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베이 과자와 미래

by 안기자

집에 도착하기 100미터 전이었다. 트럭에서 과자를 팔고 있었다. 과자는 예전에 흰색 붕어빵 봉투에 넣어 팔던 그 옛날 과자, 센베이 과자다. 동그라미가 정육각형으로 뭉쳐져 있는 달달한 과자랑 부채꼴 모양에 김 가루가 박힌 거랑 생강 맛이 나서 예전엔 절대 안먹었던 흰색 과자. 한 봉지에 5000원인데 저걸 사면 나한테 득이 될 게 없었다. 저거 다 먹으면 내 살... 당연히 한 봉지 샀다.


왜이렇게 맛있지? 도대체 왜이렇게 맛있지? 왜이렇게 맛있지? 계속 먹다가는 정말 바닥을 볼 거 같아 얼른 찬장 안에 집어 넣었다.


근무하는 일요일이었다. 가능한 기사 거리는 요즘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플랫폼에서 찾으려고 한다. 대표적인게 유튜브다. 한국야쿠르트가 새로운 유튜브 채널을 시도했다. 30세 신입사원이 편집까지 다 하는 그런 채널이다. 컨펌도 안받는다고 했다. 야쿠르트는 내가 겪은 출입처 중 손 꼽히는 보수적인 회사다. 나쁘다는게 아니다. 스테디셀러가 있는 회사의 특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회사가 '더 이상은 이런 문화로는 안되겠다'고 여긴 듯 한 점이 잘 느껴졌다.


9매 남짓한 기사를 마감하고 다시 기사거리를 찾아 헤맸다. 이번엔 페이스북이었다. (나도 안다. 기자는 현장에서 기사를 찾아야 한다는 거. 그런데 요즘엔 SNS도 좋은 현장이 된다.) 그리고 거기서 좀 아픈 글을 봤다. 50대를 목전에 둔 부부가 동시에 각자의 직장에서 정리해고 대상자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들은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미래를 내다볼 생각은 못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이 부부의 사례를 소개하며 앞으로 위험을 감수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도 매일매일 마감하고 다음 마감하기에 바빴다. 그렇다고 미래 고민을 안하는건 아니다. 솔직히 기자의 미래가 어떤지 나도 정말 궁금하다.


그래. 세상은 정말 빨리 변하니까. 그래도 성실히 살아온 사람들이 도태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


그저께 산 옛날 과자를 다시 씹었다. 여전히 맛있고 달달했다. 요즘 허니버터칩이니 뭐니 하는 쌈박한 과자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그런 달콤함이다. 저 과자들도 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에 가면 5000원이 아니라 5만원이 될 게 뻔했다. 콘텐츠를 어떻게 포장하느냐, 그 콘텐츠가 무엇인가 고민해야 될 때라는 걸 직감했다. 50년 역사의 야쿠르트도 변화를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