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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파노 Dec 28. 2022

개고기

인간성 말살

신작로에 김이 모락모락 피워 오른다. 차에 치인 누렁이가 아직도 숨을 깔딱깔딱 쉬고 있었고 그 녀석이 쏟아 흘리는 피에서 오르는 김이었다. 아직 죽지는 않았다. 도로 위로 짐차를 몰던 조(Joe)의 작은 아버지는 주위를 살피며 차를 세운 뒤, 죽어가는 누렁이에게로 다가갔다. 죽어가는 누렁이를 보면 반색을 하며 환하게 웃은 뒤, 짐칸에 죽어가는 누렁이를 싣었다.

 

‘그렇게 누렁이는 누군가의 식자재가 되어 짐칸에 실렸다.’

 

작은 아버지는 그 길로 누렁이를 싣고 집으로 가서 물을 끓이고 개를 불에 태워 내장을 발라냈다. 그리고는 드럼통에 솥단지를 올리고 개의 피를 뺐다. 그리고는 갖은 채소를 준비했다. 마늘, 대파, 생각, 들깻가루 및 고춧가루 그리고 양념장도 만들었다. 늘 상 집에 준비된 참나무 장작에 불을 지폈고 기쁜 마음으로 누렁이를 끓이고 또 끓였다.

 

조가 누렁이를 맛보게 된 것은 다음날이었다. 개선장군이라도 된 듯 어깨가 으쓱하는 마음으로 누렁이의 고기들을 국간통에 담아 형님네 집으로 이른 새벽에 찾아갔다. 형수의 이름을 뱃속에서부터 나오는 포효와 같은 소리로 부르면서 자기를 맞이해 주기를 바랐다. 형수는 국통에 담긴 고깃국을 보며 무엇인지 물었고 조의 작은 아버지는 길에 치어 죽어가는 개를 가져다 끓였노라고 말했다. 형수는 그 고깃국이 반가워 웃기 시작했다. 마침 집에 먹을 만한 반찬이 떨어져 가던 차라고 말했고 사고가 나서 장애인이 된 자기 아들에게 몸보신을 시킬 생각에 한껏 들떴다. 하지를 못 쓰는 아들은 휠체어에 올라타 살았다. 팔이 다리였고 몸을 움지락 거리는 수단이었다. 그런 불쌍한 아들이 고깃국 냄새를 맡고 나오며 웬거냐며 묻고 또 물었다. 고깃국을 본 아들은 엄마를 재촉하며 주방으로 가서 고깃국을 얼른 퍼달라고 말했다. 엄마가 재빨리 한 그릇을 퍼주자 맛을 보더니 남자가 끓인 국이라 그런지 갖은 인상을 찌푸리며 불만을 토했다. 그의 말에 엄마는 온화하게 웃으며 엄마의 정성이 들어간 양념을 더해주겠노라며 팔을 걷어 부치고 갖은양념을 더했다. 불을 알맞게 조절했고 맛이 들도록 졸여가며 맛있게 끓였다. 이내 엄마의 정성이 들어간 누렁이 고깃국이 완성되었다. 조의 작은 아버지는 이런 멋진 식탁을 제공했다는 영웅심에 어깨가 들썩했고 형수이자 엄마는 아들에게 먹일 양식이 감사했다. 하지를 못 쓰는 조는 혀가 삶의 낙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혀를 만족시킬 고깃국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그들에게 국은 달고 맛있었다. 식감이 일품이었으며 식당에서 사 먹는 것과는 다른 고깃국의 맛이 났다. 겉보기에 식탁은 풍성했다. 그렇지만,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개를 먹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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