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떠도는 호수처럼

by 수우미양가


붉은 토끼풀



북아메리카대륙 어느 지방에서 귀화한 붉은 토끼풀이 살고 있는 우리 옆집 정원엔 동네여자들이 흘깃대며 던지고 간 호기심의 눈빛들이 매일 수북이 쌓였다

옆집과 철조망 경계가 전부인 우리 집 정원에는 옆집에 사는 붉은 토끼풀이 흘깃흘깃 던진 옆 눈들이 매일 수북이 쌓였다.

붉은 토끼풀이 내 집 정원에 발 들여놓기 시작한 건 서너 해 전 일이다.


철조망의 성근 구멍으로 빨간 발 하나를 슬쩍 들이밀 때 모르는 척 눈감아 준 건 세 곳의 방향을 염두에 둔 잎들과 쉽게 늙을 수 있는 꽃의 순서 때문이었다.

담 하나 사이의 토양인데 붉은 토끼풀은 내 집 정원에서 유독 붉게 빛났다. 빠른 속도로 군락을 이뤘다.


담장 안의 공터는 점점 더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붉은 토끼풀이 터를 옮긴 것도 꽃 색이 진해지는 것도 나는 모두 붉은 토끼풀의 소관이라 생각했다.


날마다 허공을 향해 축포를 터뜨리는 붉은 토끼풀,

꽃 한줄기를 뽑아 살짝 구멍을 뚫고 또 다른 하나를 그 구멍에 밀어 넣어 꽃반지를 만들었다. 엇갈리면서 어우러진 꽃송이가 둘이어서 더욱 붉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