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기후 행동의 책임
미국의 저명한 밴처 캐피털리스트인 John Doerr가 쓴 저서 Speed & Scale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이 책에서 John Doerr는 자신의 투자 경험, 과학적 데이터, 그리고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한다. 그는 빠르고 대규모의 공격적인 기후 행동만이 세상을 바꾸는 데에 남은 희망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기술 혁신과 전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방법들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는데, 그 내용이 매우 흥미롭고 설득력 있다.
책을 덮으며 한숨이 나왔다. 2021년에 출간된 이 책의 내용은 지금의 현실과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량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았고, 정책적 전환과 자금 조달은 더뎌도 너무 더디다. 과학자들은 이제 파리협정의 목표인 지구 온도 상승 1.5도 제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겨우 3년 사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었고, 무엇이 그것을 막았을까?
단순한 기술적 실패나 정치적 무능함의 문제였을까? 더 근본적인 문제는 현대 사회가 공공의 선을 위해 개인적 욕망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구조적 한계에 있다. 사람들은 당장의 불편함과 변화의 대가를 회피하며, 그 결과 우리 모두의 미래는 더 암울해지고 있다.
사실, 경고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1988년, UN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를 설립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없다면, 인류는 대규모 재앙에 직면할 것이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났지만, 이 경고는 정치적 계산과 기업의 이익, 개인의 무관심 속에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모두가 문제를 미루는 동안 해결의 기회는 점차 희미해져 갔다.
기후 행동은 단순히 환경을 지키기 위한 과제가 아니다. 그것은 다음 세대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다. 지금의 무관심과 방관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실패로 기록될 것이다. 화석연료 소비, 온실가스 배출, 생태계 파괴는 단지 환경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가 누려야 할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행위다. 지금 행동하지 않는 선택은 미래에 어떤 면죄부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어떤 미래를 물려줄 것인가?
행동하지 않은 기회비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뿐이다. 5년 후, 10년 후 우리는 더 큰 문제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때의 후회는 결코 오늘 우리가 행동할 기회를 되돌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