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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 박사 Oct 10. 2021

차가운 씨포트에 감성을 불어넣은 존 버거맨

보스턴 씨포트의 설치 공공 예술품

보스턴의 씨포트 (Seaport) 유명 회사와 상업지구가 즐비한 곳이다. 비교적 새롭게 조성된 곳이라 보스턴에서 흔하게   있는 고전미가 넘치는 붉은 벽돌 건물보다 메탈, 유리 건물이 눈에 띄는 신도시 같은 느낌의 지역이다. 바다가 바로 옆에 있어 세차게 부는 바닷바람까지 더해져 차가운 느낌이 강한 곳이다.


COVID-19 팬데믹으로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이곳의 유동인구가 현저히 줄었다. 그로 인해 삭막함까지 더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보스턴 씨포트의 마케팅 담당자는 심란하고 우울한 도시민들의 기분 전환과 도시의 활력을 위해 밝고 익살스러운 캐릭터들을 섭외했다. 보기만 해도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 이 캐릭터들은 영국의 작가 '존 버거맨(Jon Burgerman)'의 작품이다.

Jon Burgerman

뉴욕 브루클린에 기반을 둔 영국 예술가 존 버거맨(Jon Burgerman)은 위트를 담은 개성 넘치는 작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캔버스, 벽화, 조각, 인쇄물, 의류 등 영역에 한계를 두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산하는 그는 스스로를 Doodler(두들러)이라고 칭한다. 목적 없이 끄적거리다, 낙서하다는 의미를 지닌 두들.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것으로 표현하는 대목이다.

예술 업계에서는 심오한 작업을 하는 예술가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 존 버거맨이 스스로를 두들러라고 칭하는 것을 지양하라고 조언하는 사람도 있었다. 예술가가 아닌 두들러의 작품은 예술에 대한 심각성이 느껴지지 않아 작품에 대해 제대로 된 값을 받기 어렵다는 이유라고 한다. 그러나 버거맨은 그런 조언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자신은 두들러라고 불리는 게 좋고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수식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예술가에게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찰떡같은 수식어를 만드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니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두들러 존 버거맨'에게서 느껴지는 자유, 창의성, 유쾌함으로 인해 보스턴과의 이번 컬래버레이션이 가능했으리라.


존 버거맨의 이번 작품은 Looking out for each other. 작가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작품들을 바탕으로 2D 및 3D 설치물로 제작한 것이다. 버거맨은 보스턴 시민들이 이 캐릭터들과 소통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작품들은 차가운 콘크리트 거리와 메탈, 유리 빌딩 사이의 One Seaport 광장에 설치됐다. 귀여운 친구들로 삭막함이 없어졌고, 팬데믹으로 얼어붙은 보스턴 사람들의 마음을 녹여준다.


보스턴 씨포트에는 보스턴 티파티 박물관, 어린이 박물관, 유명한 후드 아이스크림 가게(장소들 중 유일하게 색칠되어 있는 건물)가 있는데, 이 지도에 다 찰떡같이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이 광장에 설치된 친구들도 이 작품 속 씨포트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화분에 표정을 덧입히니 생기가 돌고 개성이 부여된다. 왠지 나에게 말을 걸 것 같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 광장에는 벤치와 야외 좌석 등이 마련되어 있어 도시민들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사람들이 오고 가며 즐길 수 있도록 기간별로 다양한 공공 예술이 설치되는 곳이기도 하다. 보스턴 씨포트 마케터는 버거맨의 자유, 위트, 밝은 느낌의 작품이 보스턴 시민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했다고 한다.


컬래버레이션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브랜드 간의 fit, 서로가 창출할 수 있는 시너지 등이다. 이번 컬레버레이션이 팬데믹으로 썰렁해진 보스턴에 활력을 주는 요소로 톡톡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와 함께 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컬러풀한 색감과 익살스러움과 친근함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 덕에 웃음이 절로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 전시는 2021년 10월 30일까지라고 하니 씨포트 근처에 들를 일이 있으면 인증샷을 남기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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