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김영란 법
선물과 뇌물의 그 미묘한 경계선
https://www.flickr.com/photos/26008993@N04/13982403427한국에서는 몇 년 전에 김영란 법이 제정되면서 반부패 및 청탁 금지법이 강화되었죠. 이번 시간에는 미국 연방 공무원(군인 제외)에게 적용되는 공무원 윤리강령(Employee Standard of Conduct)을 통해 어디까지가 선의이고, 어디부터가 뇌물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의> 여기에서 다루는 내용은 윤리 규정의 일부이며, 이 내용은 법적 조언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서 제공된 정보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추후 불이익은 전적으로 독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근거 규정
미국의 공무원 윤리규정은 연방규정(Code of Federal Regulation, CFR) 5장(Title) 파트 2635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파트 2635는 다시 서브 파트 A, B, C... I로 나눠져 있습니다. 공무원 윤리규정을 위반하면 형사 처벌이 가능하고, 이 형사 처벌 조항은 연방법(United States Code) 18장 202조~209조에 규정되어 있으나 이는 이 글에서 논외의 대상이니 나중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기본 원칙
연방 공무원은 "관련된 사실 관계를 알고 있는 합리적인 사람의 관점에서 봤을 때 해당 공무원의 정직성이나 공정성을 의심받을만한 선물"을 거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해 당사자(Prohibited Source)
특히 주의해야 할 내용은 공무원이 이해 당사자로부터 받는 선물입니다. 이 "이해 당사자"의 범위는 넓게 규정되어 해당 기관의 공적 행위를 추구하는 자, 사업을 추진하는 자, 해당 기관의 규제를 받는 행위자, 혹은 해당 정부기관의 공공 수행 및 비 수행에 영향을 받는 자 및 이러한 사람들이 과반수 이상 근무하는 기관을 말합니다.
기준 금액
연방 공무원이 요구하지 않은 선의의 선물은 20불 이하(1회당, 1년에 50불 이하)이면 괜찮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여러 가지 예외 사항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당 선물이 20불 이하라도 대가성이 요구되면 뇌물에 해당됩니다. 즉, 아무리 작은 선물이라도 선물을 받는 이유나 조건이 특정 공적 행위와 연관되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죠. 한편, 감사패, 트로피, 연하장 같이 시장가치가 없는 선물은 괜찮습니다. 물론 감사패라도 비싼 귀금속이나 보석으로 만들었다면 당연히 문제가 되겠죠.
시장 가치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해당 선물의 가치는 "시장 가치"를 기준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 사가 제조하는 신발의 생산 가격(가치)은 15불이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150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제조업체로부터 신발을 무료로 선물 받은 공무원은 뇌물수수로 징계가 될 수 있습니다.
비 금전적 혜택
단순히 금전적/물질적 혜택뿐만 아니라 비 금전적 혜택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행사에 연방 공무원을 무료 초청하는 경우에도 행사의 성격이나 초대 목적에 따라 단순 호의가 뇌물로 규정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 재정부 공무원이 기관을 대표하여 참가한 콘퍼런스에서 패널 멤버로 참여하게 되어있다면 주최 측에서 제시한 참가비 면제 조건은 뇌물이 아니지만, 이해 당사자 회사가 주최하는 칵테일파티에(발표 X) 대한 무료 초대권은 뇌물이 될 수 있습니다.
예외 규정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경우. 가장 쉬운 예로 본인이 어떤 공무원과 어렸을 때부터 같은 동네에서 자랐고, 같은 고등학교, 대학교 등을 졸업했고 나중에 서로 관련 없는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 해당 공무원에게 선물을 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안됩니다. 물론 업무상 대가성이 전혀 없어야 하겠죠. 그러나 이 "개인적 친분" 예외 규정은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 일반 대중에게 열린 혜택이나 호의를 받는 것도 괜찮습니다. 예를 들어, 공무원이 공적 업무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응모한 사은품 행사에 당첨되어 상품을 수령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뇌물 처리방법
가장 좋은 방법은 보낸 사람에게 받은 선물을 되돌려 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불가능하면 해당 물품의 시장 가치가 100불 미만이면 자체적으로 폐기하거나,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만약 무형의 혜택(서비스나 초대 등)을 받았으면 즉시 해당 혜택의 시장가치를 지불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기록으로 남기고 윤리담당 부서에 보고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