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란 무엇일까? 대체 어떻게 생긴 사랑의 종류일까? 아이를 낳자마자 샘솟는 아름다운 감정이 아니었나?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수술로 만난 아이여서 그런 건지, 출산 후 많이 아팠기 때문인지……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가신 후, 육아란 나에게 추가업무 같은 것이었다. 끝나지 않는 프로젝트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것 같았다.
유독, 내 시간만 멈춰져 있는 듯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며칠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딸아이의 시간 속을 걸어가고 있었다. 엄마로서 삶이 시작되고부터 나의 하루는 스치듯 지나가 버린다. 나의 하루가 아닌 그녀의 하루라 생각되던 나날들.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을 위한 나날들이라 생각했던 몇 개월은 단 이틀 만에 바뀌었다. 아이의 정기검진이 있었고, 아이는 접종열로 힘겨워했다. 정신이 없었다. 멈춰져 있던 순간들은 깨어지고, 아이의 울음소리가 가슴을 파헤쳤다. 몸이 세 개였으면, 팔이 네 개였으면 좋겠다는 터무니없는 상상을 해 보며 남편과 아이를 간병하다 맞이 한 다음 날 아침. 드디어 열이 떨어졌다. 그리고 나의 평범한 일상, 스치듯 지나가버리던 순간들에 감사함이 스며들었다. 아이에게 젖을 물리던 순간들, 기저귀를 갈아주던 그 무수한 순간들…….. 이렇게 그냥 존재해 주는 내 아이에게 말이다. 그렇게 나의 모성애는 자라났다.
나에게 모성애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들로 쌓여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점점 더 깊어지던 감정은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나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감정이란 걸 알게 되었다. 나는 더 이상 주인공을 빛내던 존재가 아닌, 그 소중함을 만들어가는 주인공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그녀 덕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