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나물 맛없게 무치는 법

디테일의 차이

by 안기자

나는 나물을 좋아하는데 나물 무치는 거 너무 어렵다. 작년에 잘못 배달 온 시금치 무쳐봤는데 대노맛이었다.


이번에 다시 도전했다. 데친 시래기와 숙주를 샀다. 비빔밥 제대로 만들어 먹어야지~ 룰룰루~ 유튜브로 예습 여러번 하고 했다. 결과는 아래. 나쁘지 않은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과는 나빴다. 숙주 나물도 별 맛이 없고 시래기는 너무너무 질겼다.


아니 시래기가 도대체 왜 질기지?태어나서 질긴 시래기나물은 처음이었다.


문제는 내가 잘 안다듬었기 때문이다. 시래기는 줄기 쪽의 껍질을 일일이 벗겨내야 하는데 나는 한 3개 벗기다가 말았다. 어우씨. 나 직장인인데 언제 껍질 벗기고 있어~ 별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름에 볶고 나자 줄기 부분이 너무 질겨서 씹기가 거북할 정도였다. 게다가 마늘을 너무 많이 넣었는지 마늘 향이 좀 셌다.


그리고 숙주나물은 진짜 아직도 이해가 안가는데 소금을 넣어도 넣어도 싱거웠다. 그리고 유튜브는 감칠맛을 위해 국간장을 넣으랬는데 그것도 실패 요인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더 문제는 다음날이었다. 일단 모든 음식이 냉장고에 들어가면 맛이 좀 없어지긴 한다. 다음날 반찬으로 두 나물을 꺼내 먹었는데 그 점을 감안해도 예상보다 더 맛이 없어졌다. 숙주나물은 그냥 이건 뭔 맛도 아니고 시래기 나물은 이제 비린 맛까지 났다...ㅠㅠ


한식이 이렇게 어렵다. 솔직히 시래기 나물, 숙주 나물, 너무 평범한 반찬 아닌가. 맛있으면 당연한데, 디테일을 좀만 놓치면 젓가락은 가지도 않는 그런 음식이 돼 버린다.


음식이라도 대충대충 하면 안되나~


기사도 마찬가지다(갑분 기사 얘기). 같은 기사여도 사진 하나 넣고, 안넣고의 차이가 확 난다. 별거 아닌 오타여도, 일단 오타가 하나 발견되면 그 기사 자체에 대해 신뢰가 낮아진다. 좀 억울하긴 하지만 왜 디테일, 디테일 하는지 일상생활의 여러 곳에서 증명되고 있다.


때로는 지친다. 두세번 팩트 체크하고, 오타 체크하는 게 버거울 때도 있다. 그렇게 체크해도 실수가 나올 때도 있고.


그래서 이제 나물은 그냥 사먹거나 엄마한테 해달라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