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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은 Feb 18. 2023

안녕하세요, 코렘어학원의 Kate입니다

이 말이 입에 붙기까지

학부모님과 전화 상담을 할 때, 항상 첫 시작은 나의 소속학원과 이름을 밝히기 마련이다. 동래 링구아어학원에서 입에 붙었던 "안녕하세요, 링구아어학원의 Kate입니다" 때문에, 2022년 12월에 양산 코렘어학원의 첫 학부모님 상담은 버벅임 속에 난항을 겪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났고, 나는 양산 코렘어학원의 학생들, 학부모님들과 제법 반갑게 인사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양산 코렘어학원이 내게 주는 장점은, 나의 티칭 자율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내가 학생들의 정확한 실력을 파악해서 티칭의 차별화를 두는 것이,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그 덕분에, 반에서 처음에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학생이 나의 추가적인 케어 속에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경우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최근에 그 학생이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주어와 동사도 제대로 모르던 제가, 원장님이 씨를 뿌려주시고 Kate쌤이 물을 주셔서 무럭무럭 자랐네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인데, 영어유치원 출신에 알고 있는 영단어 폭도 넓고, 글을 이해하는 능력도 좋은데, Grammar가 너무 기본도 안 되어있다보니 문장 해석의 정확도가 너무 떨어졌다. 단어 뜻을 연결해서 감으로 해석하는 수준이었다.


그 학생을 명사, 형용사, 부사부터 시작해서 문장의 형식, 자동사, 타동사 개념을 인지시키고, 현재 완료 시제, 수동태, to부정사, 분사, 동명사를 거쳐 최근에 관계대명사 개념까지 잡아줬더니,


요새는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에게 자기가 배운 Grammar 개념들을 자랑하면서 뿌듯해하고 즐거워한다. 2월에 친 Final Test에서는 그 학생이 Grammar 시험에서 반의 다른 학생들과 비슷한 성적을 받았다. 수동태와 분사가 범위였는데, 현재분사/과거분사 문제 25문제를 모두 맞춘 그 학생 덕분에 나도 감탄했다. 본인도 너무 신나했다.




얼마 전에, 보드마카와 필기구를 동래 링구아어학원 입사 때 받았던 종이컵에 아직도 담아다니던 내게,


양산 코렘어학원의 한 여학생이 낡은 종이컵 들고 다니는 내가 신경쓰인다며 품 속에서 검은 필통을 하나 꺼내서 내밀었다. 나를 세심하게 신경써주는 그 학생의 예쁜 마음 덕분에 눈물이 찔끔 났다.


덕분일까, 요새는 학부모님과의 전화상담 때 신나게 이야기한다. "안녕하세요, 코렘어학원의 Kate입니다" 이제서야 내게 이 말이 자연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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