고객이 만족한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란 확신이 이끄는 방황이죠.


73. 방황은 효율과 꼭 함께해야 하는 균형추와 같아서 우리는 이 둘 모두를 필요로 합니다. 위대한 발견, ‘비선형적인(nonlinear, 상호관계가 1대 1로 대응하지 않는 것)’ 발견은 방황을 바탕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극히 높습니다.


74. 우리는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묻고, 그 대답들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계획을 깊이 고민하되 빠른 시간 안에(사업에서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요소는 속도입니다!) 실행합니다. 고객의 니즈에 대한 이런 집착 없이 성공한 사업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으로도 성공하는 것도 불가능하죠. 사업의 판도를 바꾸려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고객 스스로가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찾아내야 합니다. 고객의 입장이 되어 고객 대신 발명하고,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능한 것들을 상상해내야 하죠.


실패의 규모도 커져야 한다

75. 회사가 성장하면 모든 것이 그에 따라 규모를 확장해야 합니다. 실패하는 실험의 규모도 예외는 아니죠. 실패의 규모가 커지지 않으면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규모의 발명을 할 수 없으니까요.


76. 우리는 좋은 베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지만 현명한 베팅이었다 해서 항상 보상이 따르진 않을 것입니다.



계속적인 규모 확장 (2019)


영원한 규모 확장

77. 빠르게 발전하는 경제 환경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직원들이 계속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78. 테도오르 소이스 가이젤의 이 말을 생각하며 서한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넌 셋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 그 일이 너를 정의하게 할 수 있고, 그 일이 너를 무너뜨리게 둘 수 있지. 아니면 그 일이 너를 강하게 만들도록 할 수도 있고.” 저는 우리 문명이 가장 좋은 선택지를 고를 것이라 낙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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