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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유리 May 31. 2023

[출간소식] <그런 엄마가 있었다>(바른북스)

일전에 자비 출판을 한다고 스토리를 올린 후 몇 개월 동안의 편집 작업이 있었습니다.


출판사는 젠틀하고 깔끔하게, 정성껏 일해주었습니다만 그럼에도 자비출판은 작가가 온전히 짊어져야 하는 부분이 많더군요. 쓰는 동안 100번도 더 읽었을 글을 다시 눈이 빠져라 정독하면서 이대로 출간해도 되는지 점검하는 과정은 차라리 남의 글이라면 수정 사항이 더 잘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지지부진한 시간이었습니다.


게다가 올 해 들어 예상치 못한 만남과 프로젝트들이 생기는 바람에 저의 일정으로 인해 출간이 늦어진 면도 있었지요.


그리고 5월 중순, 드디어 책이 나왔습니다. 처음 온라인 서점에서 제 책을 발견했을 때의 흥분을 잊지 못하겠네요. 가까운 지인에게, 그리고 저의 책 내용인 떠나간 엄마의 투병 스토리를 아는 분들에게 알음알음 알리고 나서도 과연 잘 한 일일까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아 불안함과 민망함에 고개를 못 들고 한 동안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느 덧 부모님이 떠난지 3년이 지났습니다. 저에게는 '탈상'과도 같이 부모님에 대한 마음을 어느 정도 정리하는 '마무리' 작업이라 생각했던 출간이었는데 막상 책을 내고 나니 의도치않게 새로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출간을 끝으로 부모님에 대한 마음을 좀 털어내고 내 인생의 방향을 좀 달리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던 저에게 그동안 마을공동체를 공부하며 알게 된 다양한 분들이 책을 잘 읽었다고 격려해주시고 6월 말에는 마을 책방에서 북토크도 열어주신다고 합니다. 저에게는 엄마가 떠날 때 받았던 위로를 떠올릴만큼 큰 힘과 응원을 받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되니, 앞으로도 더 노인문제에, 나이듦과 죽음에 대해 심도있게 공부하고 계속 글을 써나가야겠다는 의욕이 생깁니다. 좀 더 부지런해져야겠습니다.


그동안 제 글을 읽고 격려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의 책 <그런 엄마가 있었다>(바른북스)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해드리고 마무리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 엄마가 있었다>(조유리 저, 바른북스)





단언컨대, 어릴 때부터 줄곧,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가족과 살아왔다고 확신해 온 저자. 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점잖은 부모님 밑에서 유복하게 컸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결혼을 하고 둘째를 낳은 직후 친정엄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는. 10년을 아팠던 엄마는 떠날 때도 편히 가지 못했다. 자식에게 남겨진 죄책감은 때로 새벽녘, 외마디 외침과 함께 잠을 깨우지만 가끔은, 이것이 내 잘못인가? 자문하기도 한다. 내가 되었든 누가 되었든 이 문제가 과연 개인의 잘못으로만 남아야 하는지, 큰 의문이 남았다.

엄마를 떠나보내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저자는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봉사를 하고 공부를 하며 남은 인생을 고민한다.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는가. 어디서 늙고 아플 것이며 누구와 생을 마감할 것인가. 현재진행형인 이 고민은 나이 들어가는 그 어떤 누구의 생과도 맞닿아 있으리라는 확신으로, 혼자 기록해 온 소심한 문장을 선보이며 세상에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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