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뺨에 초여름의 밤바람을 맞으며,
한결 가벼운 옷차림으로 볕을 피해 걷고있었지.
그 날은 비가 오고 있었고, 밤 하늘의 별은 너무나도 반짝였네.
바람은 가슴을 파고들어 몸을 움추러 들게 만들었고, 찬 바람에 빠알갛게 얼어버린 내 코위에 눈이 한송이 내려 앉아 흐리멍텅한 내 시선을 의식하고 바로 물로 녹아 뺨을 타고 흘러 내리는구나.
한여름 낮의 열기로 달구어진 길에 흩어진 눈꽃들은 사정없이 쌓여가고, 빗방울 가득 담은 내 볼 위에는 따뜻한 봄날의 달빛이 함께 머무네.
봄날의 따뜻한 달빛을 가득 머금은 늦가을 노오란 은행잎은 겨울바람에 식어버린 강을 따뜻하게 감싸며 편안하라 속삭이며 나긋나긋 춤을 추누나.
아, 너는 나의 계절이어라.