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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기자 Feb 08. 2022

직장생활 11년만에 10일 이상 쉬다

동그랑땡, 잡채

브런치에 상세하게 쓸 순 없지만...(그래서 좀 안타깝지만)

2021년은 개인적으로 너무 분주한 해였습니다. 안기자로서나, 안기자 본체로서나 쉬는 시간이 확 줄어들었습니다. 일이 다 끝나면 저녁에 한 1시간 정도 아주 좋은 경치를 보며 산책하는 게 소소한 휴식이었는데, 산책이 가능한 날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확 줄었고, 모든 일을 다 마치면 바로 자야만 하는 그런 기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괜찮았습니다.


하반기에 접어들 수록 밤에 잠이 안 오는 게 아니라 자기가 싫었습니다. 자면 내일이 오니까요!!! 그래서 꾸역꾸역 2시까지 안 자다가 다음 날 피곤한 상태로 일을 시작하고, 개인적으로 생전 안 해 본 일을 해야 했어서 그 스트레스가 좀 심했던 것 같습니다. 그 업무만 처리하면 오전인데도 기진맥진하고 노트북은 쳐다도 보기 싫은 그런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위기를 겪었는데 이번에는 좀 심했던 것 같았습니다. 이런 상태는 올 초까지 이어졌고 누군가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솔직히 신기했어요. 그 많은 일을 불평 안하고 다 하는 게요. (일이) 잘 맞으신가봐요."


아니요...아니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딱히 그런 말을 할 상황은 아니었고, 결국 저는 직장생활 11년 처음으로 긴 휴가를 쓰게 되었습니다. 설 연휴까지 모두 합쳐 총 18일이네요.


이제 곧 있으면 복귀를 하지만 개인적으로 많이 충전하고 있습니다. 책도 몇 권 읽었고, 영화도 보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도 보내고, 혼자서도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혼자 놀 때 아주 좋은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건 바로 전시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미술관에 가나, 갤러리에 가나. 궁금했는데 인기있는 전시 예약은 무슨 콘서트 티켓팅처럼 1분만에 매진됐고, 예약이 쉬운 전시도 가면 사람이 그득그득 했습니다. 최근 현대미술관에서 본 아이웨이웨이의 전시나 이건희 컬렉션 같은 경우는 적어도 그 시간 만큼은 눈 앞의 작품과 그 분위기에 몰입하게 돼 뇌에 휴식을 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원근법 연구, 아이웨이웨이, 현대미술관 서울관, 내가 찍음
제목 생각 안 남, 이건희 컬렉션, 리움, 내가 찍음


그리고...복귀를 하면 또 힘든 순간을 자주 마주치겠지만, 적어도 긴 휴가를 허락해 준 데스크와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은 떠올려야 한다는 다짐도 하게 됐습니다. 오늘 이 글도 이 다짐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합니다. 글이 아주 순해졌네요. 역시 사람은 쉬어야 돼...


이렇게 끝낼 수는 없으니 직접 만든 동그랑땡과 잡채 사진 투척하고 끝내겠습니다.



돼지고기, 파, 계란으로만 만듦. 핵맛있음.



당면, 양파, 시금치, 돼지고기, 양념. 이것도 성공. 너무 많이 해서 남은 건 냉동실에 넣어둠. 잡채 생각보다 안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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