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 하트 생일케익 만들기

직접 만든 케이크로 정성을 선물하자

by ASTR

휴가를 냈다. B가 생일이기 때문이다. 근데 B는 휴가를 못냈다. 그럼 나 혼자 뭐하냐고? 뭐하긴 남자요리해야지.


생일이니까 생일 케익을 만들기로 한다. 할머니와 엄마가 내 다짐을 듣더니 이렇게 말한다.


"만들어서 맛없는거 주지 말고 그냥 사서 줘라."



그말에 눈물을 흘렸지만, 상처를 받진 않았다. 한번 만들어보는거지뭐, 그게 남자요리의 정신이니까.



재료는 아래와 같다. 초코케익믹스. 달걀. 마시멜로우. 다크초콜릿. 하트모양. 간단하지?


요 앞에 제빵기구 파는 곳이 있다는 첩보를 들어서 있는지도 몰랐던 그곳에 가서 재료를 좀 샀다. 앞으로 요긴하게 들릴듯.


"아니 누구 줄라구 여자친구?"

주인 아주머니가 묻는다.

"네, 뭐 그렇죠."

"아이구 여자친구한테 하는것 만큼 엄마아빠한테도 좀 해봐요."


크윽. 치명상. 점심에 집에 들린 아버지가 요리하고 있는 나를 보더니 똑같은 말씀을 하셔서 2연타. 죄송합니다. 더욱 효도하겠습니다.


어찌됐건 요리는 시작됐다.



핵심은 이 초코케익믹스다. 마트에서 파는 물건인데, 이게 진짜 물건이다. 세상 좋아졌다. 오븐 없이 전자렌지만으로 케익을 만들 수 있다.



내용물을 꺼내보자. 믹스가루랑 오일, 그리고 종이 틀이 들어있다. 알차기도 해라.



믹스가루를 탈탈 털어서 유리 볼 안에 넣는다.



물 100ml와 달걀 1개를 깨서 넣어준다. 우유가 있으면 우유도 살짝 넣어주면 좋겠다.



휘젓다가 오일도 넣어준다. 그럴듯한 반죽이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까진 유치원생도 따라할 수 있는 기초적인 아주 남자요리다운 프로세스.


다음이 문제다. 이제 전자렌지에 돌려야 한다. 종이호일을 틀에 깔고 쫙쫙 펴준다. 최대한 얇게 펴주는게 일이다.



전자렌지에 4분 돌리면 이런 X같은 모양새가 된다. 그래도.. 냄새는 좋다. 희망을 가져야지. 아직 망하지 않았어.


나온 빵을 하트 모양으로 눌러 각을 잡아준다. 이 모양대로 케익을 만들것이다.


다음은 비장의 무기 마시멜로우다. 칼로리 폭탄에 지구 몇바퀴를 돌아도 안없어진다는 악명이 있지만 적당히 먹으면 괜찮다. 괜찮을거야..


마시멜로우 적당히 반으로 잘라서 물 한 숟가락 정도를 넣어준다. 그리고 녹을 때까지 전자렌지에 돌려준다. 그럼,


이런 질척한 상태가 된다. 쫀득한 초코파이 마시멜로 같이 말이다. 자, 그럼 이걸 아까 하트 모양 빵과 빵 사이에 샌드로 넣어준다.



그럴듯하네 그럴듯해. 자, 이제 겉에 초코로 범벅을 할 차례다. 초코는 진리.


따뜻한 물에 중탕해서 녹여준다. 그리고 케익 위에 마구 뿌려준다. 우리 삶의 고뇌와 지루한 일상의 탈피 같은 표출을 하는거다.

[특이점이 왔다]


뿌리면 이런 비주얼이다. 아 보기만 해도 달아. 뿌릴때 평평하게 모양을 잘 잡아주는게 중요. 안그럼 못생긴 케익이 나온다. 나처럼.


이 상태를 냉장고에 얼마 동안 보관해두면 초콜릿이 굳는다. 이제 포장해보자.


상자에 담으면 초코케익 만들기 끝! 엄마가 그냥 초코파이 아니야? 라고 했지만 초코... 케익이야 라고 대답했다. 초코파이... 아니야.


어쨋든 마쳤다. 이제 같이 먹어봐야지. 남자요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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