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it by 윤마치
사랑하게 될 거야 by 한로로
Drowning by WOODZ
열정 (My Everything) by 소녀시대
number one girl by 로제
다시 만난 세계 (Into The New World) (Orchestra Ver.) by 서울시립교향악단
High Horse by NMIXX
Almond Chocolate (Korean Ver.) by 아일릿
I DO ME by KiiiKiii
FAMOUS by ALLDAY PROJECT
Golden by HUNTR/X
★ 멸종위기사랑 by 이찬혁
Pellegrini di Speranza(희망의 순례자)
body by 다영(우주소녀)
SHOOT (Firecracker) by 채영(TWICE)
Goldberg Variations, BWV 988: Aria by Eric Lu
Color it by 윤마치
https://www.youtube.com/watch?v=-Oyi0Etv708
파도가 치듯이, 멀미가 일듯이 좀 어지어워도 견뎌볼래
그 때 나 반드시, 그래, 나 I believe 보다 다채로울 나의 내일을
보컬의 시원스러움에서 오는 쾌감도 있지만 '뻔한 건 정말 싫어. 난 내 삶을 내 마음대로 물들여 볼거야.'라는 메시지가 주는 벅차오름이 있다. 물론 이 노래를 주로 지하철로 출퇴근할 때 듣지만 말이다. 이 노래와 '사랑하게 될 거야'는 작년 플리에 들어갔어야 되는데 올해 지각생처럼 들어왔다. 그런데 말이지...
사랑하게 될 거야 by 한로로
https://www.youtube.com/watch?v=I22j-uS7zIY&t=866s
작년 노래를 정리할 때 한로로가 곧 뜰 것 같다고 했지만, 인디씬이나 페스티벌 정도가 아닌 메인스트림 차트에서 이 정도까지 빠르게 올라오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노래가 좋다는 건 물론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연말이 다가오는 지금 이 노래가 차트 10위권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니 이건 좀 새롭다. 전체적인 흐름은 2-3년 전 최유리를 보는 것 같기도 한데 최유리도 이 정도까지 올라가지 않았는데 무슨 연유에서 이렇게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참고로 한로로는 올해 펜타포트, 부락페 무대에 올랐고, 콜드플레이 내한 콘서트에 두 차례 게스트로 섰(기에 운 좋게 난 이 공연에서도 한로로를 봤)으며, 작년 내가 갔던 노들섬 공연장이 스탠딩으로 1000명이 안 됐을 텐데 지난달에는 이틀 동안 4000+석 규모 공연장을 혼자서 채웠다고 하니 정말 느낌이 확 다가온다.
Drowning by WOODZ
이 노래를 처음 알게 된 건 유튜브 뮤직으로 설정해 둔 아침 기상용 플레이리스트에 작년 말부터 자주 나온 덕분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기상용 플레이리스트는 서비스에서 추천하는 대로 듣는데, 이러면 최신 노래로 알아서 업데이트돼서 편하지만 플레이리스트 안의 노래는 그냥 들으라면 들어야 한다. 그래서 그때까지 우즈가 누구인지 몰랐고 퍼런 앨범 아트 속 이 노래는 더 몰랐지만 유튜브 뮤직에서 잘 말아준 인기 있을 노래이겠거니 하고 들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데이식스가 2년 전 국군의 날 행사로 붐업되었던 것처럼 우즈도 같은 무대로 붐업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이후로는 알다시피 2024년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보여준 모습을 2025년에 이 노래로 보여주었다. 물론 나도 많이 들었다.
열정 (My Everything) by 소녀시대
SM 레이블 설립 30주년 리메이크 앨범에 소녀시대 8명이 모두 참여한다는 사실에 놀랐는데, 그 노래가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열정이라는 것을 알고 내적으로 환호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천상지희가 이 노래로 활동했던 때에 좋아했기에 20년 전도 떠오르고, 데뷔 초 소녀시대의 떡밥 하나하나가 귀하던 시절 첫 앨범에 있던 complete도 생각났다. 물론 그 시절과 다르게 보컬 능력이 전체적으로 상향된지라 편안하게 깔리는 화음과 자연스러운 애드립은 물론이고 반주가 사라지고 목소리만 나오는 아카펠라 부분에서는 소름 돋았다. 여러모로 소녀시대가 소녀시대 한 노래였는데 왜 SM에서 녹음 비하인드 영상을 안 푸는지 모르겠다. 여담으로 이 노래는 소녀시대 데뷔 18주년에 맞춰 내가 회사 방송으로 틀었다.
number one girl by 로제
다시 만난 세계 (Into The New World) (Orchestra Ver.) by 서울시립교향악단
https://www.youtube.com/watch?v=hVDYMwkjHxE
작년 겨울, 슬프게도 '소녀'들이 필요한 '시대'가 다시 찾아오고야 말았다. 9년 전 거리로 나섰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위험하고 황당한 사건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은 다시 거리 위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고, 다행히 새로운 봄을 맞이했다. 그리고 9년 전 그때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우연히 거리에서 불려졌던 이 노래가 이제 여의도 공원에서는 집회의 중심이 되었고, 제목과 가사가 가지는 상징성은 더 확고해졌다. 이 노래로 소녀시대가 활동할 당시를 돌이켜보면 거짓말과 Tell Me에 객관적으로 밀렸고, 도리어 카시오페아와 엘프, 트리플에스에 텐미닛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2008년 드림콘서트 현장에서 지켜봤던 내 입장에서는 이 노래가 지금 이런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참 여러 생각이 든다.
이렇게 이 시대를 산 모두의 기억을 관통하며 다른 형태로 재해석되는 곡을 SM 자체적으로도 SM Classics을 통해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처음 서울시향과 콜라보를 해서 빨간 맛 오케스트라 버전을 만들었다고 할 때는 그냥 찍먹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이 프로젝트도 거의 5년여간 꾸준히 이어가면서 스스로 자신들의 레거시를 정리하고 '우린 모든 음악 분야에 진심이고,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라고 선언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전문 편곡자가 고심해서 만든 결과물이라 원곡 느낌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오케스트라 편성에 맞추어 더 웅장하게 들을 수 있어서 클래식과 가요를 둘 다 좋아하는 나에게는 극락 같은 기획이기도 하고, 이 기획의 첫 곡이 빨간 맛이었을 정도로 레드벨벳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서 더 반갑다. 이런 흐름 속에서 탄생한 다시 만난 세계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은 신세계로부터 4악장이 아닌 위풍당당 행진곡을 샘플링해서 사용했다. 이 곡은 올해 2월에 있었던 SM 30주년 기념 SM Classics 공연의 마지막 곡이었고, 서울시향도 다수의 시민을 상대로 하는 대형 외부 공연에 앙코르 곡으로 자주 선택하며 잘 써먹고 있다.
High Horse by NMIXX
이 노래는 노래만으로도 좋지만 무대를 봐야 한다. 여하튼 O.O 때부터 내가 눈여겨보고 있던 엔믹스는 드디어 긴 터널을 지나 다음 앨범으로 차트 1위에 성공했다.
Almond Chocolate (Korean Ver.) by 아일릿
출근 위치가 서울 시내 한복판으로 바뀌면서 출근하면서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붙어있는 미디어 파사드 광고에 매일 노출되고 있다. 명동에 관광객들이 많이 오고 가는 지라 파사드에 블랙핑크, 지드래곤 같은 음악 싱글 광고도 자주 나오는데, 어느 날은 아침에 출근하면서 광고를 보다가 아몬드 초콜릿이라면서 아일릿 비슷한 애들이 나오고 있었다. 아몬드 초콜릿 광고인가 했는데 알아보니 아일릿이 발표한 노래 이름이 아몬드 초콜릿이었다. 세고 강한 컨셉의 노래들 사이에서 이런 노래가 나오니까 의외로 신선해서 좋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약간 핑클 White나 소녀시대 Kissing You처럼 겨울 느낌이 노래에 많이 묻어난다고 느껴서 봄이 아니라 겨울에 나왔으면 더 잘 맞았겠다 싶다.
I DO ME by KiiiKiii
FAMOUS by ALLDAY PROJECT
올해 데뷔한 신인만 떼어놓고 생각할 때 좋았던 두 곡이다. 올데프는 멤버 구성부터 해서 다양한 측면으로 관심을 많이 받았고 FAMOUS는 전부터 보여 준 YG 바이브에 흠뻑 적셔진 자신감을 데뷔 그룹이 가져갈 수 있는 만큼 잘 담아서 낸 곡이었다. 또 다른 신인인 CORTIS의 GO!도 이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곡이었다. 다음 싱글인 ONE MORE TIME은 이에 비해서는 그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나만 그런 것 같다. 키키의 I DO ME의 경우에는 난 원래부터 핑크블러드라서 하츠투하츠를 좋아하는 건 맞고, The Chase, STYLE, FOCUS 다 괜찮지만 일단 내 픽은 I DO ME로 가져가야겠다.
Golden by HUNTR/X
이 노래와 이 노래가 삽입된 영화를 빼놓고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올해 대중문화를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엄청난 히트곡이고 히트영화이다.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가 가성비가 좋다니 이런 '국뽕' 영화도 만드나 싶은 영화인 줄 알았으나, 현실은 디즈니 겨울왕국 수준의 IP가 서울을 무대로 만들어진 셈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장르와 제목이 한국 사람조차 쉽게 가까이 가기 힘든 '애니메이션' 장르의 'K-Pop', 'Demon', 'Hunters'라 단어 하나하나가 관객에게 장벽처럼 작용했을 거라 처음부터 영화관 스크린에 걸렸다면 터지기 힘든 영화였고, 오히려 다른 인기 있는 콘텐츠를 보기 위한 넷플릭스의 구독 기반 플랫폼 위에서 이것도 무료로 같이 볼 수 있음으로 인해 낮아진 허들을 통해서 관객들과의 접점을 크게 넓힐 수 있었다고 본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모아놓고 너희는 왜 그렇게 못했어라고 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플랫폼 덕뿐만 아니라 이해하기 쉬운 애니메이션 스토리와 잘 만들어진 사운드트랙의 잠재력이 있었기에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동아시아에서는 주류일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비주류였던 한국 문화를 주제로 믿을 수 없을 수준의 상승효과를 만들어낸 것이겠지만 말이다.
★ 멸종위기사랑 by 이찬혁
https://www.youtube.com/watch?v=pcf9aH7WhN0
악뮤가 대단하다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 이수현의 보컬 능력만큼 이찬혁의 작사 작곡과 프로듀싱 능력이 악뮤를 지탱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저번 앨범의 파노라마 무대를 보면서 이제 이찬혁은 3분짜리 음악을 만드는 게 아니라 3분 동안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무대를 프로듀싱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아차 그동안 힙합신을 단 한 소절로 제압했었구나.
이번 노래는 본인의 개성과 천재성을 십분 발휘해서 레트로 요소인 가스펠 코러스와 디스코를 잘 버무린 다음 뮤지컬 무대 세팅을 통해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신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보통 한국의 대중이 쉽게 접하기 힘든 노래를 쉽게 들을 수 있게 만들어냈다. 개인적으로 올해 나온 K-pop 싱글 중에 단연 최고의 노래라고 생각한다.
Pellegrini di Speranza(희망의 순례자)
https://www.youtube.com/watch?v=Yq7S8fiSE8U
올해는 가톨릭에서 25년 주기로 돌아오는 정기 희년이다. 희년에는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성지순례를 위해 로마를 찾고, 로마에 있는 4개의 성당의 주문(main gate)인 성문이 열려서 그 문을 모두 통과하면 그동안 쌓인 죄에 따른 벌을 사해주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하는 전대사가 있다고 한다. 그 큰 로마가 성지순례자들을 맞이하고 희년을 준비하기 위해 인프라를 정비한다니 스케일이 남다르긴 한데, 내가 로마에 못 갔으니 큰 의미가 없다. (우연히 순례길을 걷다 만난 한국인 분이 순례길 직전에 로마에 갔다 오셔서 문을 통과했다는 영상을 봤는데 사람이 문을 통과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문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여하튼 로마는 못 가도 산티아고 순례길은 다 끝내겠다는 집념으로 작년과 똑같이 이베리아 반도를 다니기 위해 25일간 휴가를 내고 2년간의 프랑스길 완주를 마쳤다. 순례길에서 마주치는 마을은 워낙 작아서 딱히 할 게 없으니 마을 구경도 하고 성당 구경도 하게 되는데 한국에서 봤던 희년 로고가 산티아고 순례길의 성당에도 똑같이 붙어있어서 신기했다. 참고로 산티아고 순례길의 희년은 사도 성 야고보의 축일이 일요일인 해이기 때문에 정기 희년과 무관하게 28년에 4번 있다.
body by 다영
SHOOT (Firecracker) by 채영
올해 나온 그룹 출신 멤버의 솔로곡 중 괜찮다고 생각한 두 곡이다. 작년과 비슷하게 올해 순례길에서도 유튜브 뮤직(올해는 스포티파이도 추가)이 말아주는 한국 인기가요 플레이리스트를 들었다. 사실 지금 고른 두 노래는 그렇게 걸으면서 노래를 듣다가 분명 한국 가요라는데 영어 가사만 나오고 가수도 잘 모르겠는 ‘이 노래는 뭐지’하고 꽂혔던 곡들이다. 특히 SHOOT은 가수를 보고 채영? 그 트와이스 막내 채영?에 사실에 놀랐는데, 노래의 감성과 퀄리티를 볼 때 '이 노래가 이 정도에 그칠 노래가 아닌데'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해외에서 트와이스는 월드 투어를 돌면 관객 동원이 100만 명이 넘는다는데 순식간에 트렌드가 변하는 한국에서만 인기가 흩어지는 느낌이 든다.
Bach Goldberg Variations, BWV 988: Aria by Eric Lu
https://www.instagram.com/reel/DREchqRjl4M/
올해는 문화생활도 나름 착실히 했다. 위에서 말했듯 SM Classics 프로젝트가 시작할 때부터 기대했던 서울시향의 SM CLASSICS LIVE 2025 공연에 갔다. (앵콜이 빛이었으니 참된 SMTOWN 공연일세) 콜드플레이 내한 콘서트에도 갔고 산티아고 순례길 가기 직전 주에는 주중에 뮤지컬 위키드도 보고, 주말에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서 영화 5편을 보고 올라왔다. 11월에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 내한 공연을 2번 가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이틀 연속으로 가면서 클래식 공연만 3번 갔다.
올해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에릭 루는 45년 만에 결선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해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당연히 작년 말에 KBS향과의 협연 공연을 예매할 때 피협 1번을 들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2번을 연주하였다. 그 후 앵콜곡으로 연주한 곳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아리아였다. 골드베르크 아리아는 며칠 뒤 우승자 콘서트의 마지막 앵콜곡이기도 했는데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특히 3악장)도 감동적이었지만 아리아 첫마디와 끝마디 처리가 주는 여운에 감동했다. 열심히 취소표 잡아가며 예매한 과거의 나를 칭찬하고, 다만 시간과 장소를 착각해서 공연에 늦은 게 올 해만 두 번이었으니 이건 좀 반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