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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코끼리 Feb 23. 2023

결론은 숫자

업무역량 03.

과거 모 그룹에서 회장님이 주재하는 회의가 있었다.


각 계열사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참석하는 회의였는데, 갑자기 회장님이 한 임원에게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졌다.

"자네가 운영하는 XX사의 한 해 감가상각비는 얼마지?"

임원은 당황하여 머뭇거리더니 "추후에 자세히 알아보겠다"는 대답으로 마무리했다.


같은 질문이 몇 명에게 더 돌아갔는데, 모두 확하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 때 작은 규모의 계열사에서 갓 상무로 승진한 한 임원이 구체적인 숫자를 얘기했는데, 해당 임원은 향후 그룹의 주요한 CFO로 성장하게 된다.




이 일화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머리 속에 매우 인상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 때 회장님은 아마 임원들의 회사에 대한 관심과 재무제표 숫자에 대한 감각 두 가지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기획팀에서는 장난 삼아 서로 "너 글 잘쓰니? 숫자 잘하니?"라고 물을 때가 있다.


즉 대부분의 업무가 글과 숫자로 표현된다는 뜻인데,

문과와 이과 적성이 있듯 사람마다 잘하는 분야가 다르다.


어떤 팀원은 법률 검토를 잘하고 핵심내용 요약과 논리적으로 글 쓰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는 반면,

어떤 팀원은 숫자로 가득찬 엑셀을 돌려 사업계획을 세우고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일 등을 좋아한다.


글로 표현하는 것과 숫자를 해석하는 일. 두 가지 모두 중요한 역량이지만, 관리자로 올라갈수록 숫자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진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글은 주장이지만, 숫자는 사실이다"

"글은 길지만, 숫자는 간결하다"

"숫자는 기업가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좋은 투자라도 IRR(내부수익률)이 나오지 않으면 투자하기 어렵고,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아무리 높더라도 매출과 이익이 역성장하면 CEO 자리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


결국, 성과를 최종적으로 표현하는 성적표는 재무제표인 것이다.




종종 영업, 생산, 마케팅, R&D 등 현업 조직 임직원 중 기본적인 회계.재무 지식이 부족한 분들이 있는데, 관리 부문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만큼의 지식은 필히 갖추어 놓아야한다.


만약 중요한 회의나 보고 자리에서 숫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 임직원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재무.회계에 관련하여 쉽게 쓰여진 다양한 서적들이 있고 유투브 컨텐츠를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다 추천하는 방법은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다.

훈장은 비단 군인 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에게도 필요하다.


비전공자라도 3~4개월 정도 공부하면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들이 있으니 접근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 만약 관심이 생긴다면 더 고급 자격증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회계적 처리 방법을 알게 되면, 그 숫자가 가지는 의미를 유추할 수 있고, 그 숫자를 놓고 여러 사람들과 전략을 논할 수 있다.


현업 경험과 숫자 해석 능력을 모두 갖췄다면,
그 사람은 미래 경영자로서 1순위 후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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