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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거시기 Feb 19. 2022

대하에세이 '탈곡' Chapter.1 -엽사란 무엇인가

사실 이 글은 탈곡의 첫 O.T가 끝난 뒤 곧바로 쓰는 글이다.

첫 O.T라고 하면 중의적 의미같지만 내 글쓰기 방식은 원래 생각나는대로 T, 아니 생각나는대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 의미를 또 다시 부여하고 트집을 잡고 싶지는 않다.

그러고보니 생각나는대로 T를 적으니 자연히 내가 있는 Tong Young이 생각난다. 그런 것이다. 난 뼛속까지 Tong Young의 사람인 것이다. 


이 글이 막상 인스타에도 업로드 될거라고 생각하니 솔직히 마음의 부담이 좀 커진다. 내가 쓰는 글은 9할 정도가 영양가가 나트륨만큼도 없는, 정말 쓸데라고는 개똥의 개똥보다 못한 실없는 말들이 전부다. 나 같은 한량을 위해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님, 죄송합니다.


글쓰기에 있어,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은 글을 최대한 지향한다.

보통 SNS에 올리는 글들은 머릿속에 편집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리저리 걸러지는 경우가 많다.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는 편집장이 존재하지 않는, 그냥 주제 하나만 던져주면 손가락이 알아서 되는데로 지껄이게 되는 그런식의 글쓰기다. 당연히 첨삭도 없고 교정 교열도 없으며 수정도 없다. 마치 태초에 아무것도 없을 때 세상에 창조된 글 같다고 해야하나? 이런 나름대로의 스멜스 라익스 글 스피릿으로 인해(문법은 무시합시다, 저 수능 때 외국어영역 38점이었습니다)지난 몇 년 동안 참여했던 글쓰기 모임에서는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리고 몇 년째 쓰고있는 일기 역시 그 때 그 때 쓰고싶은것만 적었기 때문에 "오늘은 일기를 쓰기 싫다. 이만 줄인다" 정도만 썼어도 몇 년째 꾸준히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주제에 앞서 서두가 너무 길었다. 앞으로도 또 이럴 것인데, 아무튼 주제에 대해 다시, 아니 처음으로 얘기해보자.

"엽사란 무엇인가?" 탈곡 모임에서 미션을 수행하지 못했을 때의 벌칙인 '엽사'는 나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엽기적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사진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즉흥적 글쓰기를 지향하는 나로써는 왠만하면 엽사를 올릴 일이 없을거라고는 생각하는데 그래도 엽사를 이리저리 모아보니 나름 분량이 꽤 된다. 이유를 돌아보자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진에 찍히는 걸 되게 싫어하고 카메라 앞이 어색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런지라 어쩔 수 없이 카메라 앞에 서야할때면 꼭 이상한 표정을 짓곤 했다. 그래서 모아놓은 엽사는 장장 10회차에 이르는 탈곡의 미션을 모두 수행하지 않더라도 차고 넘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혹시 모를 벌칙 수행을 위해 엽사를 아껴둔다만, 우선 하나만 선공개를 해본다. 촬영지는 지산 록 페스티벌 현장. 지산 밸리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이 당시 주최측이 CJ가 아닌 다른 회사였고 CJ는 안산으로 장소를 옮겨 안산 밸리 페스티벌을 펼쳤다가 모기에 쫓겨 지산으로 돌아왔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사진은 지산 록 페스티벌 때 찍은 것이고 당시 의상 대여비가 3만원, 그리고 의상 손실로 인해 물어준 돈이 11만원 정도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평생 남을 엽사를 찍는데 14만원이면 저렴한 가격 아닌가?라고 생각해본다. 아무튼2 사진은 이렇다.

덧붙여 이 사진을 올리려다 다른 폴더를 들어갔는데 주민등록증 사진이 있더라. 그 사진도 한 엽사하긴 한다.


다음 주에 인스타에는 이 사진을 통해 요 글이 올라갈 것이고 좋아요는 50이상을 찍겠지. 나는 관종이기에 많은 좋아요 수를 위해선 이 쯤은 희생할 가오가 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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