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성 <에이트>
1. 인공지능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인간의 편리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나는 그 뒤에 숨겨진 자본주의가 보인다. 인공지능의 특징은 생산성이다. 약 몇 백 년 후, 양자컴퓨터가 발달되어서 철학하고 공감하는 인공지능이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현재로서 인공지능의 최대 특징이나 강점은 정확하고 신속하고 빈틈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 있다. 오로지 생산하는 인간으로서 바라볼 때 그렇다.
2. 이 책의 부제는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이다. 인간은 인공지능에 대체될 수 있을까? 일부는 대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대체될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연히 ‘인간은 고유하고 존엄한 존재이니까 대체되지 않는다’라는 이 생각이 얼마나 나이브하고 순진한 것인지 알게 됐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러한 인간의 고유함, 존엄함, 개별성을 어떻게 살리는가이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봐도 좋다. 저자는 인간이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서 해야 할 8가지를 제시한다.
-디지털을 차단하라
-나만의 ‘평생 유치원’을 설립하라
-‘노잉’을 버려라, ‘비잉’하고 ‘두잉’하라(지식이 아닌 공감과 창조의 인간)
-생각의 전환, 디자인 싱킹 하라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하라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문화인류학적 여행을 경험하라
-나에서 너로, 우리를 보라
공감과 창조는 인간만이 할 수 있다. 그리고 상상할 것.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특권이다. 이러한 능력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 인공지능(기계)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 실리콘밸리의 천재들. 이들은 창의력 있고 상상하는 삶을 살고 있으며 그것을 자신의 일과 프로젝트에 그것을 대입한다. 그렇게 해서 만든 인공지능(기계)은 인간의 삶에 얼마나 부합하는가. 그렇게 만든 인공지능(기계)이 사람을 기계에 종속하는데 부역하고 있지는 않나?
결국 인간이 지는 능력인 공감, 창의력, 상상은 인간을 위해 써져야 한다.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극소수의 이익을 위해서 사용될 때는 인류의 미래는 암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