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타임, 오늘이 돌려낸 바로 그 날인 것 처럼.

by 나봄


시간 여행자 톰은 여러 날을 시간을 돌려서 다시 살다가 어느 날 이런 결론에 다다른다. 하루하루를 시간을 돌려낸 바로 그 날인 것처럼 충실히 사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것. 그리고 시간을 되돌리는 일을 멈춘다. 그리하여야 오늘이, ‘언제든 다시 돌려낼 수 있는’ 날이 아닌, ‘시간을 돌려낸’ 그 날처럼 살 수 있기에. 그래서 톰은 아침마다 딸의 등굣길에 다시는 오지 않을 사랑스런 딸의 모습을 더욱 눈에 많이 담고 더욱 사랑을 담아 인사한다. 그러자 딸도 그 마음을 느끼는지 더욱 행복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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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은 약물 및 잘못된 사랑(관계)에 의존적인 동생, 그래서 더욱 자신을 파괴시켜가는 동생의 삶을 바꾸어내고자 시간을 돌린다. 하지만 쉽지 않다. 결국은 동생이 일련의 실패 끝에 “스스로 변화하겠다는 결단”을 하고나니, 결국 그녀의 삶이 바뀐다. 시간을 돌려낸다고 하더라도 삶의 궤적과 모양을 바꿔낼 수 있는 것은 당사자의 의지의 문제다. 아무리 시간이 넉넉히 주어진들 내가 내 삶에 잘못되었거나 아쉽다고 느끼는 무언가를 바꾸어 내려는 스스로의 의지와 움직임이 없다면 결국 변화는 생기기 어려울 것이다. 주변인의 도움과 물리적 시간은 부수적일 뿐이다.


시간을 돌려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바꾸어내긴 어렵다. 물론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내는 데에 시간을 쓴다면, 사랑의 시작이 될 수도.

톰은 첫사랑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시간을 여러 차례 돌려냈고, 용기를 내어 하나둘씩 행동했지만, 돌려낸 시간은 아무 것도 변화해내지 못했다. 돌려낸 시간만큼 자신의 마음만 커져 더 괴로웠을 뿐.(그런 첫사랑과 톰이 우연히 만났을때, 톰은 이제 그녀를 원하지 않는 시점에 별안간 그녀가 그에게 흥미를 느끼는 장면도 재미있다. 두 사람의 감정의 시작이 명확히 다를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에 반드시 노력이 필요하지는 않는 것임을 보여준다.)

반면, 그는 스쳐간 인연이 될 수도 있었던 그녀(메리)를 잡기 위하여 시간을 돌려내 자신이 아는 그녀에 대한 모든 정보를 활용하여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고, 용기를 내 결국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여줬을 때 그와 메리는 사랑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는, 사랑하는 자신의 아버지(빌)의 죽음 앞에서 서로 가장 행복하고 따듯했던, 지극히 소소하나 서로의 존재만으로 충만하고 완전했던 그 시간으로 잠시 돌아가 함께 행복을 느끼고 애도한다. 톰이 자신의 어릴적 아버지와의 시간속으로 들어가 아버지를 다시금 느끼고 사랑을 표현할 때, 영화를 보는 누구든 톰이 정말로 부러웠을 것이다. 실제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하고 바라는 충만하게 사랑받고 따뜻했던 시간들. 몇번이고 되돌려도 행복한 그 때의 기억으로 가고싶지만 갈 수 없다.

그렇기에 그 시간들은 아프지만, 동시에 떠올릴 때마다 나 자신을 지켜내게 하고 행복하게 만든다. 그리고 앞으로 그런 시간들이 찾아오길 기대하며 스스로 그런 시간들을 만들어가며 산다. 톰의 마지막 깨달음처럼, 오늘이 내가 되돌려낸 그 하루라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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