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를 담은 브랜드 공간
기원전 6세기쯤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바빌론의 공중정원 (Hanging gardens of Babylon_그림 1)은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고려해 디자인한 건축물이라 알려져 있다. 높이 25m의 계단식 빌딩은 층마다 다양한 나무, 관목, 꽃, 폭포가 어우러진 고대의 장엄한 건축물로 전해져 온다. 이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일컬어지지만, 정원에 대한 묘사에 대한 이야기와 서면 기록만 전해져 내려와 실제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공중정원의 실재 여부와는 별개로 인간이 자연물을 거주 및 생활환경에 들여오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이러한 노력은 인간의 자연에 대한 사랑이 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18세기 영국 및 유럽의 주택에 정원을 꾸미고 식물을 가꾸는 등의 행동이나 19세기 중반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시 생활 건강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으로 대규모 공공 공원을 조성하는 움직임 등도 이에 해당한다.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의 월든 연못(Walden Pond) 옆에 오두막을 짓고 자연과 연결된 단순한 삶에 대해 기록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Henry David Thoreau)의 글은 현재까지도 사람들에게 울림을 준다. 19세기 후반 아르누보 디자인에서는 자연물을 활용한 장식물도 다양한 건축에 활용됐으며 실제 자연을 개인 주거 공간에 들여오려는 시도도 있었다.
바이오필리아는 생명체를 의미하는 바이오와 사랑을 의미하는 필리아의 합성어로 생명체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사회심리학자 에릭 프롬 (Eric Fromm)이 그의 저서 <인간의 마음_The Heart of Man_1964>에서 처음 사용했다. 1984년 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 (Edward Wilson)이 <Biophilia>라는 이름의 책을 출판하면서 대중화되었다. 바이오필리아는 생물학과 심리학 분야에서 발전해 신경과학, 내분비학에 적용되는 개념으로 인간의 자연 및 자연 시스템과 (재)연결에 대한 욕구와 관련이 있다. 1986년 발생한 사바나 이론 (Savannah Theory)은 인간이 교외에서 여가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이유는 유전적으로 특정 유형의 자연, 자연경관, 특히 사바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993년 사회생태학자인 스티블 켈러트 (Stephen R. Kellert)는 바이오필리아의 9가지 가치 (공리주의적, 자연주의적, 과학적, 미학적, 상징적, 인본주의적, 도덕주의적, 지배주의적, 부정주의적)를 식별했고 이는 바이오필리아 이론에 대한 관점을 넓히는데 기여했다. 이로 인해 바이오필리아에 대한 관심은 살아있는 유기체에 대한 초기 관점에서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탐구로 이어진다.
21세기에 접어들며 건축 분야에서도 자연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바이오필릭 디자인'이라는 디자인 지침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자연 요소와 조화로운 공간이 그렇지 않은 공간에 비해 건물 이용자의 생활, 학습, 업무, 여가 등의 활동을 향상한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건축물에 적용하는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크게 3가지 범주로 나뉜다.
자연물과의 직접적 접촉: 햇빛, 신선한 공기, 물, 식물
자연물과의 간접접 접촉: 자연을 본떠 만든 것을 활용 (벽지, 그림, 인조 식물 등)
인간의 공간에 대한 반응: 자연을 대할 때의 기분과 유사한 반응 (조직화된 복합성, 부분을 전체로 통합하는, 전환가능한, 이동성 및 길 찾기가 용이한 공간)
이 3가지 중에서도 인간이 건물 내에서 자연물과 직접적인 접촉을 하면 생활함에 있어 많은 장점이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 이로 인해 현대의 사무공간 및 주거 공간에서 식물 및 자연물을 활용해 디자인하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
1980년대 NASA: 식물이 공기 중에 있는 각종 화학 물질을 제거해 줌
1990년 노르웨이 Agricultural University: 사무실에 식물을 놓으니 피로도, 건조함 등의 건강 이상 증세 25% 감소
1995년 London South Bank University: 식물이 소음 감소에 도움
2014년 Exeter University 연구진: 식물로 꾸민 업무 공간에서 직원 생산성 15% 상승
2015년 Human Spaces Report (16개국 7,600명의 사무직 대상 조사): 자연 채광과 식물, 창문이 없는 경우 평균 이상의 스트레스 수준 기록, 구직자에게 매력 포인트로 어필, 직원 창의성 15% 증가
교육기관에서도 시멘트 공간 대신 자연물을 활용한 건물이 교육에 효과적임이 증명됐다. 채광이 학생들의 교육 속도에 20-26% 증가, 결석률 감소, 시험 성적 5-14% 증가, 팀버 목재가 심박수를 8,600비트로 감소시킨다. 자연 채광이 잘 들어오는 병원의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진통제 사용을 22% 감소시킨다고 한다. 자연채광이 잘 들어오는 호텔 객실은 그렇지 않은 객실에 비해 23% 비쌌고, 식물과 자연채광이 있는 로비 공간에서 고객들이 머무는 시간이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36% 높았다고 한다. 자연물과 조화롭게 디자인한 거주공간은 판매 및 임대 가치가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7% 높았고, 범죄율은 7-8% 낮았으며, 거주민들 간의 결속력도 높다고 한다.
자연물은 건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의 장점이 입증되면서 유명 기업들도 바이오필릭 디자인 요소를 사무공간에 반영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단일체 원형 건물과 중앙 정원으로 구성된 애플 파크 (애플 캠퍼스 2).
워싱턴주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 HQ1, The Spheres.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오픈 예정인 아마존의 본사 HQ2, The Helix.
뉴욕 맨해튼에 오픈한 314미터 높이의 65층 건물 The Spiral. 유리벽과 층마다 건물을 둘러싼 계단식 정원이 조성된 독특한 형태의 건물.
뉴욕 맨해튼의 Edition Times Square 호텔의 레스토랑 Terrace Restaurant and Outdoor Gardens
뉴욕 맨해튼 첼시 지역의 Public Hotel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Arlo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