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UvmAGPFETzI?si=mzds0LrQ9HIKYNlX
https://youtu.be/C6CeA6vRtW4?si=euaE6NPTOmxrt66v
숏폼을 자주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위 링크의 곡을 한 번 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2020년에 히트한 ‘death bed’라는 곡인데, 이 글의 주인공은 바로 이 곡의 원곡자 비바두비(beabadoobee)다.
그녀의 새 앨범, 정규 3집 [This Is How Tomorrow Moves] 중 일부를 리뷰해보았다.
Beabadoobee
비바두비는 필리핀에서 태어난 영국 싱어송라이터로, 독특한 인디 팝과 얼터너티브 록 스타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비바두비는 2000년 생이지만, 90년대 얼터너티브 록과 그런지 사운드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녀의 곡들은 대체로 잔잔하고 멜로딕한 기타 리프, 부드러운 보컬, 감성적인 가사로 이루어져 있고, Lo-fi와 드림팝 요소도 보여주며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듯한 비바두비라는 예명은 데뷔 전, 음원 판매 사이트에 사용할 ID가 필요해 비공식 인스타그램 ID를 적어넣던 중 탄생했다. 그 ID가 바로 ‘beabadoobee’였고, 이 이름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예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비바두비는 The 1975, Wolf Alice, Pale Waves 등이 활동하고 있는 레이블 Dirty Hit과 계약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17년에 첫 데뷔 싱글 ‘Coffee’를 발표하며 음악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 곡이 캐나다인 래퍼 Powfu의 곡 ‘death bed’에 샘플로 사용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BBC Sound of 2020"에 지목되었고, 월간 팔로워 2,800만을 돌파해 그 인기를 입증했다.
2018년 발매된 첫 EP [Lice]와 [Patched Up]에서는 Lo-Fi 사운드와 진솔한 가사가 돋보였으며, 이를 통해 그녀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립하게 되었다. 또 2019년에 발매한 EP [Space Cadet]에서는 펑크와 슈게이징이라는 인디 씬의 유행을 따르면서도 90년대 스타일의 멜로디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2020년에 발매된 데뷔 정규 앨범 [Fake It Flowers]는 그녀의 대표작으로, 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을 바탕으로 진솔하고 깊이 있는 감정을 표현했다. 2021년에는 EP [Our Extended Play]를 발표하며 더욱 발전된 사운드를 선보였고, 2022년 두 번째 정규 앨범 [Beatopia]에서는 더 실험적이고 다채로운 음악적 시도를 보여줬다. 계속해서 확고하지만,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자신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립해나가고 있는 그녀의 정규 3집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Track 1. Take A Bite
인트로의 기타와 드럼 사운드 위로, 몽환적인 목소리 스무스하게 들어와 조화를 이룬다. 3분이 넘지 않는 컴팩트함을 가진 이 곡은, 미국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뛰어난 프로듀서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릭 루빈(Rick Rubin)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의 섬세한 프로듀싱이 곡의 감성적 깊이를 더하고, 비바두비의 독특한 음악적 색깔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Track 4. Real Man
어딘가 재지한 느낌이 드는 리듬과 여유로운 분위기의 건반 사운드가 부드럽게 흐르고, 더블링 기법을 통해 보컬에 풍부함과 깊이를 더한다. 전반적으로 가볍고 통통 튀는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사운드가 여유로움을 만들고, 전체적으로 반음정씩 하향하는 음정으로 이루어져 다크하고 딥한 느낌을 주어 대조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지막에는 페이드 아웃으로 마무리되어 여운을 남긴다.
Track 6. Girl Song
서정적인 건반 사운드로 시작하는 곡. 차분한 분위기의 보컬이 건반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건반과 보컬 단 두 가지 악기만으로 구성된 미니멀한 트랙이다. 비록 악기 수는 적지만, 비바두비만의 음색이 더욱 잘 드러나 매력적인 곡이다. 심플하면서도 비바두비의 음악적 본질을 잘 표현하고 있다.
Track 7. Coming Home
어쿠스틱 기타가 연주하는 빠른 3/4 왈츠 리듬이 특징인 곡. 생각보다 속도감이 있지만 감성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분위기는 여유롭지만 인트로 없이 바로 시작해 곡의 진행이 빠른 편이다. 중간 중간 관악기와 타악기, Vox가 추가되어 곡에 풍성함을 더하고 있다.
보컬 없이 악기 사운드만 등장하는 구간에서는, 마치 폐장 시간이 다가온 저녁의 놀이공원의 회전목마가 떠오르기도 한다. 다채로운 악기들이 어우러져 신비롭고도 서정적인 느낌을 감각적이고 상상력 넘치게 표현해냈다.
Track 8. Ever Seen
도입부에서는 비교적 차분한 느낌으로 진행되지만, 진행될수록 경쾌함과 속도감도 함께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일정한 박자의 비트 위로 등장하는 드럼 사운드가 앞으로 푸쉬하는 느낌을 주고, 빠르게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처럼 생동감 있게 표현된다. 또한 브라스 사운드가 포인트로 들리며 풍부한 음향적 층을 더하고, 몽환적인 보컬 사운드와 에너제틱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드라이브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가도 손색 없을 곡이다.
Track 13. The Man Who Left Too Soon
가볍고 산뜻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곡. 경쾌하면서도 중심을 잡아주는 어쿠스틱 기타 위로 건반을 사용하여 가볍고 신비로운 포인트를 추가했다. 첼로를 포함한 스트링 사운드가 포인트로 사용되어 곡에 깊이와 감성적인 요소를 더하고, 공간감 있는 사운드를 통해 나비가 사뿐히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2분이라는 상당히 짧은 곡 길이지만, 다양한 악기와 음향적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깔끔하면서도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곡의 마지막에는 저음역대의 스트링 사운드로 무게감을, 또한 vox와 건반 사운드를 추가하여 또 다른 느낌을 보여주며 마무리된다.
This Is How Tomorrow Moves
비바두비의 세 번째 정규 앨범 [This Is How Tomorrow Moves]는 미국의 전설적인 프로듀서 릭 루빈(Rick Rubin)과 협력하여 제작된 앨범으로, 음악적 성숙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과 같은 앨범이다.
이번 앨범은 그녀의 기존 인디-포크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한층 더 따뜻하고 세련된 사운드를 추가했다. 앨범의 주제는 성숙해지는 과정에서의 자기 수용과 성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특히 ‘Tie My Shoes’와 ‘This Is How It Went’ 같은 곡들에서 삶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바두비는 이번 앨범 작업 중에 있었던 투어나 여행 중 아팠던 날도 많았고, 오랜 시간 함께 했던 남자친구와의 이별까지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스윗한 사랑 노래를 주로 만들던 그녀는 이번 앨범에서 사랑의 다른 이면에 대해서도 노래하며 음악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더욱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바두비의 음악은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멜로디와 감성적인 가사로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곡부터, 강렬한 록 사운드와 에너지 넘치는 기타 리프가 특징인 곡까지 다양하다. Lo-Fi 사운드를 사용해 소박하고 진솔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친근감을 주기도 한다. 팝, 인디 록, 포크 등 다양한 장르를 혼합하여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내며, 각 곡마다 모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비바두비의 초창기 EP에서는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두드러졌지만, 현재는 여러 사운드가 가미된 얼터너티브적 사운드를 통해 록 장르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다. 특히 이번 정규 3집에서는 90년대 포크 록 뮤지션들에서 영감을 받은 록 사운드가 음악적으로 성장한 비바두비의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준다.
비바두비의 세 번째 정규 앨범 [This Is How Tomorrow Moves]는 그녀의 음악적 성숙을 분명히 보여주는 앨범이다. 과거의 매력적인 사운드와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번 앨범은, 팬들과 새로운 리스너들 모두에게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written by.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