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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문학자소년 Aug 12. 2015

요람에서 무덤까지

별의 탄생과 죽음

진 시황제의 거대한 무덤. 그리고 무덤을 지키는 병마용들.

진 시황제에게는 큰 바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불로불사,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것. 하지만 그도 신이 아닌 인간인지라 기원전 210년, 그는 죽음을 맞이하고 맙니다. 이렇듯 어떠한 사람도 늙지 않을 수 없으며 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죽음이라는 개념이 우리들(식물, 동물, 세균...)에게만 존재할까요? 그렇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밤하늘을 보면 많은 별들이 떠있습니다. 각각의 별들은 거리가 멀어 빛이 지구에 도달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태양계의 핵심인 태양을 보더라도 우리는 약 8분 전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각각의 별들의 거리는 다르다보니 도착하는 시간도 차이가 나게 됩니다.

빛은 1초에 30만 Km를 진행합니다. 우리가 스위치를 올리는 순간 불이 켜져 보이는 것은 광원과 '나'와의 거리가 짧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죠.(전기의 속도도 빛의 속도와  일치합니다.) 하지만 광원과 '나'의 거리가 많이 멀다 보면 빛이 오는데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즉 우리는 별들의 과거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별은  지구로부터 모두 같은 거리에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각각의 거리가 달라 우리가 보고 있는 별들의 모습들이 모두 다른 시간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것입니다. 이 별은 100만 년 전 모습. 저 별은 720만 년 전 모습. 이렇게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별을 관측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이미 그 별은 죽고 없어진 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별도 유한한 존재입니다. 평생 동안 별이 되어 밤하늘을 빛 출수 없습니다. 오늘은 그런 별들의 탄생, 삶, 죽음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별의 삶과 죽음에 관하여 전에 참고 부분에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참고 부분으로 남겨 놓기에는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많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별의 인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질량'입니다. 질량에 따라 여러 가지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럼 별의  요람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별의 탄생

거대 분자운인 '독수리 성운'

별이 태어나는 곳, 바로 성운입니다. 성운은 성간물질들이 모여 우주상에 구름처럼 보이는 것을 말하는데 성간물질에는 크게 '성간먼지'와 '성간 기체'가  존재합니다. 성간먼지가 빛을 산란시켜 그 뒤의 별빛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죠. 그런 성운들 중에서도 온도가 낮고 밀도가 높은 성운이 있습니다. 바로 '거대 분자운'인데 거대 분자운의 특징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면

1. 주로 수소분자로 구성
2. 물질의 상태가 분자이다 보니 밀도가 높다.
3. 크기는 수십pc에 이른다.(1pc=약 3.26 광년)
4. 질량은  태양의 10^5배 정도이다.
5. 온도가 극히 낮아서 중심온도는 약 10k 정도이다.

별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성운의 상태가 밀도가 높고 온도가 낮아야 하는데(온도가 낮아야 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1번 참조) 조건을 만족시키는 성운이 바로 거대 분자운입니다. 거대 분자운이 다른 거대 분자운과 만나게 되거나 주변 초신성 폭파의 잔해, 은하의 밀도가 높은 나선팔 부위를 지나게 되면 어느 정도 별 자체의 질량이 생겨 중력이라는 것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체 중력에 의해 여러 덩어리들로 쪼개지게 되고 그런 쪼개진 별들이 별의 어린 시절인 '원시별'이 됩니다. 따라서 한 거대 분자운에 여러 별들이 무더기로 탄생되게 됩니다.


원시별

IRS2별 주위의 성운, 이곳에서 많은 원시별들이 발견 되었습니다.

성운에서 처음 태어난 별들은 역학적으로  불안정합니다. 그래서 중력을 가지게 되었을 때부터 각각의 중심 부근으로 '중력수축현상(중력으로 인해 성운의 중심으로 모이게 되는 것)'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때 높은 곳에 있던 것이 낮은 곳으로 이동할 때 생기는 에너지인 퍼텐셜에너지(위치에너지)가 열 에너지로  전환되면서 빛을 내게 되지만 아직 주위에 많이 남아있는 물질들로 인해 빛이 산란, 흡수, 재방출에 의하여 별의 탄생 지역은 강한 적외선을  방출하는 곳으로  관측됩니다. 불안정한 별의 내부는 열적, 역학적 평형을 찾아가면서, 그리고 주위의 물질들을 밖으로 쓸어내면서 안정된 별로 자리를 잡아 가는데 이 단계를 '전주계열성'단계라고 칭합니다.


별 주위 원반의 상상도.

전주계열성

전주계열이란 별이 주계열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를 말합니다. 즉 주계열성의 특징 중 하나인 별 내부에서 수소 핵 융합 반웅이 일어나기 전까지를 말합니다. 계속되는 중력수축으로 증가하는 원시별의 내부 온도는 바깥쪽으로 대류에 의해 전달되고, 원시별은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그에 따라 중심 온도는 계속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중심부의 온도가 일정 수준까지 올라가게 되면 중심에서 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때부터 별의 일생의 80%를 차지하는 '주계열성'단계에 들어가게 됩니다.

갈색왜성의 예상 상상도.

 하지만 모든 원시별들이 주계열성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질량이 태양보다 8% 이하인 경우 중심부의 온도가 수소 핵 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온도인 1000만 k까지 이르지 못하여 핵 융합이 일어나지 않아 별이 되지 못합니다. 비록 핵 융합 반응은 일어나진 않지만 수축에 따른 중력 수축 에너지로 인해 강한 자외선을  방출하는데, 이러한 천체를 '갈색왜성'이라고 합니다.(여담이지만 전주계열성의 반대말은 이번주계... 여..ㄹ.ㅅ..ㅓ..ㅇ. 죄송합니다.)


주계열성

우리가 늘 함께하고 있는 태양, 밤하늘에 보이는 별들 대부분이  주계열성입니다.

별의 삶에서의 80%를 차지하는 주계열성 단계. 그리고 핵 융합 반응이 시작되는 단계. 바로 주계열성 단계입니다. 주계열성 단계에서는 수소 원자핵 4개를 태워 1개의 헬륨 원자핵을 만드는 수소 핵 융합 반응을 하게 됩니다. 이때 질량이 결손 되게 되는데 결손 된 질량만큼 외부로 에너지가 방출되게 됩니다. 바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질량-에너지 동등성(E=mc^2. 이때 m은 손실된 질량, c는 빛의 속도입니다.)에 의해 에너지가 나오게 됩니다.(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나중에 한번 다룰 예정입니다.) 이로 인해 별은 밖으로 빛(에너지)을 방출하게 되는데 그 양에 따라 7등급으로 분류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O, B, A, F, G, K, M 의 순서로 밝기가 낮아집니다.(지구 2를 보면 이 내용이 나오는데 가장 쉽게 외우는 법은 'Oh be a fine girl, kiss me!'라는 문장을 만들어서 외우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O단계의 별은 파란색을 띄는데 빛을 많이 내보내고 그만큼 질량이 큽니다. 그러나 M단계의 별은 붉은색을 띄는데 상대적으로 빛을 적게 내보내게 됩니다. 그 대신 질량이 큰 별들이 진화를 더 빨리 하게 되는데 따라서 O단계에 있는 별들은 주계열성에 머무르는 기간이 1200만 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참고로 태양은 100억 년 동안 주계열성에 머무릅니다, 태양은 G) 그 후 별 내부의 수소가 모두 고갈되면, 수소 핵 융합 반응이 끝나게 되면 별들은 자신들의 삶의 노년기로 접어들게 됩니다. 이 노년기는 별들의 질량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태양의 질량과 비교하면서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태양과 질량이 비슷한 별

수성을 삼키는 적색거성과 행성상 성운, 백색왜성.

중심부에서의 수소 핵융합 반응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자, 핵은 수축해 갑니다. 수축하는 핵에 의해 중력수축에너지가 발생하고 이 에너지는 핵의 바깥 부분 수소층을 가열시켜 핵 융합 반응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별의 외부층은 팽창하고 광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렇게 별은 '적색거성'이 됩니다. 만약 태양이 나중에 적색거성이 된다면 현재 보다 반지름이 100배 커지며 광도도 1000배 정도까지 커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지구는... 살수 없는 행성이 되는 것이죠.(하지만 정말 미래의 일입니다. 그러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중심부에 있던 헬륨 3개가 만나 탄소로 치환되면서 핵반응은  마무리됩니다. 이 때 탄소로 가득 찬 중심부는 다시 중력수축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수축과 중심부의 가열로 인한 팽창을 반복하게 된다면 외피가 떨어져 나가, 홀로 남은 뜨거운 중심핵 주위에서 열을 받으며 성간 물질 속으로 팽창해 가는 가스껍질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를 '행성상 성운'아라고 칭합니다. 이 결과 질량이 작아진 별의 중심핵은 탄소의 연소가 일어날 온도를 얻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홀로 남은 중심핵은 창백한 '백색왜성'이 되어 점점 식어가게 됩니다. 갈색왜성, 흑색왜성... 그렇게 별은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태양보다 질량이 5배 큰 별

게성운, 중성자 별 중의 하나인 '펄서'  그리고 은하 앞을 지나가는 '블랙홀'

질량이 큰 별은 수소 핵 융합 반응을 빠르게  진행하면서 적색 초거성이나 극대거성으로 진화합니다. 별이  진화하면서 별의 중심부에는 수소-헬륨-탄소-산소-네온-마그네슘-규소-철의 순서로 핵 융합이 일어나는데 중심부에 철 밖에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불안정한 별은 폭발해 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별은 '초신성'이 되고 이때 떨어져 나간 외층은 빠른 속도로 성간 물질 속으로 빠져 나가고 홀로 남은 중심핵은 계속 붕괴하여 양성자와 중성자가 하나로 합쳐 저 중성자가 된 '중성자 별'이 됩니다. (이때 중성자 별이 자전을 빠르게 하면 위의 그림과 같은 '펄서'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태양보다도 질량이 매우 커서 중력이 너무 강해져. 즉, 중력이 모든 힘 보다 우월해지면 무한히 작은 크기로 수축할 때까지 중심핵으로 모여들게 됩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별들의 최후를 '블랙홀'이라고 불립니다. 블랙홀은 알다시피 모든 물체를 빨아드릴 뿐만 아니라, 빛 마저도 빨아드려 빛조차도 탈출할 수 없는 천체가  만들어지게 됩니다.(후에 다루겠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강하게 작용할수록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데 블랙홀의 어느 지점부터는 중력이 너무 강하여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는 경계성이 있습니다. 이 경계선을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블랙홀은 시간과 공간마저 왜곡시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죽어서 땅에 묻히게 되면 우리들의 살과 피가 분해되고 우리는 다시 땅으로 돌아갑니다. 우리가 땅이 된 후 거기에선 또 다른 생명체가 싹을 틔우게 됩니다. 이렇듯, 우리들은 돌고 돕니다. 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별이 태어나고 성숙해지고 그리고 죽음. 죽음의 과정에서 별은 우주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물질을  방출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방출된 물질이 다시 또 다른 별의 영혼, 육체가 되어 밤하늘을 밝힐 것입니다. 아주 환하게 말이죠.-천문학자소년-


경사났습니다.

살면서 이런일을 다 겪어보네요ㅠㅠ. 저의 글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유익하고 재밌는 글로 오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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