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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Han 한승환 Dec 21. 2016

비트코인은 완전한 무신뢰 시스템인가?

Completely Trustless? 원글작성일: 2015-06-01


  



<Is Bitcoin A Completely Trustless System?>


비트코인을 보고 우리는 흔히, 무신뢰 시스템(Trustless)이라고 통칭하곤 합니다.


비트코인은 온전한 무신뢰 시스템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닙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핵심 모토가 trustless finance/monetary system신뢰에 기반하지 않는 금융시스템인데, 어차피 거래의 주체도, 화폐제작자도, 거래소도 모두 시스템이 아닌 개인이 그 주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신뢰에 기반하지 않는 시스템은 오직 '화폐발행' 부분 뿐입니다. 현실적으로 나머지는 모두 신뢰에 기반하고 있고, 그래서 그 신뢰를 보증해주는 정부의 부재가 시장에 재앙들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오랜 생각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경제적 인문학적 함의에 대한 이해 없이 무작정 뛰어들고 찬양하는 경향이 짙다는 부분입니다.


사용자가 돈을 사용할 때 돈에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알필요 없지 않느냐는 분들이 간혹 보이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정의가 명확히 되어 있지않고, 정부기관 인증이나 신뢰성있는 주최로부터의 리스크 판정이 없는 상황에서는 그 메커니즘을 시스템에 참여하는 모두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정부부채(국채)과 일반기업부채(사채-어음)은 그 신뢰도와 리스크 그리고 개인이 그 평가에 투자해야하는 시간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입니다. 일반기업부채에 대해 평가하고 검증하며, 투자결정을 내릴 때 훨씬더 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누적된 평가지표가 없기 때문이죠.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비트코인은 고정/변동환율제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시세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이것이 가격으로 환산됩니다. 내년 미당국이 은행이자를 10%가량으로 높이고, 시중에 있는 유동성을 흡수하기로 결정을 했다고 해봅니다. 그렇게 되면 내년이 아니라 내일 당장에도, 달러의 시세가 폭등하여 10%이상 올라가곤 합니다. 


이 경우, 비트코인은 오를까요 내릴까요?


이걸 지금 알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달러에 투자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달러로 전환할 것이기 때문에 비트코인 수요가 하락할 것이고 따라서 현재 비트코인을 일단 팔아두는 편이 안전하다고 여길지 모릅니다. 마치 알리바바IPO 때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고, 알리바바IPO가 원인이었다고 지적하는 일부 사람들 말처럼요. 하지만 정말 과연 그럴지는 모를 일입니다.


비트코인 성격 자체가 현재 명확히 정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 오르고 언제 내리는지 아무도 예측못하고 있고 제대로 설명조차 된 적이 없는것이 현실입니다. 즉, 시세이동선이 예측불가능합니다. 우리가 아직 비트코인 시세결정요소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메커니즘을 차용해서, 비트코인에 투자해서, 비트코인을 다루니까 그곳에 돈을 넣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를 쥐고 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화폐에는 여러가지의 주체요소가 함의되어 있습니다.

1. 화폐설계

2. 화폐발행(공급)

3. 화폐거래

4. 화폐소유

5. 화폐투자

등이 되겠죠. 


화폐발행은 '조폐 및 재정'이라 불리며, 화폐거래/소유/투자는 통합하여 '금융'이라 부릅니다. 화폐설계는 아직 따로 발달된 학문이 없습니다.


(경제학에서의 다른 여러 부문에 비해 화폐에 대한 연구가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사실상 경제학의 핵심인데도 가장 연구가 부족하다는 현실은 아이러니라 볼 수 있죠. 논외지만 어떤이들은, 화폐통제자들이 일부러 화폐의 성격을 정의하고 있지 않다고 음모론을 제기합니다. 시민들이 정말 화폐에 대해서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신뢰가 붕괴되고 안정적 투자재를 찾아 떠나 시스템이 붕괴되기 때문이죠.)


위 5개의 요소 중 비트코인 시스템이 담보해 주는 것은 오직 2번 - 화폐발행 뿐입니다. 나머지는 여전히 사람이 담당하고 있지요.


이러한 주체들의 활동 때문에 여러가지 사기 등의 피해사례가 생겨나게 됩니다.


코리아코인은 1번-화폐설계의 한계(주체의 존재)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화폐설계자 자체가 본인의 신뢰를 이용해 사기를 친 상황이지요.


곡스사태는 3번-화폐의 거래에서 주체가 있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입니다.


비트레이드 사태는 5번 화폐의 투자 부분에서 주체가 있었고 그 주체가 자신의 신뢰를 사사로이 이용함으로 발생했고,


4번인 화폐의 소유 경우는, 개인이 화폐소유의 주체가 되었죠. 따라서 지갑털리고 해킹당하고, 어설픈 사기에 본인이 직접 돈보내고 콜드왈렛 자체를 유실하는 등의 문제가 생겨납니다. 


위 5가지의 요소 중 비트코인이 신뢰를 제거한 것은 1가지에 불과하며, 나머지 4가지는 모두 신뢰해야하는 주체가 존재하였고, 그 주체가 역할을 하지 않아서 생긴 일들입니다. 비트코인은 신뢰의 주체를 없앴기 때문에 조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홍보하고 다니는 것은 사실상 말장난에 불과하죠. 오직 화폐 발행에 제한되어 있는 안전이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우리가 할일은 명확하죠.

이것만 해결하면 '완전화폐'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해결문제는 위의 4가지입니다. 5가지 중 1개는 비트코인 시스템이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죠.

해결방법은 두가지 입니다.

신뢰주체 자체를 없애버리거나, 신뢰할 수 있는 주체를 남겨두면 됩니다.





1. 화폐설계

화폐설계 자체에서 주체를 없앨 순 없습니다. 결국 사람이 주체가 되어 계발을 해야만 하죠. 그러나 비트코인은 먼저 오픈소스라는 방법으로 전세계에 설계를 공개함으로써 그 설계에 동의하는 사람들만 참여를 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그 설계를 소수의 식견있는 '주체'가 검증해주고 다수의 나머지 참여자들은 그들의 평가를 '믿는'수밖에 없는 원시적 형태로 회귀하게 되긴 하지만 말입니다. 비트코인이 온전하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 해법을 제시한 셈이죠.


2. 화폐발행

비트코인이 해결을 했죠. 현재 주체가 없습니다.


3. 화폐거래

신뢰할 수 있는 거래소가 되던지, 아예 P2P거래소로 제작을하여 '거래중개주체'를 없애버리면 됩니다. 즉 '신뢰할 수 없는 주체 거래소'는 절대 사용을 하지 마세요. 그렇게 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4. 화폐소유

화폐의 소유의 부분은 개인의 부분입니다. 그리고 개인은 실수의 원천이라 자기자신도 믿을 수가 없지요. 아마 이부분은 본인이 온전히 자신의 '자기결정권'을 포기 하지 않는 이상은 평생의 숙제일 것입니다. 아니라면 믿을 수 있는 주체에 화폐를 위탁하면 됩니다. 어쩌면 P2P방식으로 똑같이 관리주체가 없는 화폐 보관소를 설계할 수도 있겠네요. 즉 자기결정권을 유지하고 실수나 판단미스에 대한 리스크를 지던가, '믿을 수 있는 주체가 존재하는 or 주체가 존재하지 않는' 화폐보관소를 설계하면 됩니다.


5. 화폐투자

이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스템투자를 하고, 자동으로 수익을 나누는 철저히 이성이 사라지고 시스템 알고리즘만으로 거래를 하여 투자수익을 내는 곳에 투자를 하시면 됩니다. 물론 그 로직은 오픈소스로 완전공개가 되어있어야 겠지요. 이렇게 된다면, 투자수익 부분은 몰라도 먹튀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즉 대부분의 문제 해결방법은 동일합니다. 비트코인이 화폐발행의 문제를 해결했을 때처럼, 


1) 주체자체를 없애버리거나

2) 오픈소스로 만들어 모든이가 볼 수 있고 납득할 수 있는 시스템주체를 만들거나

3) 정말 믿을 수 있는 주체를 만들거나(완전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현행 법정화폐수준의) 

하면 된다고 봅니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알아야 해법마련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현재 문제 정의가 온전하지 않은 상황이고, 그래서 "비트코인 시스템이 완벽하니까, 내가 하는 비트코인 사업에 투자해봐" 같은 이상한 논리가 먹혀들어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해결을 한것은 화폐발행(주최를 없앰) 부분 뿐임을 기억하고, 다른 요소들을 앞으로 채워나가야 한다는 점을 인지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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