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인플루언서의 인스타 스토리를 보다가 멈칫했다. 인플루언서에게 누군가 또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던졌는데 내가 멈춘 스토리의 초점은 그 막말이 아니었다. 그런 막말에 대해 '그냥 무시하고 넘겨라'고 하는 말들이었다. 그녀는 '막말에 내가 하고픈 대응을 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해 얘기했다. 자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말에 '무시해라마라' 할 수 있는건 자기 자신뿐이라고.
나 역시 그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얼핏 '막말은 무시하고 넘기라'는 말은 위해주는듯 보인다. 뭐 실제로 그런 마음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진정으로 위하는 게 아닐뿐더러 2차 가해 못지 않은 불쾌감을 유발한다. '막말을 들으면 어떻게 해야하나요?'라고 묻지 않았기에 더더욱 그렇다. 애초에 그 의도나 마음이 다른데 2차 가해라는 표현이 너무 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의도와 무관하게 막말과 막말을 무시하라는 말은 둘 다 그녀를 존중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같다. 솔직히 나라면 막말에 대한 내 반응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것이 훨씬 불쾌했을 것이다. 대놓고 못된 놈보다 날 위하는 척하며 자신이 편한 쪽을 종용하는게 훨씬 짜증난달까.
이 스토리를 보고있자니 어제의 상담이 떠올랐다. 지진수준의 충격과 상처를 받은 것도 너무 아팠겠지만 진짜 그녀를 슬프게 만든건 부모의 말이었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거냐. 이제 그만 털어버려라.' 지진같은 일이 뒤흔들고 간 마음을 안고 버티는 사람을 자꾸만 무너지게 만드는 말이다. 우리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한번쯤은 듣기도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무심코 하기도 쉬운 말이다. 자신의 마음을 지키려는 노력은 각기 다르고,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니 당사자만큼, 당사자의 마음으로 아플 수는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감놔라 배놔라'를 멈추자. 자신이나 타인을 해치는 방식이 아닌 이상 존중해주자. 그게 이미 상처 받은 마음을 덧나게 하지 않는 우리의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